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는 면역계 이상으로 인해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입니다. SLE의 발병 전 단계에서는 항핵항체(ANA)가 존재하지만 임상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200여 개의 루푸스 관련 유전적 변이가 확인되었으나, 질병 발병 이전의 ANA 생성에 유전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건강한 대조군, 자가항체 양성자, 그리고 SLE 환자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유전체 연관 분석을 수행하여 루푸스 연관 유전적 위험 점수(SLE Polygenic Risk Score, SLE PRS)를 산출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SLE PRS가 높은 개인일수록 ANA의 존재 및 그 역가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추가로 진행한 경로 분석 (pathway analysis)에서는 T세포 및 B세포 수용체 신호 전달 및 그 하위 신호 전달(TCR 및 BCR signaling), 활성산소(ROS) 생성, 항원 제시(MHC presentation) 등을 포함한 총 9개의 주요 면역관련 경로가 SLE 발병 전 단계에서 ANA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저희는 이번에 루푸스 연관 유전적 위험 점수와 같은 분석 기법을 통해, 질병 발병 전 단계에서 자가항체 생성 위험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는 루푸스뿐만 아니라 다른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다발성 경화증 같은 자가면역질환의 조기 진단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에 밝혀진 주요 면역 경로 역시 인간의 면역 조절 과정에 있어 핵심 요소로서 초기 자가면역질환의 진행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향후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한양대학교 류마티스 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논문은 경희대학교 생물학과와 한양대학교 류마티스 연구원에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두 기관은 최첨단 유전체 분석 기술과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적합한 대형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특히 배상철 교수님이 이끄는 한양대학교 류마티스 연구원은 SLE를 비롯한 자가면역질환 연구 분야에서 국내외 협력을 통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저희는 고품질 및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대규모로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 분야에서 연구를 시작한 이후로 “인간은 왜 병들고 늙고 아프게 되는가?” 에 대한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질병이 시작되는 그 초기 과정에 대해 많은 호기심과 궁금증이 있었고,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관심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도전하였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SLE의 초기 전조 중 하나인 ANA 생성에 있어 유전적 요인의 중요한 역할을 밝혀냈다는 점입니다. 특히, 높은 PRS를 가진 자가항체 양성자 집단에서의 ANA 양성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연관성 결과는, 앞으로 질병 예방 및 조기 진단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번 연구처럼 질병에 초기과정에 있어서 어떤 요인이 궁극적으로 인간을 병들게 하는 지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처음 이 분야를 접한 때와 지금은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제는 조금 더 진보적인 태도를 가지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그런 시스템이 생긴 것 같아요. 생물정보학에서 기본적인 생물학을 아는 것도 분명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겠지만, AI를 통해서 더 많은 길이 열렸습니다. 단순한 빅데이터 분석을 넘어 AI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보시길 바랍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는 SLE의 복잡한 유전적 구조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가면역질환 초기 단계에서 유전적 요인을 조기에 파악함으로써, 향후 질병 전개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신 지도교수 김광우 교수님과 연구실의 채연, 준호, 아영, 찬영, 현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한양대학교 류마티스 연구원의 배상철 교수님, 이혜순 교수님, 방소영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원 진학에 도움을 주신 코아스템켐온의 김경숙 고문님, 이태용 연구소장님, 그리고 BI팀의 남재용 팀장님, 오정민, 개발1팀 박진경, 김지연 연구원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Bioinformatics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Polygenic Risk 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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