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 논문은 세포 기반 나노약물전달 시스템 분야에 속하며, 특히 세포 간 치료제 전달(hand-over)이라는 새로운 치료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입니다. 최근 나노의학에서는 특정 조직이나 세포에 약물을 정확히 전달하려는 표적화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지만, 치료제가 단일 세포에 도달한 이후 그 효과가 인접 세포나 다른 조직으로 어떻게 확산되는가에 대한 메커니즘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고, 이에 따라 치료의 지속성과 범위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저희 연구는 이러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비장의 단핵구(monocyte)를 활용해 염증 반응에 반응하는 자가 유도 표적화(self-guided targeting)를 구현하고, caveolin 수용체 기반의 세포 간 hand-over 메커니즘을 통해 약물 전달 경로를 세포 단위로 확장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약물이 염증 부위의 표적 세포에 먼저 도달한 후, 인접 염증세포 및 혈류 내 순환 세포(예: 혈소판)로 전달되어 작용을 확장하는 ‘이중 치료 전략(dual therapy)’을 제안하였습니다. 이 전략은 1) 단기적으로는 염증조직에 대한 항염 치료 효과, 2) 장기적으로는 혈류 내 지속적인 항혈전 작용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어, 다양한 전신질환에 적용 가능한 정밀 치료 플랫폼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연구 과정에서는 세포 간 약물 전달 장면을 high-resolution time-series imaging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시각화하는 데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마침내 단핵구에서 염증세포로 치료제가 전달되는 장면을 영상으로 포착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재생의공학 연구실(RME Lab)에서 성학준 교수님의 지도 아래 수행되었습니다. RME 연구실은 형상기억 고분자, 세포 간 상호작용, 생체모사 플랫폼, 나노전달체 등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혈관 및 염증 질환에 대한 정밀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고분자화학, 조직공학, 임상의학, 시뮬레이션, 바이오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연구자들이 함께 협력하고 있으며, 세브란스 병원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기초 연구를 실제 임상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실제 질환 모델을 기반으로 치료 전략을 구상하고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는 전 과정에 참여하며 연구자로서 많은 성장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연구자의 방향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지속 가능한 환경과 열린 연구 문화가 있었기에, 이번 논문도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다 보면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많습니다. 방향이 맞는지, 이 데이터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함께 연구하는 동료들이 진지하게 의견을 나누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연구가 더 나은 방향으로 정리될 때, 연구자로서 가장 큰 만족을 느낍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많은 분들의 조언과 토론을 거쳐 구체적인 형태로 발전할 수 있었고, 그 과정 자체가 저에겐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혼자서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간 연구라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는 융합적 사고가 매우 중요한 만큼, 전공의 경계를 넘는 도전정신이 필요합니다. 연구는 실험의 반복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끝없는 질문과 그에 대한 근거 있는 접근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꾸준함과 자신만의 질문을 놓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정맥 주입된 나노입자가 생체 내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특정 장기나 세포에 도달하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이차적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지에 대한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간(liver)이나 비장(spleen)과 같은 면역 장기로의 나노입자 축적이 약물전달의 한계로 여겨졌지만, 이러한 장기 내 상호작용이 오히려 전신적 면역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이 방향에서 치료 전략을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한, 그동안 꾸준히 활용해 온 생체모사 바이오칩 플랫폼을 통해, 나노입자의 세포 간 전달 및 조직 수준에서의 반응을 정량적으로 관찰하고, 장기 간 상호작용(organs-on-a-chip) 기반의 치료 메커니즘 분석까지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이 플랫폼은 향후 동물실험 이전 단계에서 약물의 작용 경로와 부작용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는 정밀 평가 도구로서, 연구의 반복성과 적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전달체 기반 연구를 바탕으로 환자 맞춤형 치료 모델을 구현하고, 면역세포 조절, 조직 재생, 후성유전학 조절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정밀 치료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자로서의 길을 잠시 멈춰야 했던 시간도 있었지만, 그 시간 덕분에 지금의 시선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꿈을 꾸고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성학준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리며, 언제나 묵묵히 함께해주는 연구실 팀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직접 모두에게 인사를 드릴 수는 없지만, 곁에서 응원해주시고 함께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나노약물전달
# 정밀의학
# 융합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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