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UNIST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암 정밀 치료 분야에서는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유전적 변이를 정확하게 표적하는 기술 개발이 핵심 과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 CRISPR 유전자 가위는 표적 다양성과 편집 정밀도를 갖춘 도구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sgRNA를 동시에 설계해 다중 부위를 절단하는 multiplexed genome editing 전략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sgRNA 조합을 세포 내에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정상세포에서의 비표적 손상을 억제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기술적 과제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nickase Cas9, 고정밀 전달 플랫폼, DNA 복구 억제제와의 병용 등 융합적인 접근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복잡한 유전체 구조를 지닌 암세포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치료 전략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Cas9-nickase와 PARP 억제제를 병용하여 암세포 특이적 변이 서열에만 선택적으로 DNA 손상을 유도하고, 정상세포의 off-target 영향을 최소화하는 CRISPR 기반 치료 전략을 개발했습니다. 단 4개의 sgRNA만으로 이중가닥 절단(DSB) 또는 단일가닥 절단(SSB)을 유도했으며, 특히 단일가닥 절단의 경우 PARP 억제제를 함께 처리할 경우 BRCA2 기능이 유지된 암세포에서도 효과적인 세포사멸을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PARP 억제제의 적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제시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승우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같은 학과의 주진명 교수님과 박태은 교수님, 권태준 교수님,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명경재 단장님 그리고 본 기술을 이용해 전임상 연구를 수행하는 회사인 카스큐어테라퓨틱스의 정의환 박사님 등 비롯한 여러 연구자분들의 협력이 있었습니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며, 실험 설계와 결과 해석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환경입니다. 조승우 교수님을 포함한 여러 교수님들께서 직접적인 피드백을 주시고, 연구자들이 자율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점이 이번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IBS의 뛰어난 인프라와 연구역량은 본 연구의 결과를 활용한 치료효과 검증에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아산병원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환자 샘플 기반의 오가노이드 모델을 확보하고, 임상적 유의성을 평가할 수 있었던 점도 이번 연구의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기초연구부터 응용까지 각 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기에, 실제 치료 적용을 고려한 연구가 가능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것을 넘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유전자가위 전략을 정밀하게 설계하고, 이를 다양한 플랫폼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체계화한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sgRNA 조합을 직접 설계하고, 이를 RNA 또는 RNP 형태로 세포에 전달했을 때, 기존의 벡터 기반 방식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동시적 절단과 세포사멸이 유도되는 결과를 보며 새로 개발하는 기술의 핵심 원리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BRCA 기능이 유지된 암세포에서도 이 전략이 효과를 보였을 때, 기존 PARP 억제제가 적용되기 어려웠던 경우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하나의 조건에 국한되지 않고 전략을 더 넓은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는 실험적 근거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이, 연구자로서 가장 인상 깊고 보람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유전자 편집, 특히 CRISPR/Cas 시스템을 다루는 연구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준비와 설계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타겟을 잘라내는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 어떤 서열을 표적으로 할지, 그로 인해 어떤 세포 반응이 일어날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예측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실험 하나하나의 해석과 설계의 논리를 스스로 점검하는 습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CRISPR 분야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비슷한 기술도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개별 기술의 정확한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지 않으면 표면적인 결과 해석에 머물 수 있습니다. 최신 도구를 무작정 적용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기술이 어떤 생물학적 맥락에서 의미가 있는지를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생물학과 공학, 데이터 해석 능력까지 폭넓게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정말 보람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점은, 실험 기술이나 프로토콜만큼이나 피드백을 듣는 태도와 결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저도 연구 과정에서 다양한 피드백을 거치며 설계 방향을 바꾸거나 결과 해석을 조정해야 했던 경험이 많습니다. 본인의 아이디어에 집착하기보다는, 결과가 말해주는 방향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다시 논리를 세워가는 연습이 결국 연구 실력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는 암세포 특이적 유전체 변이를 기반으로 한 세포사멸 전략의 정밀도와 효율성을 동시에 검증했다는 점에서, 기술의 원리를 입증하는 단계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이 전략을 실제 암 특이성에 맞춰 확장하고, 보다 다양한 환자 샘플 기반에서 재현성과 안정성을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CRISPR/nickase 기반의 세포사멸이 조직 특이적 유전체 구조나 크로마틴 환경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sgRNA 설계 전략을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한 후속 과제입니다. 또한, sgRNA 전달 방식과 Cas 단백질의 안정성, 그리고 PARP 억제제와의 병용 조건 최적화 등 치료 응용을 위한 요소 기술도 함께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무엇보다도,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신뢰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조승우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제 혼자만의 힘으로는 결코 완성될 수 없었고, 다양한 공동연구자들과의 협업, 그리고 실험 설계와 해석 전반에서 함께 고민해준 동료 연구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서 실험 자체의 완성도뿐 아니라 결과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구조화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간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이 연구자에게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 부분을 지속적으로 훈련하고자 합니다.
등록일 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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