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바이러스나 세균 등 병원균이 숙주에 침입하면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염증반응이 일어나는데, 염증반응은 병원균에 존재하는 인자 (pathogen-associated molecular patter, PAMP)를 숙주 내 선천성 면역 수용체 (pattern recognition receptor, PRR)가 인식하여 개시되게 됩니다. 이 때, 숙주 세포는 PAMP 등을 인지하여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danger-associated molecular pattern (DAMP) 등 다양한 세포 내 분자들을 분비하는데, 과도한 DAMP의 분비는 주변 세포의 pyroptosis와 같은 세포사멸 등을 유발하여 패혈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염증반응을 증가시키는 DAMP에는 high mobility group box 1 (HMGB1), S100, thioredoxin, preoxiredoxin, inter lukin(IL)-1α, IL-1β, ATP, uric acid, mitochondiral DNA 등이 있으며, 그 중 HMGB1은 대부분의 세포에 매우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고, 세포핵에 존재하면서 nucleosome을 안정화 시키고, 전사, 번역, 재조합 등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병원균의 침입 등 다양한 자극이 오면 HMGB1은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되어 세포 밖으로 active secretion 되거나, 세포사멸 등에 의해 passively release 됩니다. 이러한 HMGB1은 3개의 cysteine residue (Cys23, Cys45, Cys106)를 포함하고 있는데, Cys23-Cys45의 intramolecular disulfide bond가 형성이 되고 Cys106은 free thiol을 유지하고 있을 때 (Ds-HMGB1) DAMP로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선행연구를 통하여, 세포 내 mild한 활성화산소가 발생을 하면 Ds-HMGB1이 형성이 되지만, massive한 조건에서는 세포 핵 내 HMGB1이 Cys106-Cys106 매개로 한 intermolecular disulfide bond를 형성하여 homo-dimerization 되고 (Di-HMGB1), Di-HMGB1은 산화스트레스에 의한 DNA damage를 보호하여 세포 생존을 유지시켜 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 한, LPS를 복강내 주입한 마우스의 혈액에 Di-HMGB1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Redox Biology; PMID 33461096).
본 연구를 통해 마우스 혈액에 존재하고 있는, 세포 밖으로 분비된 Di-HMGB1이 염증 반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먼저, 세포 밖 HMGB1은 PAMP에 해당하는 Gram-negative 박테리아의 lipopolysaccharide (LPS)나 Gram-positive 박테리아의 lipoteichoic aicd (LTA)와 결합을 하면 self-association 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박테리아의 침입은 숙주 내 활성화산소를 증가시키는데, LPS나 LTA와의 결합으로 유도된 HMGB1 self-association은 활성화산소에 의해 Cys106-Cys106을 매개로 한 intermolecular disulfide bond를 형성하여, 결합이 강력하게 유지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ingle-molecular pull-down assay를 통하여 HMGB1 dimerization은 antiparallel orientation으로 결합함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세포 내 monomer form의 HMGB1이 세포 밖으로 분비되어, LPS나 LTA를 만나게 되면 활성화산소에 의해 dimerization 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Dimer form의 HMGB1은 monomer form에 비해 염증반응을 유도하는 수용체인 Toll-like receptor (TLR)-4나 TLR-2와 매우 강하게 결합함을 surface plasmon resonance (SPR) assay,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ELISA), immunoprecipitation 등과 같은 방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면역세포를 이용하여 HMGB1 dimer