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번 논문은 효과적인 암 진단을 위한 새로운 과학적 방법을 제안 및 검증하는데 중점을 둔 연구입니다. 특히, 제대로 활용된 지 채 30년이 되지 않는 테라헤르츠 분광학을 활용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미세종양환경을 관찰하는 방법론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암은 발전된 과학기술과 의료체계를 갖춘 현재에 이르러서도 완전히 정복하지 못한 질병으로, 다양한 발병원인과 증상 등으로 인해서 여전히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개인별 차이와 발병 장소 (간, 폐, 피부 등)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으로 인해서 간단하고 신속한 진단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때문에, 임상현장에서도 여러가지 진단기법들의 조합을 활용하거나, 바이오마커 특이적 표적 분자를 다양한 종류로 칵테일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효과적이지만 많은 방법들이 동원되어야하고, 다양한 기법들에 대해 폭넓은 이해도와 분석을 거쳐야하므로 노동집약적이고, 환자 부담이 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오센서와 관련 연구를 하는 다양한 연구자들에게 기존 방법의 정확성을 크게 높이거나, 높은 정확도로 단일 기법으로 암을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은 언제나 고민과 연구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임상적 수요 속에서, 테라헤르츠 분광학을 사용하여 암 진단 센서를 개발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테라헤르츠 분광학을 활용하였을 때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분자와 물질의 고유진동수를 분석가능한 전자기파 대역, 2. 상온의 열에너지 보다도 낮은 광 에너지를 가져서 인체에 무해함. 3. 대역폭이 넓어 수소결합과 분자간 상호작용 등을 민감하게 감지가능함, 4. 광학 분석으로 비표지식 검사가 가능함. 하지만, 분자간 상호작용에 민감하다는 특성은 이미 수많은 분자네트워크의 집합체인 물에 의해 대부분의 신호가 흡수당하거나, 복잡한 조성으로 혼합된 물질에서의 선택성이 저하된다는 단점을 수반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메타물질 기술을 함께 도입하여, 메타물질 구조에 의한 광제어 특성을 활용하여 테라헤르츠 파와 대상물질의 빛-물질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고, 관찰하고자 하는 현상에 대한 선택성을 부여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암세포가 끝없이 분열하기 위해서 채택하게되는 특이적 대사경로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마커가 미세종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으며, 이 방식은 특정 바이오마커를 타겟하는 기존 분석법들의 메커니즘과는 다른 방식으로 주위의 암세포 생장에 유리한 미세환경을 감지함으로서 기존 분석법과의 병용을 통해 검진 정확성을 높일 수 있는 기법을 제안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구상한 아이디어를 활용한 연구여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깊습니다. 다만, 아직 공부가 덜 된 초기에 구상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해서 중간중간 어려움을 많이 겪기도 했습니다. 초기에 구상했던 스케치는 암세포의 특이적 대사경로를 통해 선정한 바이오마커의 진단이었지만, 단분자 수준의 작은 물질이 메타물질을 활용했음에도 긴 파장을 가지는 테라헤르츠 파와 상호작용이 적어 감지가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기도 했습니다. 도중에 실패한, 안되는 연구인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실험의 가설과 과정을 지속적으로 수정하면서, 테라헤르츠 대역의 광학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바이오마커를 검지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발상을 전환해서 바이오마커가 유발하는 암 친화적인 산성환경을 타겟으로 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테라헤르츠 대역이 물과 같은 복잡한 분자적 네트워크에 민감하기도 하고, 이런 방법을 활용하면 더욱 실제 세포가 살게되는 수생환경에 걸맞는 방식으로 바이오마커와 그로 인한 미세환경변화를 관측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가설은 실제 실험단계에서 바이오마커의 존재량이 증가하면서 높아지는 산성도가 테라헤르츠 신호에 반영됨을 확인하였고, 대조실험을 통해서도 살아있는 암세포와 일반세포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관되게 관측가능함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근거를 종합하여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암 바이오마커와 미세종양환경을 분석하는 방법론을 제시 및 보고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위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테라헤르츠 분광학과 메타물질을 이용한 다양한 응용연구를 진행하는 서민아 책임연구원과 암 기전 관찰을 위한 세포와 나노디스크 생체모사 구조체 등 폭넓은 생명공학적 시스템을 다루는 송현석 책임연구원의 연구실이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체로 센서시스템이라는 공통적인 연구분야를 가지고 있지만, 연구실 간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기반으로 발한 교류와 연구 친화적인 센터분위기가 좋은 공동연구 혹은 