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나노자임’(Nanozyme)은 영문 합성어로, 나노 물질 기반의 효소 모사체(NANOmaterial-based enZYME mimetic)를 의미합니다. ‘나노자임’ 필드는 지난 약 20여년간 역동적인 확장을 함에, 이에 수반한 많은 연구 결과들을 만들어냈으며. 제가 나노자임을 처음 접하고 관련 연구를 시작한 2016년 당시에는 한국에서 나노자임 이란 단어 자체를 들어본 연구자 분들이 많이 드물었으나. 현재에는 화학 및 재료 분야에서 글로벌하게 각광받는, 떠오르는 나노 물질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2022년에는 국제 순수 응용 화학 연합(IUPAC) 에서 선정하는 Emerging technologies in Chemistry top 10 으로도 선정 되었습니다.
나노자임의 가장 큰 매력이자 강점으로는, 기존 효소의 fragile 한 부분들을 극복함에, 보다 안정화되며 확장된 효소 반응 기반의 응용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며. 이와 동시에 경우에따라 기존 효소를 능가하는 우수한 생촉매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존 효소보다 저렴한 값에 사용자에게 공급(제조 및 합성)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지금의 나노자임 연구의 뿌리로 여겨지는 논문(Gao et al., Nat. Nanotechnol, 2007) 부터 산화 철 나노입자 이다 보니. 나노자임 연구는 ‘무기물질 중심의 나노스케일 구조체’ 를 합성 및 제조하고, 그 생촉매적인 특성을 발견 및 확인 하는 것이 주를 이뤘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나노자임 필드에도 여러 기술 발전에 부응하여. 기존 나노입자 기반에서 발전된 새로운 형태, 최근에는 단원자 단위의 조효소 모사체(a.k.a Single-Atom Nanozyme, SAN) 등 여러 고도의 발전된 형태의 나노자임이 소개되었으며. 그것들을 이용한 여러 바이오 분야 응용연구가 지금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나노자임은, 특별히 무기물 기반의 나노자임은, 응용측면에서 많은 효용성이 있음을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이미 입증하였습니다. 허나 현실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면 무기물 기반 나노자임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짐을 알 수 있게 되는데.
1)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2) 복잡한 합성 과정 3) 특정 나노자임에 존재하는 금속의 독성으로 인한 문제들, 마지막으로 4) 사용 후 자연적으로 분해가 어려워. 추가적인 환경 오염 문제를 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 그 한계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최근 4-5 년 간 바이오 친화적인 유기물질을 이용. 보다 간소화된 합성 방법을 통하여 만든 ‘나노자임’ 을 소개하기 위한 연구자들의 여러 노력이 있었으며. 저 또한 이 시기에 가격이 저렴하고 자연 친화적인 ‘농업/식품 친화적인 고분자’ 및 여러 ‘유기 물질’ 로 만든 차세대 나노자임 개발 및 이를 이용한 농업/식품 응용 연구를 해왔습니다.
(앞서 서술한 유기물 기반 나노자임의 배경은 2024년에 낸 제 다른 한빛사 논문/Trends. Chem. 2024, 를 통해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링크: https://www.ibric.org/bric/hanbitsa/treatise.do?mode=treatise-view&id=94163&authorId=39186&pager.offset=0&pagerLimit=10&srAuthorId=39186&beforemode=author-treatise-list#!/list)
그간 제 나노자임 연구는, 금속 이온과 고분자의 작용기 간 배위결합을 이용한 bottom-up 스케일의 조효소 모사체 제조 방법(e.g., Fex-Ny sites), 그리고 입자 안정화에 기여하는 폴리머를 이용하여, 상온에서 균등한 사이즈의 고분자 기반 나노자임 합성 및 제조 방법 등. 여러 맞춤형 유기물 기반 나노자임 공정 방법 개발 하는 것에 집중하였으며. 이 모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적용하여 만든, 소위 ‘지속가능한’ 나노자임을 필드에 꾸준히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이번 한빛사에 소개된 연구는 저의 소위 시그니쳐 연구인 농업 친화적인, 유기복합체 기반 나노자임(Organic compound-based nanozyme, OC nanozyme)의 1.5세대 버전. OM nanozyme 이라고 이름 붙인 나노자임를 소개한 논문입니다. (현재 accepted 된 pre-proof 본이 공개되었으며, 인터뷰 게재 시점 약 일주일 이내에 완료된 최종본(Final version)이 온라인 공개 될 예정입니다.)
특별히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framework 의 deformation/degradation을 가능 하도록 설계한 OM 나노자임은, 여러 무기물 기반의 나노자임이 가진 고질적인 ‘비-지속가능한’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하였는데.
