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G 단백질 결합 수용체(G protein-coupled receptor, GPCR)는 세포 외부의 다양한 자극을 감지해 세포 내부로 신호를 전달하는 막단백질로, 우리 몸의 생리적 기능 전반에 관여합니다. 현재 시판 중인 의약품의 약 40% 이상이 GPCR을 표적으로 개발되고 있을 만큼, 제약 산업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타깃 중 하나입니다.
이 중 후각 수용체(Olfactory receptor)는 원래 비강 내 후각 상피세포에서 냄새 분자를 인식하는 기능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이들 수용체가 코 이외의 다양한 조직에서도 이소 발현(ectopic expression)되며, 특정 리간드에 반응해 대사 조절, 면역 반응, 종양 억제 등 다양한 비후각적 생리 기능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이소 후각 수용체 중 하나인 OR51E2의 대장암(Colorectal cancer)에서의 기능과 조절 기전을 규명했습니다. TCGA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대장암 환자에서 OR51E2 발현이 정상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고, 실제 환자 조직 분석을 통해서도 이와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처음에는 대장암에서 OR51E2 발현 감소가 DNA methylation 같은 전통적인 전사 조절 기전에 의한 것이라 가정했으나, 실험 결과, m6A methylation이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새롭게 밝혔습니다. 이 과정은 연구팀에게도 흥미로운 발견이었으며, OR51E2가 대장암에서 종양 억제 인자(tumor suppressor)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또한, 천연 향기성분인 β-ionone이 OR51E2의 리간드로 작용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대장암 세포에 β-ionone을 처리한 결과, OR51E2 활성화는 calcium 신호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MEK-ERK 인산화 경로가 억제되어 대장암 세포의 성장과 세포 이동성이 감소하고, 세포사멸이 유도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xenograft 동물 모델에서도 재현되어 생물학적 타당성을 입증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OR51E2가 대장암에서 종양 억제 인자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그 발현 조절에 m6A methylation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보고했습니다. 또한 β-ionone에 의해 활성화된 OR51E2가 calcium 신호를 통해 MEK-ERK 경로를 조절하여 대장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후각 수용체 기반의 기능성 소재 개발, 신규 항암 전략 수립, 그리고 GPCR 표적 치료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식품공학과 이성준 교수님의 지도하에 식품생의학연구실(Food Biomedical Science Laboratory)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식품, 천연물, 약물 유래 성분의 생리활성과 인체 조절 메커니즘을 주제로, 기능성 소재의 과학적 근거를 규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비만, 당뇨, 고지혈증, 암 등 대사 관련 질환을 대상으로, 분자 수준에서 작용 기전을 밝히는데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생리활성 평가부터 유전체·후생유전학적 분석, 세포 및 동물모델 실험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법을 통해 높은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후각 수용체를 포함한 다양한 감각 수용체의 이소 발현과 생리 기능에 대한 선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 성과를 JCI, Gut Microbes 등 상위권 저널에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노화 예방 및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연구로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의 가장 큰 장점은 식품과 생명과학, 의생명 분야를 융합한 다학제적 연구 환경 속에서, 실험 설계부터 작용 기전 분석, 질환 응용까지 연결된 흐름으로 연구가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는 단순한 결과 도출을 넘어,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며 해답을 찾아가는 탐색의 연속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험을 통해 하나하나 확인해 나가는 과정은 예상과 다른 결과나 어려움도 동반하지만, 그만큼 큰 보람과 성취를 줍니다. 특히 일련의 현상에 대해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으며,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하는지를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실험으로 입증해 나가는 과정은 연구에서 가장 흥미롭고 의미 있는 순간입니다. 항상 긍정적인 결과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조급함보다 호기심과 희망을 갖고 꾸준히 연구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무엇보다도 언제나 지지와 배려해 주시는 이성준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드리며, 연구실 구성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우선 연구에 대한 흥미와 꾸준히 탐색하고자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만큼, 집중력을 가지고 성실하게 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일상 속에서 관련 분야의 흐름과 이슈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는 관심과 감각을 기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감각 수용체 연구는 GPCR 계열의 연구라는 점에서, 기능성 식품이나 제약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지닌 매우 확장성 높은 분야입니다. 저는 현재 수행 중인 이러한 감각 수용체 기반 기능 규명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고자 하며, 궁극적으로는 기능성 소재의 생리적 작용 메커니즘을 더 규명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무엇보다 이번 연구를 기획하고 지도해 주신 이성준 교수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연구의 방향성과 본질적인 의미를 놓치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시고 이끌어 주신 덕분에 이번 연구를 의미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구가 시작되고 마무리되기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공동 연구진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특히 m6A methylation 관련 연구에 기여해주신 공동 제1저자 조성윤 박사님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함께 연구하며 생활하는 식품생의학연구실 구성원들께도 따뜻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논문 이상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신 한빛사에게도 감사드리며, 연구자로서 다짐을 새롭게 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믿고 응원해주는 가족들에게 깊은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OR51E2
# Colorectal cancer
# Tumor suppres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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