form에 의한 염증반응 정도를 NF-κB signaling 활성화 정도를 통해 확인해 보았는데, dimer form의 HMGB1은 monomer form에 비해 NF-κB의 p65 subunit의 phosphorylation을 강하게 증가시켰으며, TNF-α 분비도 증가시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선행 연구를 통해 HMGB1이 LPS나 LTA를 각각의 수용체인 TLR4나 TLR2에 전달하여 염증반응을 증가시킴을 확인한 바가 있는데 (Journal of Immunology; PMID 18354232, Eeuropean Journal of Immunology; PMID 25660311), 이러한 효과 역시 dimerization된 HMGB1이 monomer form에 비해 효과적으로 증가시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HMGB1은 세포 핵에서 nucleosome을 안정화시키고, DNA에 결합하여 전사 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었으나, 패혈증을 유발한 마우스 실험을 통해 패혈증 중개 인자로의 가능성이 확인되었고, 이 후 패혈증 치료 표적 분자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만성염증 질환에서도 HMGB1이 중요하게 관여됨이 확인되어 염증질환에서의 치료 표적으로도 활발히 연구가 되고 있습니다. 패혈증을 비롯한 다양한 염증질환 등은 과도한 염증반응이 원인으로 작용되기에, 본 연구를 통해 밝힌 HMGB1 dimerization에 의해 유발되는 과도한 염증반응의 조절은 패혈증을 비롯한 다양한 염증성 질병 치료로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연세대학교 미생물학교실은 “감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만들자”라는 슬로건 아래 9분의 교수님과 1명의 기초-임상 중개연구조교수, 4명의 연구강사, 5명의 조교, 9명의 연구교수, 6명의 박사후 연구원, 60명의 전일제 대학원생, 14명의 연구원 및 직원으로 총 108명의 연구진이 세균학, 바이러스학, 면역학, 백신개발 등의 연구를 창의적이며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감염학과 면역학 연구는 기초의학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분야로, 저희 [미생물학 교실]은 의학미생물학, 면역학에 관련된 연구와 교육 등의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교실의 연구 능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논문으로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IF 96.3, PMID 23075177), Nature Materials (IF 37.2, PMID 23042417), Immunity (IF 25.5, PMID 36243007) 등이 있습니다. 연구분야로는 1) 세균학 분야의 경우 세계적인 결핵연구센터 및 장내세균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장내 미생물군총과 면역시스템과와 역학관계 및 장내 병원성 미생물 감염 기전 등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2) 바이러스학 분야의 경우는 생체방어연구센터 및 면역백신기반기술 연구센터 등과 함께 국가 재난형 전염병 위기대응 연구, microneedle을 사용한 질병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각종 바이러스 감염 기전, 바이러스에 유래 종양화 기전 등에 대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3) 면역학 분야는 교실내 면역질환연구소 설립을 통하여 선천면역을 비롯한 적응면역 분야까지 모든 분야의 면역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염증으로 비롯한 염증성 질환, 대사성 질환, 퇴행성 뇌신경질환, 항암면역 치료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몸 담고 있는 실험실(신전수교수)은 병원균 침입에 대해 대응하기 위한 선천멱역 기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DAMP 분자 HMGB1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암 발생과정에서의 면역작용과 세포노화와의 연관관계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연구 내용으로는 1) 세포사멸 기전 연구 및 제어를 통한 염증 관련 질환의 치료, 2) 위험신호분자 HMGB1의 세포 내외 기능과 질병병인관계 구명, 3) 세포사멸조절을 기반으로 염증 및 종양미세환경 조절을 통한 암 치료, 4) 면역관문분자와 세포노화와의 관계 연구, 5) SARS-CoV-2 감염에 의한 위험신호분자 분비와 숙주-바이러스 관련성 연구 등이 있습니다.