아이디어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높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테라헤르츠 광학 연구실(서민아 박사님)은 인류가 가장 마지막에 발견한 빛인 테라헤르츠 대역의 광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광학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물질의 고유모드를 활용한 분자지문 조사, 분자간 상호작용의 관찰, 빠른 정보 전송 속도로 6G 대역폭으로 주목받기도 하는 테라헤르츠 대역을 이용하여 바이오, 재료, 소자개발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융복합 연구를 다양한 전공을 가진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평소 연구활동을 하면서 가장 인상깊게 느끼는 점은, 다양한 자연현상 혹은 원하는 목표에 맞춘 가설의 설정과 그것을 탐구해 나가는 과정에서 얻는 성취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현재 연구하는 테라헤르츠 분광학 분야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교적 최근에서야 활성화된 연구분야로, 아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월등하게 많은 분야이기 때문에, 이러한 분야에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나간다는 점이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학부시절 관심을 가지고 전공한 분야는 화학 및 생화학 분야여서 물리학의 한 갈래인 광학을 익혀 적용하는 데는 다소의 어려움이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지식을 확장시켜 단일분야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진단과 같은 영역에서 다학제적인 시너지를 활용해서 유의미한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활동에서의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개인적으로 바이오센서 분야의 연구는 관찰의 대상이 너무나도 복잡하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우리의 몸과 그 구성요소에 대한 것이어서 높은 난이도를 가진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반적으로 하나의 학문분야에서의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다학제적인 융합연구를 통해 개척이 이루어지는 분야인 만큼, 나의 관심분야나 전공 외에도 폭넓은 분야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이 요구됩니다. 내가 전공하는 분야 외에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서 다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논의하는 프로세스에 대해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분들이 연구하기 좋은 분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접해온 전공과는 너무나도 다른 분야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거나, 복잡한 탐구대상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꾸준히 나의 지적 세계관을 확장시켜 나간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연구과정에서 막히거나 어려움이 있어도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연구 외적으로 취미생활이나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의외로 연구와는 전혀 연관이 없을 것만 같은 일상적인 경험이나 취미 등에서 도움이 되는 영감을 얻을 때가 많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전공하고 있는 광학/분광학 분야는 대표적인 과학자들의 “눈”에 해당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학전공에서 분광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복잡한 분자나 화학적 결과물에 대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인지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가 분광법이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바이오센서 관련 응용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분석법에 더 높은 정확성을 부여할 수 있는 머신러닝과 같은 컴퓨터과학적 요소와 원하는 플랫폼이나 분자를 직접 디자인하고 만드는 화학적 합성분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생체 내 극미량 시료를 검출하거나 생명현상을 관찰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다른 분야의 좋은 요소들을 학습하고 그 강점들을 분광시스템에 녹여내는 방법들을 구상해보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결실을 맺을 때까지 변함없이 지지하고 지도해주신 지도교수 서민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초기단계의 실험 구상 및 실험의 구체화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신 Cambridge University의 노예은 박사님께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실험에 열정적으로 참여 및 논의해 주신 공동연구자이신 곽지성 박사님과 송현석 교수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실험 외적으로도 관련한 많은 조언과 코멘트로 연구의 검증 및 정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신 중앙대학교 이 건 박사님과 Stanford Univeristy의 이진우 연구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