한빛사인터뷰
성균관대학교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최근 몇 년간 나노플라스틱(nanoplastics) 오염은 해양 생태계뿐만 아니라 토양, 수생 생물, 그리고 인간의 체내까지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환경 및 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나노플라스틱은 크기가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로 매우 작아, 기존의 필터링이나 광학 장비로는 탐지 자체가 매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센서나 분석법들은 대부분 특정 플라스틱 종류나 크기에 국한되거나, 고가의 장비와 복잡한 전처리 과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현장 활용에는 제약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저희는 하나의 센서로 다양한 종류, 크기, 형태의 나노플라스틱을 정량 검출할 수 있는 보편적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저희가 주목한 개념이 바로 “에피주코리(epizoochory)”, 즉 동물의 털이나 피부에 식물의 씨앗이 들러붙어 퍼지는 자연의 확산 메커니즘입니다. 이 현상에서 영감을 받아, 플라스틱에 강한 접착 특성을 지닌 아밀로이드(amyloid) 단백질 올리고머를 센서 표면에 코팅하고, 나노플라스틱이 이를 ‘탈취’하듯 떼어가는 원리를 이용해 전기화학적 신호로 검출하는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밀로이드 기반 감지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훨씬 더 복합적이고 정교한 상호작용의 결과였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모든 아밀로이드가 나노플라스틱에 대해 비슷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리소자임(lysozyme) 올리고머에서만 뚜렷한 전기화학적 신호 변화가 관찰되었고, β-lactoglobulin이나 BSA 기반 아밀로이드에서는 기대만큼의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이 과정을 통해, 감지 메커니즘이 단순한 흡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밀로이드의 표면 전하, 구조적 특성, 전극과의 결합력 등 여러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리소자임 올리고머는 금 전극과는 느슨하게 결합하지만, 나노플라스틱과는 매우 강한 선택적 상호작용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선택성이 센서의 재현성과 민감도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 저희 연구팀에게는 연구의 실마리 이자, 전환점이었습니다.
현재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휴대형 감지 기기, 현장 모니터링 키트, 나아가 식품이나 생체 시료 내 미세플라스틱의 실시간 분석 시스템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의 연구가 전체 문제를 해결하는 해답은 아닐 수 있지만, 나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하나의 기반 기술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를 진행했던 성균관대학교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의 박진성 교수님 연구실은 나노바이오환경센서(Nano Bio Environmental Sensor, NBES) 연구실입니다. 연구실에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나노 단위 수준의 구조 혹은 입자를 이용해 바이오 및 환경센서를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스마트 헬스케어를 위한 생체 바이오마커 검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며 질병을 유발하는 환경 독성 물질들(중금속 이온, 잔류 농약, 기타 화합물 등)을 전기화학, 라만 분광학 기반으로 고민감하게 검출하기위한 연구도 병행하여 진행중입니다.
앞선 바이오마커, 환경 독성 물질들과 같은 미세한 타겟 물질을 고민감하게 검출하기위해 본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나노 구조체 및 입자 들을 제작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자연적으로 우수하게 진화되어온 생태 구조들의 원리와 특성을 모방하여 나노 구조물을 제작 중에 있고, 이를 통해 센서의 민감도를 향상시키는 연구 역시 진행중에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점은, 노이즈와 같은 미세한 데이터 차이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분석적으로나, 실험적으로나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아주 작고 미세한 데이터의 변화 또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예상 밖의 신호나 노이즈는 실험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험 설계를 더 정교하게 다듬고 변수 하나하나를 더 신중하게 다루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럴수록 실험의 완성도는 높아지고, 이러한 과정에서 연구자로서 사고도 함께 깊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처음에는 단순한 오차나 노이즈로 생각하고 지나친 변화에서 오히려 더 중요한 통찰을 얻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반복해서 나타나는 작은 신호들 속에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걸 경험하면서, 저는 사소해 보이는 데이터나 예측에서 벗어난 결과에도 항상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의심했던 데이터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하고, 마침내 그 이유와 원리를 밝혀냈을 때, 저는 연구자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제 막 졸업을 한 입장이라 굉장히 조심스럽지만, 저는 학위과정이 결국 스스로와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연구를 마라톤에 비유하시는 것 같습니다. 학위 과정에서는 마라톤처럼 자기만의 페이스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빠르면 쉽게 지치고, 반대로 너무 느리면 방향을 잃거나 자신감을 잃기 쉬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학위 기간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접 부딪혀 보고 때로는 속도를 조절해 가면서 저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빠르게도 달려보고, 천천히도 걸어보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속도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과정을 혼자 감당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가 무리하고 있는 건 아닌지, 혹은 너무 느려서 뒤처진 건 아닌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같은 길을 걷는 동료들의 존재 또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속도와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할 땐 함께 고민하며 곁을 지켜주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저도 이 과정을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동료들과 서로 의지하며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아 나간다면, 어느새 목적지에 동료들과 함께 웃으며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다양한 환경 시료에 존재하는 여러 종류와 형태의 나노플라스틱을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는 센서 플랫폼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는 나노플라스틱뿐만 아니라 중금속, 항생제 잔류물 등 다양한 유해 인자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멀티 센싱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목표로 동료들과 함께 후속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나아가, 환경 유해 인자에 국한하지 않고, 인체 내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주요 바이오마커를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 플랫폼 개발에도 도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환경과 생체 간의 연계성을 고려한 융합형 센서 기술로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정밀한 질병 진단과 조기 모니터링이 가능한 기반 기술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나아갈 수 있었던 건 따뜻한 조언과 지도를 아끼지 않으신 박진성 교수님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언제나 곁에서 힘 써주시고 응원해 주신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논문과 연구 성과가 완성되기까지 아낌없는 조언과 지도를 해주신 이규도 교수님, 이원석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논문을 공동 제1저자로서 함께 이끌어 주신 박주형 박사님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연구 과정 전반에 걸쳐 든든한 동반자이자 버팀목이 되어 주셨고, 학문적인 면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늘 큰 힘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매일의 연구실 생활 속에서 웃음과 따뜻한 동료애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고, 그 가치를 제 마음 깊이 새기게 해준 NBES 연구실의 소중한 동료 선후배들-우창이 형, 현준이 형, 민우, 가영, 경환, 대일, 원준 유진, 그리고 웅이 형-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 준 부모님과 가족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합니다.

등록일 2025.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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