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고형암이나 뇌종양과 같은 질병에서 가장 큰 치료 난제 중 하나는 약물 전달체가 병변 부위의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을 충분히 통과하지 못해 약물이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ECM은 다양한 생체 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특히 밀도가 높고 치밀한 구조로 되어 있어 약물 전달체가 조직 깊숙이 침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치료제가 불균질하게 분포하거나 효과적인 치료 농도에 도달하지 못하는 문제를 야기해 결국 치료 효능을 떨어뜨리고 부작용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물질은 바로 ‘엑소좀(exosome)’입니다. 엑소좀은 세포가 자연적으로 분비하는 나노 크기의 생체 유래 지질 나노입자입니다. 엑소좀은 고형암, 뇌혈관 장벽과 같이 치밀하고 복잡한 조직을 쉽게 침투하는 특성을 가져 차세대 치료제 전달체로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엑소좀은 세포 유래의 생체 나노입자라는 특성상 생산 수율이 매우 낮고, 불균질하며, 치료제를 효율적으로 탑재하기 어려운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점은 엑소좀을 실제 의료 현장이나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데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림 1 치밀한 구조의 조직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엑소좀의 특별한 수송 능력을 모사한 엑소좀 모사 전달체(ELV) 모식도. 엑소좀의 뛰어난 조직 침투 특성을 유도하는 세 가지 핵심 성분을 ELV에 적용하여, 조직 내에서 효과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한 나노입자를 성공적으로 개발하였음.
이에 본 연구에서는 조직 침투와 관련된 엑소좀의 주요 성분 세 가지를 선별하여, 엑소좀의 뛰어난 조직 침투 능력을 모사한 '엑소좀 모사 전달체(Exosome-like vesicle, ELV)'를 제작하였습니다. 특히, small-angle X-ray scattering(SAXS) 분석을 통해 각 성분이 ELV 구조 및 안정성, ECM 내부에서 구조적 변형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습니다. 또한, single particle tracking 기법을 통해 실제 조직 내부에서의 ELV의 확산계수를 측정하여 조직 침투에 최적화된 ELV를 선정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적화된 ELV는 기존 전달체보다 33배 높은 침투 특성을 나타냈고, 실제 조직 3종에서도 80% 이상 높은 침투 능력을 보였으며, 동물 실험에서도 엑소좀과 동일한 침투 특성을 보여 엑소좀 고유의 특성을 모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본 연구는 엑소좀 생산의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는 기술 개발로, 기존 치료제가 도달하지 못했던 고형암이나 뇌종양과 같은 난치성 질환 치료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나아가 본 연구에서 확보한 기술은 치료제뿐 아니라 식품, 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폭넓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생체분자인식연구센터의 김호준 박사님 연구팀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UST-KIST School 소속으로 김호준 박사님의 지도하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Membrane Engineering Lab, MELAB)은 세포막의 주요 구성 성분인 지질(lipid)의 구조를 정밀하게 디자인하여 다양한 구조의 지질 나노입자를 제작하고 있으며, 이를 약물 및 백신 전달체뿐만 아니라 현장형 바이오센서로 응용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Small and Wide Angle X-ray Scattering(SWAXS) 분석을 통해 지질 나노입자의 구조를 정밀하게 규명하고, 구조와 기능 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 연구는 대학원에 진학하여 처음으로 leading first로서 출판한 논문입니다. 논문 출판까지 약 4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어 심적인 부담과 어려움도 있었지만, 연구를 성공적으로 완성하고 최종적으로 논문이 출판되었을 때의 성취감과 보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컸습니다. 특히 긴 시간 동안 연구를 이끌며 마침내 결과를 얻었을 때의 뿌듯함과 자신감은 앞으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지난 대학원 생활을 되돌아보면, 저는 처음에 연구 주제 선정과 실험 방법, 데이터 분석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도 교수님과 랩 동료들과의 소통과 협력, 즉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후배들 또한 연구 분야를 선택할 때 단순히 흥미로운 주제만 고려하기보다는, 좋은 연구 지도자와 든든한 동료가 있는 환경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를 확장하여 조직 침투 특성이 우수한 지질 나노입자 개발과 전달체 최적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를 통해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적 나노입자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의 아이디어를 처음 제시하고 연구의 방향성을 명확히 잡아주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김호준 지도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프로젝트 초기에 거의 매일 미팅을 진행했는데, 바쁘신 와중에도 늘 세심하게 지도해주시고, 긍정적인 격려와 큰 그림에서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셨습니다.
또한 리뷰 과정에서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신 KIST 의약소재연구센터의 심만규 박사님 연구팀을 비롯한 모든 공동 연구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대학원 생활을 함께 시작하며 고민을 나누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입학 동기 현노형과 대학원 선배 하린 누나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많은 어려운 순간도 잘 극복하며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곁에서 변함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osome
# Lipid nanoparticle
# Small-angle X-ray scatt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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