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인터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의료영상의 발전으로 진단 과정에서 영상의 중요성이 매우 커짐에 따라 영상 검사 건수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영상의학과 의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영상 검사량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의료영상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여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병변 자동 탐지(detection), 인체 해부학 구조 분할(segmentation), 영상 기반 정량적 특성 추출(quantitative imaging feature extraction) 등이 고도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형 언어 모델(LLM)을 활용한 판독문 작성 보조까지 시도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연구는 GPT-4가 의료영상 판독문 오류를 교정하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를 대규모로 평가한 초기 사례 중 하나입니다. 실제 대규모 판독문에서 오류를 얼마나 정확하게 탐지·추론·교정하는지 객관적으로 비교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 결과, 숫자나 좌우 방향(laterality)처럼 사실적 정확성을 요구하는 오류를 GPT-4가 사람보다 빠르고 정밀하게 잡아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컨대 1만 건의 판독문에서 약 0.4% 정도 발생하는 laterality 오류를 탐지하는 데 있어, 기존 룰 기반 알고리즘 대비 8배 높은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다만 복잡도가 높은 증례의 경우 오류를 놓치거나, 오히려 정상 판독문을 오류로 간주하는 사례가 월등히 많았습니다. 이는 인간이 놓치기 쉬운 사실적 오류는 AI가 보완하고, 해석·추론이 필요한 복잡한 부분에서 사람이 더욱 집중하는 서로의 장점을 결합하여야 시너지가 생긴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또한 기술적인 관점에서, 프롬프트를 구체적으로 구성하면 민감도는 올라가지만 특이도가 낮아지는 결과가 뚜렷했으며, temperature parameter를 낮게 설정하고, false-positive 사례를 few-shot 예시로 프롬프트에 포함하면 정밀도가 향상되는 경향도 확인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영상의학에서 AI 도입은 피할 수 없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영상의학과 의사로서, AI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무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다만, 기술을 일방적으로 도입하기보다는 실제 임상 워크플로우에서 AI와 어떻게 상호 작용해야 업무 효율을 높이고 의사와 환자에게 안전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이번 연구가 그러한 협업 방식을 구체화하고, 미래 AI 활용 전략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작은 실마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제가 박사과정 학생으로 소속되어 있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의 Computational Medical Informatics (CMI) Lab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디지털 혁신 병원’을 지향하는 용인세브란스 병원에 자리하고 있으며, 의료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다양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윤덕용 교수님의 지도 아래 주로 전자의무기록, 심전도와 같은 생체신호, 혹은 흉부 X-선과 같은 의료영상 등을 다차원적으로 활용하여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 및 검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규모 언어 모델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GPT-4가 세상에 공개된 지 약 4개월쯤 지난 2023년 7월, 영상의학 분야 최대 학회인 RSNA에서 대규모 언어 모델 관련 초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가지 못했던 RSNA에 꼭 참여해보고 싶다는 작은 바람으로, 제 의과대학 동기이자 현재 병무청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군복무 중인 김동현 선생님과 함께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구연 발표로 채택되었을 때 무척 기뻤지만, 이후 논문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GPT-4의 특성상, 영상의학 분야에서 관련 선행 연구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매일 시행착오와 잦은 야근을 반복하며 새로운 분야와 방법론을 익혀야 했습니다. 김동현 선생님과 전화로 치열하게 토론하며, 서로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연구를 발전시켜 나간 덕분에 한 단계씩 전진할 수 있었습니다.
길었던 리비전 기간 동안 스트레스와 불안감도 컸지만, 돌이켜보면 그 시기야말로 코딩과 데이터 분석, 자연어 처리, 거대언어모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그리고 AI-human interaction 등 낯선 영역을 조금씩 익혀나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은 한 걸음씩 성장하는 제 모습을 확인할 때마다 보람을 느꼈고, 매번 막힐 때도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영상의학과 전공의 수련을 마친 뒤,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되어 기초의학교실에서 전일제 박사과정을 밟으며 군복무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의대나 전문의를 마치고 다시 기초연구 분야로 뛰어드는 사례가 흔치 않다 보니, 이런 진로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정보를 찾지 못하거나 혹은 관심이 있지만 망설이는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앞으로 의료 현장이 AI로 인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고, 조금은 두렵지만 동시에 설레는 마음으로 연구실에 합류했습니다. 인공지능의 의학적용을 연구하면서 이러한 변화의 선두주자로 성장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정말 의미 있는 일이 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아직 연구자로서는 신입이라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글을 읽고 궁금한 부분이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연락해 주신다면 제가 경험한 시행착오나 배움의 과정을 기꺼이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남은 박사 과정에서는 LLM과 의료영상을 접목한 인공지능 연구를 지속하며, 임상 현장에서 도움이 될 아이디어를 꾸준히 찾고 싶습니다. 박사 과정을 마친 뒤에도 병원으로 돌아가 영상의학과 의사와 환자분들께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융합 연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이번 연구를 이끌어 주신 윤덕용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연구뿐만 아니라 대학원 생활 전반에서 저를 이끌어 주시며, 학문적 성장뿐만 아니라 인간적 성장에도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또한, 연구를 기획부터 마무리까지 함께해 준 공동 1저자이자 오랜 친구인 동현이형에게도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통계분석 관련 문의를 드릴 때마다 친절히 도움을 주신 김재웅 선생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곁에서 응원해 주며 삶의 힘이자 기쁨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아내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시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논문이 출판된 뒤 사흘 만에 세상에 찾아온 제 아들에게도 건강하게 태어나 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사진. 공동 1저자 김동현 선생님과 함께 RSNA에서
등록일 202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