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 (PTMs)은 단백질의 번역 이후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적 변형을 의미하며, 대표적으로 인산화(phosphorylation), 아세틸화(acetylation), 유비퀴틴화(ubiquitination), 메틸화(methylation)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형은 단백질의 안정성, 기능, 위치 및 단백질 상호작용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히스톤 단백질에 일어나는 PTMs은 대표적인 후성유전학적 조절 기전 (epigenetic regulation)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비히스톤 단백질에 발생하는 PTMs 역시 직접적으로는 후성유전학의 정의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후성유전학적 인자들에 의해 제어되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 후성유전학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 연구는 예후가 매우 좋지 않으며, 치료방법이 극히 제한적인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Glioblastoma; GBM)에서 글루타민 결핍이 있을 때 세포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글루타민 합성효소 (Glutamine synthetase; GS)의 안정성이 PTMs에 의해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주목하였습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GS가 아세틸화될 경우 유비퀴틴화가 유도되어 프로테아좀을 통한 분해가 촉진된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GS의 탈아세틸화 및 탈유비퀴틴화를 매개하는 효소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해당 조절 인자를 규명하고, 이를 교모세포종의 치료 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평가하고자 하였습니다. 그 결과, HDAC6가 GS를 탈아세틸화하고, 이에 이어 USP9X가 GS에 결합되어 있는 유비퀴틴을 제거함으로써 GS의 안정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HDAC6과 USP9X를 억제할 경우 GS 안정성이 저하됨으로써 뉴클레오타이드 생합성 억제, 줄기세포 유사 특성(stem-like characteristics) 감소, 나아가 교모세포종의 성장 억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입증하였습니다.
본 논문은 HDAC6 및 USP9X를 매개로 한 새로운 글루타민 대사 조절 기전을 제시하였으며, 이 두 효소를 교모세포종의 새로운 치료타깃으로 제안하였습니다. 향후에는 HDAC6와 USP9X 이중 억제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약물 개발 및 다른 암종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GS의 안정성 조절과 교모세포종에 내 대사조절 간의 연관성을 더 깊이 이해함으로써, 종양 내 대사 환경과 후성유전학적 기전이 종양의 악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연세대학교 약학대학 권소희 교수님의 지도아래 생화학분자생물학 연구실(Laboratory of Chromatin Biology and Epigenetics)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암 발생과 관련된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HDACs, histone demethylases (KDMs), DUBs 등 다양한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들이 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 및 단백질의 발현과 기능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규명하고 암에서의 새로운 후성유전학적 치료 타겟을 발굴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암 발생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효과적인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새로운 실험 기법을 배우고 직접 구축하여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얻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 자체가 늘 즐거웠고, 특히 그것을 완전히 익혀서 실제 좋은 결과로 이어졌을 때 큰 기쁨과 함께 내가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연구 전반에 걸쳐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는 일이 많았지만, 특히 논문 리비전 과정에서 갑작스레 orthotopic xenograft 세팅이 필요했던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세포주부터 새롭게 구축해야 했고, 뇌에 주입해야 하는 특성상 기술적으로도 까다로워 급히 협업자를 찾아야 했습니다. 이미 예상보다 일정이 많이 지연된 상황이라 마음이 무척 조급했지만, 다행히도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빠르게 실험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리뷰어의 코멘트를 받았을 땐 막막하고 부담감이 컸지만, 하나하나 해결해가며 마무리했을 때는 그 어떤 때보다 보람찼습니다. 아마 이런 순간들이 연구를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기초과학을 연구하다 보면 다양한 실험적 스킬을 체득하기 전까지는 많은 실패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매번 좌절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장기적으로 연구를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연구에 몰두하되,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멘탈을 조절할 수 있는 건강한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논문을 읽거나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밤에 혼자 러닝을 많이 했는데, 잠시 동안이나마 아무 생각 없이 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동시에 체력도 증진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며 실험과 연구의 문제점을 차분히 파악하고 해결해 나간다면,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이번에 학위 과정을 마무리하였으며, 현재는 연구실에 잠시 남아 남은 연구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중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암 극복을 위한 연구를 지속해 나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오랜 시간 동안 인내심과 열정을 가지고 지도해주신 권소희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공동 연구를 통해 많은 도움을 주신 강민정 박사님, 김영수 교수님, Hien Thi My Ong, 그리고 차민혜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언제나 함께하며 어려운 순간마다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준 연구실 동료들께도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성과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항상 곁에서 아낌없는 지지와 사랑을 보내주고, 학위과정을 함께 하며 연구에 대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남편, 뱃속에서 엄마를 응원하며 엄마와 함께 실험하고(?) 무사히 세상 밖으로 나와준 아들 시윤이, 그리고 늘 한결같은 응원으로 힘이 되어 주신 부모님께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저의 길을 인도해주시는 하나님 아버지깨 감사드립니다.
#Epigenetics
#Cancer metabolism
#Glioblast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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