예를 들면, 무기물 기반 나노자임의 경우 간혹 독성이 존재하며. 또한 일반적인 환경에서 분해가 불가능하기에, 사용 이후 처리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반해.
OM 나노자임의 경우 빠른 시간안에(24시간) moderate 한 온도 조건에서(섭씨 46도, 일반 가정 내 환경에서도 도달 가능한 온도) 구조체 분해가 가능하며. OM 나노자임 자체가 농업/환경 친화적이며, 독성이 거의 없는 물질을 통해 합성 및 제조됨으로. 환경 오염과 생물에게 위험을 야기시키는 추후 가능성을 최소화함에, 그 ‘지속가능한’ 특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OM 나노자임을 효소의 기질 특이적-연쇄반응 기반, 비색진단 센서 플랫폼에 적용하여. 목표하는 농업 및 생물에 밀접한 케미칼/분자를 진단 하였으며. 분석 화학적인 측면에서, 최근 소개된 여러 나노자임 센서 대비 우수한 검출민감도 등. 여러 강점을 가짐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 바이오센서 분야에 유망한, 환자 맞춤형 진단 시스템(Point-of-Care, POC) 를 본 딴. 농업 기반 환경에서 이용가능한, 사용자 맞춤 생분자 센싱 시스템(Point-of-Use, POU)을 개발하여. 스마트폰 기반 Readout 과 종이 기반의 일회용 미세유체칩에, OM 나노자임 을 이용한 분자 센싱 시스템을 적용하여. 분광장비가 없는 연구실 외에 환경에서도, 목표한 독성이 있는 농업 케미칼/ 생분자를 진단하며 간접적인 정량 분석 또한 빠르게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으며. 농업을 위한 차세대 스마트 센서로서의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본 논문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일리노이 대학교 어배너 샴페인(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그레인져 공과 대학(The Grainger College of Engineering) 소속 농업 및 생물공학과(Department of Agricultural and Biological Engineering, ABE) 에서 수행하였습니다. 저희 ABE는 공대 내에 가장 오래된 학문 중 하나인 ‘농업공학’을 기반으로 여러 첨단 응용 연구들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으며. 이 중 학부생의 경우 공대 외에도 농업/소비자/환경과학 대학(College of Agricultural, Consumer, and Environmental Sciences, ACES) 소속으로 분류됨에 따라. 두 단과대학의 많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특별히 저희 학과는 지난 100여년간 전미 최고수준의 학부 및 대학원 프로그램(카테고리: 농업 혹은 생물공학 분야)을 운영하며, 그 학문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나노자임’ 테마 자체는 아직까지 화학/재료 카테고리의 신생 분야로 여겨지기에. 이를 단회성 응용 연구로 수행하신 연구자 분들 정말 많이 계시나. 나노자임(혹은 나노자임 개발) 중점으로 박사학위를 한 연구자 분들은 매우 드뭅니다. 또한 ‘농업/식품을 위한 나노과학’ 또한 최근 많은 연구자들의 진입이 시작 되었으나. 아직까지도 유명 생명과학/공학(예를 들면 신경과학, 암, 생체 재료 등) 및 재료/화공 분야(예를 들면, 이차전지 및 에너지) 에 비해 종사하는 연구자 수가 매우 적은, 희소한 분야 입니다. 아직까지는 대중적인 인식에, 첨단 재료 및 에너지 기술과 fancy 한 바이오 분야는 지속적으로 귀하게 여겨지지만. 농업 및 식품공학의 경우 정작 현실에 급선적으로 필요하여, 보다 학문적 advancement 를 요구 하는 필드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실력 있는 연구자분들이 새로 진입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무언가’ 가 있음을 저는 느낍니다.
