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류마티스 관절염(RA)에서 관절을 둘러싼 활막 조직을 구성하는 활막세포(FLS)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osteoclasts) 간의 상호작용이 질병을 악화시키는 핵심 기전임을 규명하고, 이를 조절할 새로운 치료적 접근을 제안한 연구입니다. 뼈가 파괴될 때 방출되는 칼슘(Ca²⁺)이 활막세포를 자극하여 염증을 촉진하고, 다시 파골세포를 활성화하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된다는 점을 새롭게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포 내 산성도를 조절하는 이온 수송체 (NBCn1, sodium-bicarbonate cotransporter 1)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활막세포의 이동성과 공격성을 증가시키고, 파골세포의 뼈 흡수 작용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NBCn1을 억제하는 약물(S0859)을 사용한 결과, RA 동물 모델에서 관절 염증과 뼈 손실이 현저히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하였습니다. NBCn1은 RA에서 활막세포와 파골세포의 활성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를 억제하면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칼슘 신호 전달을 차단하여 RA의 진행을 늦출 수 있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보완하고,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RA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RA뿐만 아니라 골다공증,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뼈와 관절 관련 질환에도 적용될 가능성 이 있어, 향후 연구와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연구가 될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최첨단 장비와 실험동물센터를 갖춘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내 홍정희 교수님 연구실(이온채널 생리학 실험실)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연구실은 세포막 이온 수송체의 조절 기전과 질병과의 연관성을 연구하며, 자가면역 및 염증성 질환의 생리학적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 전략을 개발합니다. 특히, 세포 내 칼슘 신호전달과 이온 수송체 단백질 조절을 통해 난치성 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탐구하며, 관절 변형 및 피부건선 질환 치료 효과 증진을 위한 연구도 수행합니다. 또한, 세포 간 신호전달 기전과 약물의 생리학적 기능을 연구하고 있으며, 홍정희 교수님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 1인당 연평균 2편 이상의 국제 학술지 논문을 발표하는 등 생명과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view/physiologylab/main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평소에는 실험 결과를 정리하고 주간 보고서(PPT)로 공유하는 것이 가장 큰 성취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람을 느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논문이 출판되면서, 그 성취감이 더욱 크고 특별하다는 것을 연구가 단순히 실험실 내부에서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인정받고, 더 나아가 향후 연구와 치료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되니, 연구자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비전공자로 그리고 육아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위를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불가능도 가능으로 생각할 수 있는 용기를 냈던 건 3년 동안 실험보조일을 하며 보아온 홍정희 교수님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깊은 통찰력, 그리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그 과정들을 통해 교수님의 학생으로서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고, 큰 결심 끝에 학위 과정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교수님께서 저만의 속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준 덕분에 가능했고, 좋은 성과도 낼 수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십 년 만에 다시 학위를 시작하면서, 조금 더 일찍 도전했다면 어땠을까, 홍정희 교수님 같은 스승을 그때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지금 선택의 기로에 놓여 도전하고 싶지만 두려움이 앞선다면, 먼저 그 환경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연구실 인턴, 실험보조 등 경험을 통한 현명한 선택을 늦지 않게 할 수 있기를, 훌륭한 지도 교수님을 만나 큰 성장을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RA)에서 칼슘과 사이토카인 피드백 루프 및 NBCn1의 역할을 밝혔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많은 질문들이 남아 있습니다. NBCn1 억제 전략이 다른 염증성 질환이나 자가면역 질환에서도 효과가 있는지, RA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연관될 수 있는 추가적인 기전이 있는지 등을 더 깊이 연구하고 싶습니다. 또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신호 전달 경로나 다른 이온 수송체가 RA 병리 과정에 미치는 영향 도 확인할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추가적인 기전을 검증하고, 치료 타깃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물 안 개구리를 세상으로 꺼내 도전할 수 있게 용기를 주고, 따뜻한 격려와 가르침으로 주말보다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제2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신 홍정희 교수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연구의 모든 시작과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신 신동민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구실에서 함께 고생한 나의 전우이자 훌륭한 연구자인 민정, 동운, 형재!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놀이터보다 연구실에 더 자주 와서 엄마를 기다려 주고, 공부하는 엄마가 멋있다고 응원해 주는 사랑하는 딸 라임이, 열심히 외조해 준 남편, 항상 힘이 되는 엄마, 아빠, 언니, 동생 덕분에 이 모든 순간이 가능했습니다. 가문의 영광으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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