우리 교실은 세브란스가 세워지고 당시 선교사로 와 있던 밀즈 (R.G. Mills)와 스코필드 (F.W. Scofileld, 한국명 석호필) 등에 의해 1911년부터 미생물학과목 (세균학)에 대한 강의 기록으로부터 그 뿌리를 찾아 볼 수 있으며, 항산균학 (나균, 결핵균, 비결핵항산균 등)과 이에 대한 면역 반응 연구의 큰 흐름으로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유서 깊은 교실입니다. 세균학, 바이러스학, 면역학은 다양한 질환의 원인 및 결과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세브란스 병원에서 진료하는 다양한 진료과의 임상 교수님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임상으로의 적용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3년 완공된 세계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최첨단 연구시설인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교실의 여러 교수님들이 다양한 진료과의 임상 교수님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환우 치료를 위해 질환의 병인 기전을 밝히는 연구 등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교실 내에는 바이오 벤처회사를 설립하여 운영도 하고 있어 기초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응용학문으로의 접근도 용이합니다. 감염 및 면역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유능한 교수님과 세계적인 연구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는 유서 깊은 연세대학교 미생물학교실로 지원하여서, 희망찬 미래로 도약하시기 바랍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석사학위 과정에서는 주로 박테리아를 재료로 하여 연구를 하였고, 박사학위 과정에서는 식물을 주재료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박사학위 과정 동안 많은 고민들이 있었었고, 새로운 뜻이 생겨 박사 후에는 mammalian cell을 기반으로 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낯설고 예민한 세포를 다룬다는 게 제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박테리아나 식물처럼 원하면 언제든 실험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많은 양의 세포를 유지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으며, 실험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점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또한, 제가 연구하는 면역학 분야는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는 분야이기에 새롭고 참신한 주제를 찾기가 쉽지 않았을 뿐더러, 새로운 발견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검증의 대상이 되었기에 잘못된 정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자체 검증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연구 초반에는 내가 왜 잘하는 연구를 버리고 이 험지로 들어와 고생을 하고 있을까? 란 의문도 많았습니다만, 세포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14년 정도 해 오다 보니 지금은 무엇보다 친숙하고 익숙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오랜 시간 견뎌냈던 게 고민하고 힘들어 했던 많은 것들을 해결해 준 것 같습니다. 지금은 다른 무엇보다도 제가 하고 싶었던 인류 건강 증진에 일조를 하고 있음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면역학은 각종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병 뿐만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제1형 당뇨병 등 자가면역에 의한 질환과도 관련되어 있으며, 암세포 증식에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면역학의 이해 없이는 각종 질병의 원인을 밝혀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부해야 할 양도 방대하고 풀어야 할 과제 또한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난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거 자체가 질병 해결의 단초를 제공하는 매우 의미 있는 학문입니다. 인류의 건강한 삶에 일조를 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면역학에 과감하게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새로운 도전은 두렵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포기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속해있는 조직에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훌륭하고 성숙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존재를 믿고 과감히 도전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수호천사가 되어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등불이 되어 줄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지금까지 쌓아온 여러 기초적인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인류의 건강과 복지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연구들을 하고 싶습니다. 밀레니엄 시대의 개막과 함께 2000년 처음 본격적으로 파이펫을 잡은 이후 24년간 수많은 연구들을 수행해 왔습니다. 저의 첫 연구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명체 혹은 물질 등에서 생명공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천연 신소재를 찾아내는 연구였으며, 실제로 메탄 산화 세균으로부터 기존 발표와는 다른 새로운 topoisomerase를 분리하여 Archives of Biochemistry and Biophysics 학술지에 제 인생 최초의 논문을 출간하였습니다. 이후, 당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ADP-glucose pyrophophorylase 연구를 통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인류의 식량난 해결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길 희망하였으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성과를 Plant Physiology 등 다수의 논문에 투고하기도 했습니다. 호기심에서 비롯된 연구의 근본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찾던 중, 인류의 지상 최대 목표는 결국 건강하게 오래 사는 데에 있지 않을까?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으며, 모든 질병의 원인과 결과는 면역반응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면역학 공부를 위해 2010년부터 연세대학교 미생물학교실에 조인하였으며, 이후 염증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HMGB1에 대해 알게 되었고, HMGB1의 분비 기전에 관한 연구, 분비된 HMGB1의 염증 작용 기전, HMGB1이 세포 사멸에 미치는 영향 등 많은 연구들을 수행하였고, 이를 Autophagy, Redox Biology 등 다수의 논문에 투고하였습니다. 지금까지의 HMGB1에 대한 연구들은 HMGB1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이고,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연구들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렇게 획득한 지식과 정보들을 바탕으로 염증 원인을 제거하는 신물질을 개발하거나 찾아내어, 염증 치료에 직접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인류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현재까지 많은 성과를 달성하고 지금의 좋은 논문에 투고할 수 있었던 건, 실험실의 다양한 조언과 협력, 그리고 실험실의 분위기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이 논문에는 실험실에서 함께 생활하며 수고해 주신 여러 학생 및 연구원들의 노력이 더 많이 녹아 있습니다. 논문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함께 애써 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늘 저에게 기쁨이 되어주고 삶의 희망의 되어주는 가족 및 지인들이 있었기에 즐기는 마음으로 연구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HMGB1
#Inflammation
#Reactive Oxygen Spe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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