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는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TBI)에 대해 석사과정 및 박사과정 동안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In-vivo 실험을 수행하였으며, 주로 SD-Rat을 이용해 수술적인 방법으로 외상성 뇌손상을 유도하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TBI)은 교통사고, 격렬한 스포츠 활동, 낙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뇌 부종, 염증 반응, 신경세포 손상을 초래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TBI 후 L-glutamate의 과도한 방출로 인해 발생하는 흥분독성(excitotoxicity)은 신경세포의 사멸을 유도하고, 이는 결국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TBI에서 AMPA 수용체의 과활성화가 신경세포 손상에 관여됨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AMPA 수용체가 과활성화되면 칼슘(Ca²⁺)과 아연(Zn²⁺)이 신경세포 내부로 과도하게 유입되면서 세포 내 항상성이 무너지고, 이는 신경세포 사멸을 가속화합니다. 이로 인해 신경학적 기능 저하가 발생하며, 특히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에서 이러한 손상 기전이 두드러집니다.

 최근 녹차에 함유된 아미노산인 L-theanine의 신경 보호 효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L-theanine은 L-glutamate와 구조적으로 유사하여 AMPA 수용체의 과활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기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L-theanine이 AMPA 수용체와 결합하여 과도한 Ca²⁺과 Zn²⁺의 유입을 차단함으로써 신경세포 사멸을 방지 할 수 있음이 알려져있습니다. 또한, L-theanine은 AMPA 수용체의 활성 조절을 통해 흥분독성을 완화하고, 신경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L-theanine의 또 다른 중요한 작용 기전은 산화 스트레스 조절입니다. TBI 후 신경세포 내 활성산소종(ROS)이 증가하면서 산화적 손상이 가속화되는데, L-theanine은 glutathione의 합성을 촉진하여 이러한 손상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Glutathione은 강력한 항산화제로, 세포 내 ROS를 제거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L-theanine은 glutathione 합성의 전구체로 작용하며, 이를 통해 TBI로 인한 신경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해마의 신경 기능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를 보입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L-theanine이 TBI 후 증가하는 아연(Zn²⁺) 독성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하였습니다. 아연은 정상적인 신경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금속이온 이지만, TBI가 발생하면 시냅스전 신경세포 종말에서 과도한 유리 아연(free zinc)이 방출되어 시냅스후 신경세포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억과 관련된 해마에서 이러한 손상이 두드러지며 장기 기억 형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 L-theanine 섭취로 glutathione 합성이 증가하면 유리 아연이 결합되어 아연독성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 보호 효과가 강화되며, 인지 능력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음이 알려져있습니다.

 저희 생리학교실 연구실은 지난 30여 년간 TBI 후 발생하는 신경세포 손상과 아연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왔으며, TBI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방출된 아연의 방출 및 축적이 신경세포 사멸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습니다. 이후 다양한 후속 연구를 통해 아연의 항상성 조절이 신경세포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 연구에서는 아캄프로세이트(acamprosate)가 시냅스 내 glutamate 및 아연 농도를 조절하여 TBI로 인한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할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하였으며, 이는 아연 조절 기반 치료가 향후 TBI 치료 전략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L-theanine은 녹차와 홍차 등에 함유된 천연 아미노산으로, 특히 녹차(100mL당 약 620mg)에 높은 함량을 보입니다. 본 연구팀은 녹차 및 L-theanine 보충제가 아연 독성으로 인한 신경세포 손상을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추가 연구를 통해 L-theanine을 활용한 치료법이 TBI 환자 치료 과정에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TBI를 비롯한 급성 뇌질환 연구는 신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L-theanine과 같은 천연 물질이 신경 보호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L-theanine은 단순히 신경세포의 손상을 막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산화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향후 TBI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클것으로 예상됩니다.

