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심근경색 치료는 지난 수년간 활발히 연구되어 왔지만, 실제 임상에서 그 효과를 안정적으로 입증하는 데에는 여전히 여러 한계가 존재합니다. 특히, 세포를 손상된 심장 조직에 이식했을 때, 세포가 살아남지 못하거나 그 자리에 정착하지 못하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였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인성 물질의 개입 없이 줄기세포 자체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보고자 했습니다. 기존의 생화학적 처리 방식이 아닌, 물리적인 자극을 이용한 비침습적 전처리 방법으로 OLED 기반 광자극 (OPBM)을 선택하였고, 여기에 세포 간 상호작용이 극대화되는 3차원 스페로이드 구조를 더함으로써 세포의 혈관생성 능력과 생존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최근 재생의학 분야에서는 단순히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세포의 기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거나, 세포 유래 생리활성물질을 치료제로 활용하려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빛, 전기, 기계적 자극 등 외부 환경을 활용한 세포 조절 전략은 외인성 물질의 개입없이 세포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분야입니다. 이러한 비침습적 물리 자극 기반의 세포 조절 기술은 향후 조직 재생 및 심혈관계 질환 치료에 있어 새로운 접근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큽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방향성을 기반으로, OPBM 및 3차원 스페로이드 배양의 융합을 통해 성체줄기세포 기반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략을 제시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제가 석박통합과정을 마친 성균관대학교 방석호 교수님의 세포 및 조직공학 연구실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순환기내과 박훈준 교수님 연구실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본 연구를 박훈준 교수님 연구실의 김혁 박사님과 함께 수행하였습니다.
방석호 교수님 연구실은 조직공학 및 세포치료를 융합한 재생의학 분야의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초 생물학적 기전 연구부터 실제 임상적용을 위한 시스템 개발까지 폭넓은 범위의 연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다학제적 접근을 통해 생체재료, 세포치료, 면역조절 등 다양한 분야가 연결된 연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류와 실험적 시도를 존중하는 연구 분위기가 이번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OLED 기반 광자극이라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기술을 세포치료 플랫폼에 접목시키는 시도는 초기에 낯설게 느껴질 수 있었지만, 연구실 내 다양한 아이디어와 공동연구자 간의 긴밀한 협력 덕분에 실제 기술적 기능성을 입증하고 그 효과를 정량화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는 단지 하나의 독립적인 실험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연구의 흐름이 이어진 결과였습니다. 저는 2021년에 2차원 환경에서 OLED 기반 광자극이 hADSCs의 기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광자극이 세포의 angiogenic gene 발현을 증가시키고, 항염증적인 방향으로 세포의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처음 그 결과를 봤을 때, ‘빛’이라는 물리적 자극 하나로 세포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2D 배양 조건이라는 한계도 분명히 보였습니다. 실제 조직은 3차원적인 구조 안에서 세포 간 상화작용과 ECM 환경에 영향을 받는데, 단층 배양으로는 그런 요소들을 반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3차원 세포의 치료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었고, 3차원 배양 전 다양한 방식으로 세포를 preconditioning하여 세포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접근들이 주목 받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광자극 역시 효과적인 preconditioning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2D 상태에서 광자극을 통해 세포를 먼저 preconditioning 시킨 후, 이를 3차원 스페로이드 형태로 배양하는 전략을 구상했습니다. 빛의 자극은 세포 내부의 유전자 발현과 대사에 영향을 줘서 기본적인 기능을 끌어올리고, 이후 3D 구조에서는 세포 간 상호작용과 미세환경에 의한 효과가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실험에서도 그런 현상이 명확히 확인되었고, 심근경색 동물 모델에서의 심장 기능 개선, 혈관 재형성, 그리고 섬유화 억제 등 치료 효과 향상은 이러한 전략의 타당성을 입증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전 연구에서 흐름이 끊기지 않고, 직접 설계한 전략을 통해 실제 치료 모델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조직공학 연구자로서 언제나 ‘이 접근이 임상적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번 연구는 그 질문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답을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었던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연구가 절대로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여러 공동연구자분들과 함께 토론하고, 실패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면서 연구의 깊이도, 방향도 훨씬 확장될 수 있었습니다. 함께한 연구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조직공학은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어 있는 만큼, 한가지 전공만으로는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저도 연구를 하면서 생물학, 재료공학, 조직공학, 면역학 등 여러 분야의 개념과 기술을 새로 익혀야 했고, 여전히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연결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분야는 실패가 많은 분야입니다. 살아 있는 세포와 조직을 다루기 때문에 변인을 통제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겨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고, 반복적인 과정 속에서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연습이 쌓이면, 결국 연구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지게 될 겁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광자극 기반 세포치료 전략을 한층 더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3차원 줄기세포 구조에 직접 광자극을 적용함으로써 세포의 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대사질환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해당 연구도 Bric을 통해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정영미 박사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생체재료를 기반으로 한 치료제 개발과 면역 조절 전략을 중심으로 연구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특정 조직이나 병변 부위에서 재생능을 높일 수 있는 세포외 환경 조절 접근법과 생체 내 면역세포와 조직 재생 반응 간의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기능성 치료제 설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생체재료 기반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조직 환경에서의 세포 반응과 면역을 조절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구축하고자 하며, 이는 줄기세포 기반 치료 전략뿐 아니라, 자가 조직 회복, 염증 완화, 면역 균형 유도 등 복합 질환 환경에서의 치료 가능성으로도 확장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무엇보다 먼저, 졸업 후에도 변합없이 믿고 지지해주신 방석호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연구 과정에서 언제든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고, 독립적인 실험을 지속할 수 있도록 늘 뒤에서 버팀목이 되어주셨습니다. 또한 본 연구를 함께 수행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박훈준 교수님과 김혁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연구 환경 속에서 꾸준히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는 정영미 박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연구라는 일이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좋은 협업과 응원 속에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논문도 제 아이디어와 실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함께 고민해준 동료들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교수님들, 그리고 실험실 안팎에서 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저에게 있어 연구는 결과를 만드는 일보다는, 더 나은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 논문도 하나의 답을 내린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질문을 향한 첫걸음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 질문에 계속 답해나가는 연구자가 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어머니와 준호,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늘 응원해주시는 시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끝으로, 이번 인터뷰의 기회를 마련해주신 BRIC 한빛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OLED photobiomodulation
#Stem cell spheroids
#Myocardial infar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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