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아토피성 피부염(Atopic dermatitis, AD)은 면역학적 불균형과 피부 장벽 기능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입니다. 소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병하며, 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손상으로 인해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병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 면역계의 과민 반응, 환경적 요인, 피부 장벽 기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소아기에 발생한 아토피성 피부염은 천식, 알레르기 비염, 음식 알레르기 등 면역 연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가려움증은 피부 장벽을 더욱 손상시키고, 수면 장애를 유발하여 성장과 신경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재 아토피성 피부염의 치료는 주로 국소 스테로이드제와 면역억제제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과 질환의 재발 위험으로 인해 임상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특히, 소아 대상 장기 임상 연구가 부족하여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 전략 개발이 필요합니다.
최근 연구들은 장내 미생물군과 아토피성 피부염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해 면역 항상성을 회복함으로써 피부 염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프로바이오틱스 및 그 대사산물을 활용한 치료 전략이 장-피부 축(gut-skin axis) 조절을 통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세포 밖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는 단백질, 지질, 핵산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한 나노미터 크기의 소포체입니다. EV는 지질 이중층 구조를 통해 혈관, 점막, 조직을 가로질러 표적 세포에 생리활성 신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EV는 기존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익한 효과를 보다 정밀하고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차세대 생물학적 전달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숙주-미생물 간의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로 평가됩니다.
본 연구에서는 Limosilactobacillus fermentum SLAM216 유래 EV가 장내 미생물과 대사체 구성을 조절하여 세로토닌 대사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장 및 피부에서 세로토닌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였으며,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인한 긁기 행동, 불안 및 우울 증상이 완화되었습니다. 또한, 피부 염증 지표가 감소하며 아토피성 피부염의 전반적인 증상이 개선되었습니다. 본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EV가 장내 미생물-장-뇌 축을 조절하여 아토피성 피부염 및 관련 신경행동학적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제안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김영훈 교수님 지도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소속된 동물미생물학 연구실 (SNU Lab. of Animal Microbiology)은 동물/인체 유래 미생물의 기능성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고 최종적으로 이들을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하게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Microbe-Microbe 또는 Microbe-Host 상호작용을 통한 유용 미생물의 생체 기능성 규명을 위한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연구실 홈페이지(https://calslab.snu.ac.kr/animicrobiol/main)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지금까지 연구를 지속하면서, 좋은 연구는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깊이 실감했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연구실에서, 함께하는 동료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연구 과정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연구가 항상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지칠 때도 있지만, 열정을 가진 동료들의 모습이 다시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줍니다. 물론 연구가 저에게 큰 흥미를 주지만,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연구의 가치와 보람을 더욱 깊이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장내 미생물 균형이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다양한 인체 기관과 상호작용하여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됨에 따라, 장내 미생물 분야는 점차 중요한 연구 분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연구에 있어 더욱 정교한 메커니즘을 검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복잡하고 얽힌 상호작용이 많아 연구 중 예상치 못한 가설이나 흥미로운 발견을 접할 기회가 자주 생기기 때문에, 연구 과정에서 작은 통찰이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풀어가는 즐거움을 느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보람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한 다양한 질환 개선에 관한 연구를 확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EV가 여러 질환 개선에 미치는 기능성과 기전을 지속적으로 규명해 나갈 계획입니다. 연구를 통해 장내 미생물과 프로바이오틱스 유래 EV의 상호작용이 면역 조절 및 염증 완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실용적인 치료 및 개선 방법을 제시하고자합니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산업에 연구를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해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석사 학위 과정부터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아낌없는 가르침과 따뜻한 격려로 이끌어 주신 김영훈 교수님, 오상남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때로는 확신이 없을 때에도, 두 분의 변함없는 믿음과 조언 덕분에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본 연구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시고, 함께 고민하며 소중한 성과를 만들어 주신 공동 1저자 곽민진 박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며 연구실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큰 힘이 되어 준 우리 실험실 동료들에게도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긴 시간 동안 묵묵히 제 곁을 지켜 주고, 따뜻한 응원과 믿음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신 가족들에게 가장 큰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가족들이 있었기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더욱 의미 있는 연구를 통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Gut-skin axis
#Extracellular vesicles
#Gut microbi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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