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인천대학교, 현 University of Florida (Lab. Rehabilitation Neuroscience)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PD)은 주로 흑질선조체 신경 경로(nigrostriatal pathway)의 변성과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운동완서(bradykinesia), 강직(rigidity), 자세 불균형 및 보행 장애 등 다양한 형태의 운동기능 저하를 유발합니다. 현재까지는 도파민 대체 요법이 주요 치료 전략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만성적인 약물 사용은 떨림(tremor)이나 이상운동증(dyskinesia)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보행 기능과 자세 제어 등 일상생활 수행에 필수적인 일부 증상에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비침습적 신경변조 기술을 포함한 비약물성 중재법에 대한 임상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운동과 비침습적 뇌신경자극 기술을 병행하는 접근이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경두개 직류 전기자극술(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은 안전성과 적용의 용이성 면에서 장점이 있는 기술로, 대뇌 피질에 저강도의 직류 전류를 가하여 표적 영역의 신경 흥분성(neural excitability)을 조절함으로써 기능 향상을 유도합니다. tDCS는 단독으로도 신경 기능을 조절할 수 있으나, 운동 훈련과 병행할 경우 그 효과가 더욱 증대될 수 있다는 근거가 최근 연구를 통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는 “Cells that fire together, wire together”라는 Hebbian 이론에 기반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기전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tDCS가 운동 수행 중 활성화되는 운동 회로의 흥분성을 선택적으로 높여 운동 조절의 핵심 경로인 기저핵-시상-피질 회로(basal ganglia-thalamocortical circuit)를 촉진함으로써 환자의 운동 기능 개선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PD환자를 대상으로 운동과 tDCS를 병행한 복합 중재가 운동 기능에 미치는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메타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총 344명의 환자를 포함한 16편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를 종합하여 표준화된 효과크기를 통해 운동 단독 중재와 tDCS 병행 중재 간의 차이를 비교·평가하였습니다. 특히, 본 연구는 운동 기능을 구성하는 여러 하위 영역 중 일상생활과 낙상 위험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행 속도와 보폭에 주목하였으며, 이들 지표에서 tDCS 병행 중재가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중재 세션 수, 자극 부위(전전두엽, 운동피질, 소뇌)에 관계없이 이러한 효과는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이는 병행 중재의 neuroplasticity 기반 시너지 효과를 시사합니다. 또한, 메타회귀 분석을 통해 성별과 질병 진행 기간이 중재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향후 파킨슨병 환자 맞춤형 중재 설계의 필요성을 부각시킵니다. 본 연구는 tDCS가 운동 훈련과 병행될 때 파킨슨병 환자의 보행 기능을 비롯한 주요 운동기능 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임상 적용 확대를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인천대학교 체육학부 운동신경역학 재활연구실(https://sites.google.com/view/nj-nml-inu/home),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강남성심병원의 공동연구팀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현재 각 기관은 파킨슨병을 비롯한 다양한 신경학적 장애의 기저에 존재하는 신경 및 생체행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고자 하는 다학제적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운동중재와 신경자극 기술을 통합한 중재 전략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하고, 향후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 아래 수행되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의 순간들을 마주하며, 그 여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박사과정을 거치며 절실히 실감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실험과 분석을 반복하는 과정은 때로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결국 그러한 끊임없는 시도와 축적된 노력 끝에 논문이라는 형태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였을 때, 비로소 사람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깊은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누군가에게 조언을 드릴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학문과 인류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계신 국내외 모든 연구자분들께 진심 어린 존경을 표하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2021년 6월 한빛사에 처음 등재되었을 당시 세웠던 목표를 한 걸음씩 실현해 나가며, 현재 저는 미국 University of Florida의 Laboratory for Rehabilitation Neuroscience에서, 제 전공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신 Dr. David Vaillancourt 교수님의 지도 아래 Graduate Research Fellow로서 박사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의 목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운동 장애 기저에 존재하는 잠재적 병태생리 메커니즘을, 저희 연구실의 고도화된 신경영상 기법(advanced neuroimaging techniques)을 활용하여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인 재활 전략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제 석사과정 지도교수이신 인천대학교 강년주 교수님을 비롯하여, 연구 과정 전반에 걸쳐 아낌없는 조언과 협력을 보내주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보라매병원 김률 교수님, 강남성심병원 전진선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함께 논문을 준비하며 큰 힘이 되어주신 모든 공동연구자분들과 주변의 수많은 동료 연구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언제나 제 곁에서 묵묵히 응원해주시는 저희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 형과 형수, 그리고 소중한 친구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주변의 만류와 미래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저를 위해 기꺼이 직장을 내려놓고 머지않아 미국으로 올 예정인, 학사부터 석사, 그리고 현재의 박사과정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저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 오정현에게 깊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Parkinson’s disease
#Motor symptoms
#Meta-analy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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