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미분화 T 세포(naive T cell)는 흉선에서 성숙한 후 항원을 만나 활성화되기 이전 단계의 T 세포입니다. 이들은 effector marker나 effector molecule을 발현하지 않기 때문에, 질병의 치료 및 병인 기전을 연구하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며, 하나의 동질적인 quiescent한 군집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흉선에서 부여되는 self-antigen affinity에 따른 발달 단계에서의 이질성(heterogeneity)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미분화 T 세포조차 다양한 사이토카인 수용체를 발현하고 있다는 선행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미분화 T 세포가 단순한 동질적 군집이 아니라 말초 환경에서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반응하여 서로 다른 이질성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단일세포 전사체 및 단백질 수준에서 사람과 쥐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미분화 CD4 T 세포 아형을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해당 군집이 말초 환경에서 사이토카인 자극을 받아 생성되며, 이후 IL-18 및 IL-12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Th1으로의 분화 능력이 뛰어남을 발견하였고, 이를 Th1-poised naive (TN1) 세포로 명명하였습니다. 또한, TN1 세포가 항암 면역에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해당 군집의 비율이 암 환자의 anti-PD-1 치료 반응성과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발성 경화증 및 코로나19 감염 환자에서도 유사한 관련성을 나타냄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미분화 T 세포가 단순히 하나의 동질적 군집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경험한 다양한 면역 반응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후 특정 면역 반응에 기여할 수 있는 운명을 획득할 수 있음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향후 연구를 통해 이러한 이질성을 질병 바이오마커 혹은 치료 표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작년 논문 리비전 과정에서 유사한 컨셉의 연구 결과들이 해외 연구팀들에 의해 하나둘씩 발표되었고, 매일 아침 긴장에 손을 떨며 새로 업데이트된 논문을 확인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동시에, 제가 관찰한 현상들이 다른 연구 그룹의 독립적인 시스템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소속된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세포면역학 연구실 (http://choi.hanyang.ac.kr)은 최제민 교수님의 지도 하에 운영되며, 현재 2명의 박사 후 연구원, 6명의 박사과정 대학원생, 3명의 석사과정 대학원생, 그리고 1명의 연구원 선생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방관자 T세포 및 미분화 T세포 등과 관련된 면역학적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펩타이드 및 화합물을 활용한 면역질환의 조절 연구 등 크게 두 가지 방향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올해로 창립 15주년을 맞이하였으며 교수님의 열정적인 지도와 전폭적인 지원 아래 그동안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제가 관찰하는 현상이 생명 현상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발견들이 차곡차곡 쌓여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비록 연구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가 당장은 퍼즐의 한 조각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전체 그림을 완성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각각의 연구가 모두 가치가 있으며, 작은 발견 하나하나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이 앞으로 더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과 결합되어, 하나의 생명 현상을 해석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도 아직 배움의 과정 중에 있는 학생인지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연구하는 과정이 결코 매번 순탄하지만은 않기 때문에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심과 열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흥미를 느끼고 연구의 재미를 찾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기존 연구에서는 말초에 이미 존재하는 미분화 T 세포의 아형을 확인하고 이들의 기능을 규명하였다면, 앞으로는 미세환경 및 염증 경험에 따라 미분화 T세포 군집에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더 자세히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미분화 T 세포의 특성을 정밀하게 규명하고, 이를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feature로 적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연구가 완성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먼저, 연구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전 과정을 지도해 주신 최제민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존에 연구실에서 진행하던 주제와는 다른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북돋아 주시고, 많은 시간을 함께 고민해 주셨기에 이와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시퀀싱 분석에 큰 도움을 주신 정효빈 교수님, 그리고 공동 1저자인 김경민, 조수경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공저자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이 연구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구 과정에서 불안에 떨던 저를 늘 곁에서 응원하고 지지해 준 소중한 친구 민지, 막막할 때마다 투정 섞인 하소연을 하던 까마득한 후배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 주신 저의 영원한 사수, 김도현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여러 방면에서 함께하며 힘이 되어 준 세포면역학 연구실의 모든 구성원들께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 동안 저를 묵묵히 응원하고 지원해 주신 부모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랜 시간 한결같이 보내 주신 믿음 덕분에 한층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자랑스러운 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같은 지붕 아래 살면서 늦은 시간까지 연구에 매진하는 저를 크게 티 내지 않고 묵묵히 걱정하고 배려해 준 동생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Naive CD4 T cell
#Naive T cell heterogeneity
#Th1-poised naive T c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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