저는 해외에서 체류하는 연구자 중, ‘유기나노물질 기반의 나노자임’ 및 ‘농업/식품을 위한 나노과학’ 을 동시에 연구하는 거의 유일한 한국인 과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의 박사 전공인 ‘농업 및 생물공학’ 분야, 혹은 ‘농림생태환경’ 키워드는. 오랜 시간 동안 ‘한빛사’ 에 등록된 논문을 쓰신 한국인 연구자 분들이 총 15 명도 안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연구테마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좋아하는 연구를 즐겁게 하고, 논문을 꾸준히 출판 할 수 있는 때를 보내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예전 나노자임 논문 성과(하이드로젤 기반 원시형태의 Single-Atom Nanozyme) 관련하여 2022년 실린 제 이전 한빛사 인터뷰 에서 설명 드렸듯이. 신생 분야를 열심히 하다 보니, 학문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참 ‘거친 과정’ 을 수 년 간 겪어오며 쉽지 않는 시간을 보냈었는데. 이제는 여러 곳을 다니며 talk을 할 때 마다, 제 나노자임 연구의 의미를 알아주시는 분들이 학계에 계심을 체감함에 매우 기쁘며, 또한 감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30-40 년은 더 연구를 할 텐데, 제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감에 따라 수행할, 그리고 접할 나노자임 연구들을 생각하면 기대가 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많은 collaboration 을 통해 보다 가치 있는 ‘큰’ 논문을 여러 (5-10명, 혹은 그 이상 등) 저자 분들과 함께 쓰는 것은, 연구 협업 능력과 학제간의 연구성과를 보여주는 대단히 훌륭한 결과물 입니다. 하지만 Non-PI 레벨의 연구자라면, 혹 기회가 된다면, 이러한 저자가 많은 논문을 쓰는 경험을 가짐과 동시에. 1저자인 본인과 PI 만 들어간, 소위 ‘독고다이’ 로 수행한 논문을 한 편 이상 쓰는 경험을 가지는 것이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스스로 생존해야 하는 미국에서의 대학원/그 이후 생활에서는 혼자서 연구 conceptualization 과 실험의 전 부분의 처음부터 끝, 그리고 논문 작성과 리비전 코멘트를 다는 모든 과정을. 부족하게라도 끝까지 스스로의 힘으로 수행한 경험을 빨리 가져보는 것이. 보다 성공적인 미국에서의 학위과정 및 이후의 연구에 큰 자양분이 된다고 제 스스로는 믿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인터뷰에서도 언급하였듯, 응용연구를 하는 사람이 기초과학 연구요소까지 트레이닝을 잘 받는다면, 보다 가치가 있고 재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금도 가지고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난 해 말에(2024년 12월) 에 박사 논문 최종 디펜스를 통과하여, 드디어 저도 ‘박사’ 가 되었습니다. 많은 축하를 해주신 여러 교수님들께 감사 드리고, 개인적으로도 참 감읍할 따름입니다.
미국에서의 대학원 생활 중 귀국하여 3년간의 전문연구요원 생활(IBS 및 서울대학교병원) 을 하고 미국에 돌아와 학위과정을 한 터라.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시간이 늦었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Postdoc’ 같은 마음가짐을 가진, 다소 빡빡한 박사과정 생활을 했었습니다. 앞으로는 이전보다는 살짝 더 마음의 여유를 더 가지며, 보다 깊이 있는 나노자임 연구를 계속 할 예정이며. 특별히 차세대 유기물 기반 나노자임을 통한 응용 연구 및 기초과학 연구(생물리적 특성) 또한 수행 할 예정입니다.
최근 제 박사 전공 관련 분야(예: 농업생물공학/식품공학 등)로 해외 faculty job market 에 나와 여러 과정을 진행하며 고군분투 하고 있기에. 가까운 시일 내에 PI 로서 자리를 잡게 되어, 보다 재미있는 나노자임 연구를 즐겁게 수행하는 것을 소원합니다. 그전까지는 2025년 2월부터는 미국에서 한시적으로 Postdoc 로 머물며, 한국과 미국에서 수행했던 제 예전 연구들 일부를 마무리 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는 2015년 9월에 우연한 기회로 처음 연구실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공백 없이 10여년간 아카데미아 환경에서 연구하며 꾸준히 성장 해 올 수 있음에 감사하며. 가천대학교를 비롯하여, 그간 제가 거쳐가며 풀타임으로 연구하며, 또 근무 했던 여러 기관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Harvard, MIT, 기초과학연구원 제 이전 PI 분들/지도해 주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미국에서 제가 좋아하는 주제인 유기물 기반 나노자임을 박사 학위 과정 동안 연구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시고, 자유롭게 연구 하며 뛰어 놀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를 해 주신 제 박사 지도 교수님, Mohammed Kamruzzaman 교수님께 감사 드리며. 학교 내 많은 연구스텝들, 그리고 저희 학과(ABE)에서 행복하게 연구 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지원을 해주신 Ronaldo Maghirang 학과장님께도 감사 말씀 드립니다.
외로운 해외생활을 하는 저를 위해 항상 많은 격려와 기도해 주신, 저희 가족. 엄마 아빠, 그리고 여동생에게 감사하며, 마지막으로 저를 ‘크리스찬 과학자’ 로 만들어 주시고, 제게 연구자로서의 비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의 새로운 나노자임 연구 결과물이 한빛사에 다시금 소개 되길 소원합니다. 감사합니다.
#Nanozyme
#Organic nanozyme
#Agricultural biosens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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