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현대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범용화학물질들은 대부분 석유화학 산업을 통해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석유화학 산업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미생물 발효 기반의 화학물질 생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생물 발효는 재생 가능한 자원인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하고 기존 화학공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석유화학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미노산과 같은 일부 화학물질은 이미 미생물 발효를 통해 산업적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기존 석유화학 공정을 통해 합성되던 물질들 또한 미생물 공학을 기반으로 바이오 생산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미생물의 고유한 대사 경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 삶에 널리 사용되지만 자연계에 해당 경로가 존재하지 않아 미생물을 통해 생산할 수 없는 화학물질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생합성 대사 경로를 설계하고 구축함으로써 기존에는 미생물로 생산이 불가능했던 중요한 화학물질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에 집중해 왔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미생물 기반으로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라는 신규 바이오고분자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는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폴리에스터(예: PET)와 폴리아마이드(예: 나일론)의 장점을 모두 갖춘 차세대 소재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넓은 기질 특이성을 지닌 효소의 특성을 활용하여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생합성 회로를 구축하였고, 이를 통해 여섯 가지 서로 다른 아미노산 단량체를 포함하는 폴리에스터 아마이드를 대장균을 이용해 생산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의 이상엽 교수님께서 이끌고 계시는 대사 및 분자생물 공학 연구실 (Metabolic and Biomolecular Engineering National Research Laboratory, MBEL)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본 연구실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주된 목표들은 기후변화 극복, 재생가능한 화학산업 구축 및 헬스케어 입니다. 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본 연구실에서는 미생물의 시스템 대사공학을 통한 재생가능한 탄소원으로 다양한 화학물질들을 생산 연구, 가상 세포 개발 및 응용 연구 등 다방면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기후 위기가 점점 심화되는 현시점에서 기존의 석유 기반 생산 공정을 바이오 기반 공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존 미생물로는 생산이 불가능했던 화학물질들을 제 연구를 통해 생산 가능한 후보으로 전환해 나가는 과정에서 큰 학문적 흥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개발한 균주들을 추가적으로 엔지니어링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산업화를 달성하여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술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바이오텍 분야가 주목받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박테리아는 빠른 생장 속도, 유전자 조작의 용이성, 윤리적 제약에서의 상대적인 자유로움 그리고 자연계부터 인간의 몸속까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연구해 온 시스템 대사공학 분야는 기후변화와 식량 문제 등 인류가 직면한 주요 글로벌 이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해당 분야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학문 분야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미국 Stanford University의 Michael Jewett 교수님 연구실에서 cell-free 시스템을 활용한 합성생물학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존에 제가 수행했던 신규 대사 경로 구축 연구에서는 효소가 본래의 기질이 아닌 새로운 기질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효소 활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 주요한 한계 중 하나였습니다. Cell-free 시스템은 기존의 in vivo 시스템에 비해 훨씬 높은 처리량(high-throughput)의 효소 엔지니어링을 가능하게 하므로, 이를 활용해 보다 효율적으로 세포공장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대사공학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단백질 합성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cell-free 시스템 기반 균주 개발 연구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항상 아낌없는 가르침과 지도를 해주신 이상엽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연구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신 연구실 동료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사공학
#합성생물학
#폴리에스터 아마이드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