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1형 당뇨병이란 췌장의 베타세포의 파괴로 인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평생동안 외부의 인슐린 주입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1형 당뇨병 환자는 평생동안 하루에 여러 번 다양한 사회적 환경에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고 동시에 식사량을 계산하여 식전에 식사 인슐린을 주사해야 합니다. 선행연구에서는 이러한 치료적 특성들이 1형 당뇨병 환자의 심리적, 인지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정신적 건강과도 연관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고, 저는 특별히 성인 1형 당뇨병환자의 정신 건강에 대한 부분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바뀌어가고 있지만, 많은 분들이 1형 당뇨병이 소아청소년 시기에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계신데, 성인 시기에도 새롭게 1형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고, 그 비중 또한 높습니다. 발병시기와 무관하게 성인의 시기에, 즉,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이 요구되는 시기에 1형 당뇨병이 있다는 것은 신체적 또는 심리적으로 많은 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많은 독자분들도 하루 삶이 정말 바쁘시죠? 저는 가정이 있고 두 아이가 있는데요. 특히나 가정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 정말 정말 바쁜 삶을 보내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나 바쁜 와중에 만약 1형 당뇨병이 있어서 매일 식사 때마다 내가 섭취할 양을 미리 계산해서 이에 해당하는 인슐린을 맞아야 한다면, 매월 마다 당뇨병 관리기기에 대한 구입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또 새로운 관리기기가 나와서 사용방법에 대해 새롭게 공부해야한다면, 어떠실 것 같나요? 아주 단편적인 경우만 제가 이야기한것이지만, 이 것만 해도 정말 힘들 것 같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러한 토대위에 본 연구는 크게 두 가지 흐름에서 빌드업 되며 진행되었습니다. 학위 기간동안 진행된 연구인데, 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통해 먼저 성인 1형 당뇨병 환자에서 정신적 질환의 발생이 당뇨병이 없는 일반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또 이어진 후속 연구에서 1형 당뇨병 환자에서 정신적 질환이 있었던 사람과 없는 환자를 비교하였을 때, 정신적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사망률과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두 가지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1형 당뇨병 환자들의 자살 위험이 상당히 높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이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흐름은 2024년 초반에 충남 태안에서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던 9살 딸과 함께 일가족 3명이 함께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유서에는 딸의 고통을 보는게 너무 힘들었다는 것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컷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1형 당뇨병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이 일이 저와 연구팀에게는 더 큰 안타까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움을 연구자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고, 1형 당뇨병 환자분들에 대한 아주 작은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정책적 변화라도 이끌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1형 당뇨병 환자분들의 자살의 위험을 정량적으로 보기 위해 대조군으로 당뇨병과 암이 없는 일반대조군과 암 환자를 설정하였습니다. 연구를 통해 1형 당뇨인은 당뇨와 암이 없는 일반 인구에 비해 자살 위험이 두 배 더 높았고, 암 환자보다는 1.8배 더 높았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1형 당뇨인의 자살 위험은 특히 50세 미만의 환자와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하위 20%) 사이에서 더 높았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연구의 결과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떤 질환이 더 위험하다 혹은 더 중증이다가 아니라, 1형 당뇨병을 가진 환자분들의 삶이 정말 힘들다는 부분입니다. 1형 당뇨병은 한국의 4대 중증질환에는 속해 있지 않고, 여전히 많은 경제적인 부담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1형 당뇨병을 췌도 부전 장애로 장애 인정이 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1형 당뇨병 환자분 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적 변화가 속히 있기를 소망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심리학 학사와 상담교육 석사를 전공한 이후 삼성융합의과학원에서 석박사통합 과정을 통해 임상역학(clinical epidemiology)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저는 석박사통합 학위과정 동안 삼성서울병원 당뇨병 센터(D&M Res Lab)의 김재현 지도교수님의 지도아래에서 전일제 학생연구원으로 당뇨병과 관련된 다양한 역학연구를 경험하며 특히 1형 당뇨병과 관련된 임상역학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와 함께 병원 자료(CDW, CDM)를 통해 1형 당뇨병과 관련된 다양한 해결되지 않은 연구 질문을 해결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연구실은 당뇨병 관리의 advanced device(CGM, digital insulin pen, artificial pancreas system)에 대한 연구에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일 하루 5분마다 측정되는 연속혈당측정치에 대한 대규모 자료를 