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현재 피부과학(dermatology)과 유전체학(genomics) 분야에서는 태아 발달 시 피부 세포의 이동 경로를 나타내는 블라쉬코 선(Blaschko’s lines)을 기반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피부 질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프레드 블라쉬코(Alfred Blaschko)가 1901년에 처음 기술한 이 선은 일부 선형 피부질환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며, 특히 lichen striatus (LS)와 같은 질환에서 그 특징이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LS는 주로 5세에서 15세 사이의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자가제한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일반적으로 몇 주간의 발진 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LS의 치료에 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일부 환자에서는 염증 후 저색소증(post inflammation hypopigmentation, PIHypo)이 장기간 지속되어 임상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모자이시즘(mosaicism)은 배아 발생 과정 중 또는 그 이후에 발생한 체세포 변이(somatic variants)를 의미하며, 피부에서 다양한 패턴으로 관찰됩니다. LS의 경우, 선천적으로 발생한 모자이시즘이 후천적 요인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고 면역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변이가 발생한 세포가 제거된다는 가설을 본 연구에서 제시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전장 유전체 시퀀싱(whole genome sequencing, WGS) 기술을 활용하여 LS 환자의 병변 조직 내 체세포 변이를 분석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LS 병변 내 코딩 영역(coding region)의 단일염기 변이(single-nucleotide variants, SNVs) 수가 질환 진행 기간에 따라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는 면역 반응에 의해 변이된 세포들이 점진적으로 제거되는 자연 치유 메커니즘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염증 후 저색소증의 유무에 따라 LS 환자를 분류한 결과 염증 후 저색소증 그룹에서 코딩 영역의 체세포 변이 수가 유의미하게 적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각질세포(keratinocytes)와 멜라닌세포(melanocytes) 간에 체세포 변이 발생 빈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각질세포는 여러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나 연쇄적인 변이가 발생하여 변이 수가 증가하는 반면, 멜라닌세포는 기저층(basal layer)에 존재하며 세포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염증 후 저색소증 그룹에서는 변이가 주로 멜라닌세포에 국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LS와 관련된 연구는 시퀀싱 기술과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질환 진행 및 치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유전체 변화를 더욱 정밀하게 규명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피부과학, 유전체학, 면역학(immunology)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 연구가 강화됨에 따라 LS뿐만 아니라 다른 선형 피부질환의 발병 기전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LS의 자연 치유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임상 현장에서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속해 있는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김윤학 교수님 연구실은 다학제(multidisciplinary) 융합 연구를 통해 인간 질환의 근본 원리를 규명하고 혁신적인 진단 및 치료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데 앞장서는 연구실입니다. 최신 멀티오믹스(multi-omics) 기법을 중심으로 전장 유전체 시퀀싱(whole-genome sequencing), 단일 세포 전사체학(single-cell transcriptomics), 공간 전사체학(spatial transcriptomics), 유전체학(genomics), 후성유전체학(epigenomics), 메타지노믹스(metagenomics) 및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을 접목하여 복잡한 질환의 병인 기전을 면밀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핵심 방향 중 하나는 면역계(immune system)가 질환의 발병, 진행, 그리고 회복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김윤학 교수님 연구팀은 Wet lab과 Dry lab 연구진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환경에서 세포 실험, 동물 모델 연구, 그리고 환자 검체 분석 등 다양한 접근법을 활용하여 후보 표적 물질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검증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연구팀과의 협업을 통해 최신 기술과 분석 도구를 활용한 데이터 해석 및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질병의 초기 단계부터 진행 및 치유 과정까지 전 과정을 정밀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맞춤형 치료 전략과 새로운 진단 지표 개발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을 결합하여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도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국내외 학계 및 산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간 질환의 근본 원인 규명과 임상적 응용을 위한 혁신적 연구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시작한 초기부터 저는 Bioinformatics 분야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유망함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최신 기술과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인간 질환이라는 복잡한 퍼즐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은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모험과도 같았습니다. 매일 새로운 도전이 주어지고, 그 도전을 극복하며 얻는 성취감은 연구자로서 큰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접근한 결과 뜻밖의 해결책을 찾아낸 기억이 있습니다. 그 순간, 어려움을 극복한 기쁨과 함께 제 연구 여정이 한층 더 값진 경험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daily planner를 활용하여 연구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관리해 왔습니다. 이러한 계획적인 접근 덕분에 각 프로젝트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진행 상황을 세밀하게 점검할 수 있었으며, 연구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습니다. 여러 프로젝트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때마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저에게 큰 도움이 되어, 복잡한 연구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꾸준히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도 교수님이신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김윤학 교수님께서 독립적인 연구자로서의 미래를 향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항상 제시해 주셨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으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며 Bioinformatics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이루어 나가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연구자로서의 여정은 언제나 쉽지만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보람과 성취감은 저에게 큰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처음 Bioinformatics 분야에 발을 들였을 때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반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 정신 덕분에, 지금은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Bioinformatics는 최신 기술과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인간 질환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해명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매우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이 분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생명정보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기존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데이터 기반의 연구는 예측 불가능한 문제들을 해결할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은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이와 같은 장점들은 연구 과정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며, 직접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학문적 발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도전과 성취를 통해 즐거움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최근 시퀀싱 기술과 인공지능(AI)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혁신적인 연구 개념과 접근법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최신 기술들을 새롭게 진행될 프로젝트들에 적극 도입하여,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어내는 연구 방법을 확립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독립적인 연구자로서의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며, 학문적 발전은 물론 실제 임상 응용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전하고 연구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지도교수님이신 김윤학 교수님께서 아낌없는 조언과 따뜻한 지도 덕분에 올바른 방향으로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함께 연구를 진행한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의 고현창 교수님, 신기혁 교수님, 그리고 이병혁 선생님께서 연구에 큰 힘이 되어 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저를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사랑하는 가족, 늘 함께해주는 친구, 그리고 연구실에서 큰 힘이 되어주시는 동료 연구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whole-genome sequencing
# Blaschko lines
# lichen stria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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