 L-theanine에 대한 연구는 외상성 뇌손상의 치료를 넘어, 신경 보호와 관련된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이러한 연구들은 부작용이 없는 천연 물질을 기반으로 한 신경 보호제 개발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에는 인문학을 전공하며 문학과 철학, 역사에 대한 학문적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점차 의학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에 따라 생명과학을 시작하게 되었고, 새로운 분야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점차 이론을 이해하고 실력을 쌓았습니다. 이후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에 입학하여 생리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외상성 뇌 손상을 유도하는 실험을 맡았고, 처음에는 동물 모델을 만들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실수와 실패도 많았지만, 반복적인 실험과 노력 끝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실험의 정확성, 꼼꼼함, 집중력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과학적 연구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 교실 Suh's Lab (서상원교수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뇌질환과 관련된 신경생리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뇌전증(Epilepsy),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TBI),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 저혈당증 (Hypoglycemia), 다발성경화증 (Multiple sclerosis) 등 다양한 뇌질환을 동물모델을 통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연(zinc)이 뇌질환에서 중요한 생리/병리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는 신경생리학적 관점에서 아연이 뇌세포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며, 뇌의 병리적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한림대학교 의학과 생리학 교실 Suh's Lab에서는 동물을 이용한 in vivo 실험을 통해 아연이 신경세포 손상, 염증 반응, 그리고 신경 회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연은 신경전달 물질의 조절, 이온 채널의 조절, 그리고 세포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저희는 이 물질이 뇌질환에서 과도하게 축적되거나 부족하게 되면 뇌 기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규명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동물모델을 활용하여 외상성 뇌손상(TBI), 뇌졸중 및 뇌전증을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아연의 변화를 추적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뇌질환의 병리학적 기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것이라 생각됩니다.

 서상원 교수님은 저희 연구실의 지도교수님으로,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의 교수이십니다. 교수님은 본교 의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후, 텍사스 주립대학교 (UTMB)에서 박사과정을 취득하시고, 2001년 부터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UCSF)에서 Postdoctoral 연구를 진행하셨으며, 이후 2009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U. of California, San Francisco, UCSF) 신경과에서 조교수로 활동셨습니다. 이후 모교인 한림대학교로 돌아오셔서 현재까지 많은 석사, 박사과정생들을 지도해오고 계십니다. 교수님은 지금까지 146편의 논문을 발표하셨으며, 특히 뇌질환과 아연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피 인용 지수는 12,000회를 상화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연구는 신경생리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경세포 손상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림대학교 의학과 생리학 교실 Suh's Lab는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적 협력과 학생들에게 실험을 통한 학문적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신경과학 분야의 최신 연구를 실험적으로 탐구하며, 그 과정에서 아연과 같은 신경생리/병리학적 인자의 역할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뇌질환의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 활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기초 연구가 뇌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초석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외상성 뇌손상(TBI)이나 허혈성 뇌졸중 및 뇌전증과 같은 뇌질환후에 발생하는 신경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치료법은 아직도 확실한 것이 없는 분야이며,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생리학적 기전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단순한 이론적 이해를 넘어, 실제 실험을 통해 뇌의 복잡한 기능을 직접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특히, 실험을 통해 아연(Zn²⁺)이 뇌질환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존에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신경생리학적 기전을 하나씩 규명해 나가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미세한 실험 기법 하나하나에도 익숙하지 않았지만, 반복적인 연구를 통해 점차 정확한 결과를 도출해 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을 때의 성취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동물 실험을 통해 외상성 뇌손상 모델을 직접 제작하고, 다양한 약물의 효과를 분석하면서 단순한 학문적 연구를 넘어 실제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연구를 하다 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많고, 실험이 실패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런 과정이 쌓이면서 점점 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가치와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신경과학 연구는 단순히 실험실 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뇌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보다 나은 치료법을 받을 수 있도록 기초 연구자로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제가 연구를 지속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연구를 통해 더 많은 기전을 밝혀내고, 궁극적으로 뇌질환 치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이나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은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입니다. 연구는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료 연구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실험 과정에서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기본 개념을 탄탄히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험 기술이나 최신 연구 동향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원리를 깊이 이해하고 접근하면 연구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끊임없는 배움의 자세와 도전 정신이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외상성 뇌손상(TBI)에서 아연(Zn²⁺)이 신경세포 손상과 염증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기전을 바탕으로, 아연 조절을 통해 신경 보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한, L-테아닌 (L-theanine)과 같은 천연 물질이 실제로 신경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더 구체적으로 연구하려 합니다. 단순한 기전 연구를 넘어서, 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확인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는 TBI뿐만 아니라 뇌전증(Epilepsy),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을 연구하며, 신경 손상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 새로운 기법을 밝혀 나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무엇보다도 가장 먼저 지도교수이신 서상원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이 분야에 발을 들였을 때, 저는 부족한 점이 많았고 새로운 학문을 따라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늘 따뜻한 격려와 날카로운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고,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덕분에 실험 기술뿐만 아니라 연구를 대하는 태도, 문제 해결 능력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최보영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실험을 수행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기술부터 세심한 부분까지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실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친절하게 지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실험실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실험이 잘 풀리지 않아 힘들 때마다 서로 격려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해 온 시간들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덕분에 힘든 과정도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인문학을 전공했던 제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도 묵묵히 지켜봐 주셨고, 힘들어할 때마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셨습니다. 부모님의 응원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