전처리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른 유의미한 요약치들을 산출하여 병원자료를 결합하여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임상시험 수준에서 당뇨병 관리기기의 실시간 자료를 통해 환자에게 모니터링 및 코칭 메시지를 전달하는 디지털 중재의 개발과 적용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빅데이터 연구뿐 아니라 환자분들을 직접 만나면서 진행하는 연구들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환자분들의 삶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더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감정을 느끼면서 더 도전이 되는 것은,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정말 1형 당뇨병 환자 분들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구활동을 하면서 1형 당뇨병 환자에서 정신적 질환의 발생에 대한 논문이 출판되었을 때, 그것이 기사로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때 1형 당뇨병 환자분들이 댓글을 많이 달아주셨는데, 그 당시 제가 하는 연구가 정말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일까 라는 고민이 있었을 시기인데, 댓글을 보면서 저의 연구가 꼭 필요한 연구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보람이 있기도 했습니다. 또, 환자분들에게 심리적인 증상에 대해 설문하며 연속혈당 측정치들에 대한 관계를 확인하는 연구가 있었는데, 환자분들이 설문 자체로도 위로 많이 받고, 이런 연구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연구가 출판 되면 꼭 알려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임상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임상역학이라는 학문은 정말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임상에서 필요한 연구질문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원에서 다양한 방법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도 계속 나오고, 그 트렌드를 놓치면 금방 뒤쳐지는 기분도 있기도 하지만 매일 똑 같은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론을 계속 해서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시는 분이 있다면 임상역학을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1형 당뇨병과 관련된 임상역학 연구 분야는 정말 흥미롭고 도전적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5년간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졌고,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이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미해결 문제도 정말 많습니다. 새롭게 나오는 측정치들이 임상적인 요인들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많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자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1형 당뇨병과 관련된 연구를 해보시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넓게는 당뇨병과 관련된 임상역학자로서 임상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연구주제들에 대해 계속해서 연구하고 싶고, 좁게는 1형 당뇨병과 관련된 임상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또, 당뇨병 환자의 심리적 요인에 대한 역학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면서 이를 디지털로 중재할 수 있는 연구도 계속해서 수행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먼저 제가 코흘리개?일 때부터 지금까지 저를 받아 주시고 헌신적으로 지도해주시고 또 가르쳐 주신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 교수님과 김규리 교수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두 분 교수님이 없었다면 지금도 물론 너무 부족하지만, 지금 저의 모습은 없었을 것이라고 전 확신합니다. 두 분의 헌신적인 지도와 지지와 지원에 감사합니다. 같이 협력하며 연구하는 저희 식구인 삼성서울병원 당뇨병 센터 “D&M Res Lab”의 모든 임상 선생님들과 삼성융합의과학원 학생 연구원 선생님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https://dmreslab.github.io/DM-res-lab/team/). 또, 저에게 임상역학이란 학문을 기초부터 탄탄하게 또 실용적으로 가르쳐주신 SAIHST 임상연구설계평가학과의 조주희 교수님, 강단비 교수님께 감사합니다. 늘 옆에서 연구와 삶에 대한 통찰력있는 조언과 저의 고민을 잘 들어주시는 SAIHST 이만경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논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기초를 알려주신 석사 지도 교수님이신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님과 저에게 처음 임상연구의 가치를 알려주신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왕성민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에게 늘 힘이 되는 영안교회 식구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저를 낳아 주시고 건강하게 자라게 해주신 아빠와 엄마(김동성, 이문자)에게도 감사하고, 사랑하는 누나와 매형(김자현, 김지훈), 조카 김지호에게도 감사합니다. 또 저희를 많이 도와주시는 처가댁 식구분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일 잘하고 있다가 결혼할 때 굳이 대학원에 전일제로 들어가겠다고 했던 저를 이해해주고 지금까지 저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이자 친구이자 아내인 박신애에게 고맙고,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두 아들 김은겸, 김은찬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가장 선하게 저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1형 당뇨병
# 임상역학
# 심리적 부담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