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파킨슨병은 중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며 운동 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입니다. 기존 치료는 도파민 보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근본적인 세포 소실을 해결하진 못했습니다. 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으로, 체내 섬유아세포를 도파민 뉴런으로 직접 전환하는 ‘직접 리프로그래밍’ 기술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식 없이도 손상된 세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생의학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이 기술의 효율성과 생체 적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저희는 전자기장에 반응하는 차세대 2차원 나노소재인 맥신(MXene)을 활용했습니다. 맥신은 우수한 전도성과 생체적합성을 바탕으로, 전자기장을 통해 세포 운명 전환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맥신을 활용한 기술이 파킨슨병 마우스 모델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켰을 뿐 아니라, 사람 피부 유래 세포에도 적용 가능함을 확인해 차세대 세포치료 전략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동국대학교 화학과 김종필 교수님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물론,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탐색하고 있으며, 세포 수준의 변화부터 생체 내 기능 회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계를 포괄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화로 인한 신경세포 기능 저하와 그 회복 가능성에 대한 주제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연구실의 가장 큰 강점은, 다양한 실험 기술과 분석 플랫폼이 하나의 흐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직접 리프로그래밍, 유전자 전달, 나노소재 응용, 동물모델 분석 등의 실험들이 한 공간 안에서 긴밀히 이어지기 때문에, 연구자가 구상한 아이디어를 실제 실험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실험 기반 연구와 생물정보학적 분석 간의 협업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다시 실험 설계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 있어, 실험과 분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적인 연구가 가능합니다. 이 과정은 과학적인 질문을 더 깊이 있게 다루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실험을 기획하고 직접 수행해 보면서,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배우는 연구 태도를 다져가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제 손에서 데이터가 하나하나 만들어지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험을 계속해 나가면서, 의미 있는 결과가 항상 따라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명확한 결과 없이 끝나는 경우가 더 많았고, 그만큼 시행착오도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런 시간들이 오히려 더 깊이 있게 실험을 이해하고 고민할 수 있었던 중요한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미세한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과정을 통해, 과학이 얼마나 섬세한 작업인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얻어진 데이터를 정리하고 흐름을 만들어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과정이 바로 논문이며, 연구의 핵심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결과를 내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는 태도와 질문의 깊이가 연구자로서의 성장을 이끈다고 믿습니다. 작은 실험 하나가 언젠가는 치료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지금의 모든 과정들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며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누군가에게 조언을 건넬 만큼 깊이 있는 경험을 쌓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꼭 전하고 싶은 말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주제를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그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지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제가 연구를 시작했을 때, 한 선배 연구자 분께 들은 조언이기도 합니다. “주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라. 그러면 그 질문 하나하나가 곧 Figure가 된다”는 그 말이 처음엔 막연하게만 느껴졌지만, 연구를 설계하고 논문을 작성해 가는 과정에서 점차 그 의미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정확하게 던진 질문이 실험의 구조가 되고, 그 구조가 데이터를 만들며, 결국 논문의 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단순한 궁금증이 아니라 핵심을 꿰뚫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주제에 대한 깊은 사고와 함께, 관련 연구들을 폭넓게 탐색하고 스스로의 시각을 다듬어 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 역시 아직은 좋은 질문을 완벽하게 던질 수 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질문이 연구의 시작이자 중심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가르침을 전해준 선배에게 지금도 깊이 감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 진학하려는 후배분들께, 저 역시 그 조언을 자신 있게 전하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아직 저는 학위과정의 초입에 있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연구도 많고,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도 다양합니다. 현재는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직접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키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더 높은 효율과 생체 내 안정성을 확보하여, 실제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보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노화 관련 연구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질환 모두 신경세포의 기능 이상이나 소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세포 운명을 조절하거나 재생을 유도하는 기술이 충분히 확장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나의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고, 여러 분야를 병행하는 데에 어려움도 따르겠지만, 지금의 호기심과 열정을 끝까지 유지하며 계속 도전해 나가고 싶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연구자로서의 방향성을 차근차근 다져 가며, 책임감을 가지고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를 마무리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분들이 참 많습니다.
무엇보다 언제나 연구에 열정적이시고,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연구 방향에 대해 아낌없이 지도해 주신 김종필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또한, 질문의 중요성을 알려주시며 늘 믿어주시고, 프로젝트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이끌어주신 준엽 오빠, 실험 하나하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게 알려주신 예림 언니, 그리고 언제나 함께 의견을 나눠주신 연구실 구성원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늘 묵묵히 뒤에서 저를 지탱해 주시는 부모님과 할아버지, 언제나 친구처럼 곁을 지켜주는 언니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논문은 제 혼자만의 결과가 아니라, 함께 걸어준 모든 분들의 응원과 믿음이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MXene
#Direct Reprogramming
#Parkinson’s 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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