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탈리도마이드 유래 면역조절제인 레날리도마이드 (Lenalidomide)는 향상된 효능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FDA 승인 혈액암 치료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다발성 골수종 (Multiple Myeloma, MM)과 골수형성이상증후군 (Myelodysplastic Syndrome, MDS)을 포함한 다양한 혈액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레날리도마이드는 T 세포 및 NK 세포를 증가시키고, 사이토카인 조절을 통해 면역 조절 효과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면역 조절 능력에도 불구하고, 고형암 치료에서 제한된 효과로 인해 임상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연구팀은 레날리도마이드의 고형암 치료 효과가 낮은 이유가 면역 시스템의 활성 부족 때문이라 예상했습니다. 즉, 고형암에서 면역세포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아 레날리도마이드의 면역 조절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할 수 있는 항암제인 독소루비신 (Doxorubicin)과 항응고제로 널리 사용되는 미분획 헤파린 (Unfractionated Heparin, UFH)을 활용하여 새로운 나노 제형을 개발하였습니다. 개발된 나노 제형은 종양 부위에 효과적으로 축적되어 독소루비신이 암세포를 직접 사멸하는 동시에,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레날리도마이드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세포의 활성을 증가시켜 항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또한, 독소루비신과 레날리도마이드는 임상적으로 혈전증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분획 헤파린을 이용해 약물을 나노화함으로써 전달 효율을 높이고, 혈전증 위험을 완화하는 전략을 적용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새로운 나노 제형을 통해 레날리도마이드의 한계를 보완하고, 고형암 치료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 전략을 제시하였습니다.
레날리도마이드가 면역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져 왔지만, 이를 활용한 고형종양 면역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앞선 선행 연구가 많이 없는 상태에서 초기 연구를 진행함에 걱정도 많았었지만, 함께한 동료들과 지도 교수님의 믿음과 조언 덕분에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고, 결국 좋은 저널에 논문을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자로서의 견문을 넓힐 수 있었으며,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연구 방향을 명확히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속한 박주호 교수님 연구실은 체내에서 자가조립되는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을 목표로 합니다. 연구실에서는 생체적합성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약물 합성, 약물의 물리화학적 특성 분석, 시뮬레이션을 통한 분자동력학적 평가, 그리고 소동물을 활용한 동물 효능 평가 등을 통해 후보 물질의 효과를 다각적으로 검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한 최정욱 교수님 연구실은 공학, 화학, 암 면역학, 물리약학 등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여, 거대 분자 전달 기술을 활용한 항암 면역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병태생리적 미세환경을 조절하는 새로운 항암 면역 치료 전략을 연구하고 있으며, 면역학 분야의 뛰어난 연구진과 첨단 장비를 갖춘 연구 환경 덕분에 항암제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탐색하고, 혁신적인 암 치료 전략을 도출하는 데 있어 최적의 협업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예상하는대로 실험이 진행되기보다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습니다. 이는 아마 많은 연구자들이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실험을 진행하면서 불안감을 안고 연구했던 순간이 많았지만, 때로는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발견을 통해 점점 더 큰 연구 방향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논문도 그러한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때마다 고민하고 수정하며 나아갔고, 그 과정에서 연구의 재미와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배움과 연구의 즐거움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어 나가고자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약 3년간 연구를 진행하며 깨달은 점은 연구는 늘 실패의 연속이며, 그 실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끈기 있게 연구를 이어갈 열정이 있다면, 이 분야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두려움을 갖지 않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연구자로서 더욱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연구를 진행하며 많은 논문을 보면서, 아직 인간이 극복해야 할 질병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랜 과거부터 현재까지도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의 완치를 위한 신약 개발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도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저는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 약물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탐색하는 것, 그리고 약물 전달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략을 깊이 연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약물 전달 기술에 초점을 맞춰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학부 연구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실험을 접하고 폭넓은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저는 향후 연구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지도해 주신 박주호 교수님과 최정욱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아낌없는 지도와 믿음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한, 공동 연구를 함께한 정윤화, 서비손 연구원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리비전에 큰 도움을 주신 연구실 동료들과 경희대 연구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지원과 협력이 없었다면 이번 연구를 완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모두가 좋은 성과를 이루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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