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논문과 인터뷰는 세 명의 공동 제1 저자들(안형준님, 유정민님, 류광민님)에 의해 같이 작성되었습니다.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안형준]
저희 연구실은 선행연구를 통하여 IPMK(Inositol polyphosphate multikinase) 효소가 전사 인자인 SRF(Serum response factor)의 전사 조절 가능성을 규명한 바 있습니다 (Kim, E. et al., PNAS 2013. 110(49):19938). 이의 후속 연구로 IPMK가 SRF를 조절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밝히고자 하였습니다. 첫 스텝부터 난관이었는데, 기존에 SRF의 전사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co-factor는 SRF와 complex를 이루는 것이 잘 관찰이 되는데, IPMK 효소는 분명 target gene의 발현을 높이는데도 complex를 형성하는 것이 제가 진행할 수 있는 실험 수준에서는 관찰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였으나, 힌트가 될 결과는 추가되었지만 IPMK가 어떻게 SRF 조절하는지를 확정적으로 말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습니다. 교수님과의 discussion 끝에 단분자 분석과 라이브 세포 이미징을 통해서 관찰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 분야의 전문가이신 이광록 교수님, 유정민 박사님께 공동연구를 요청드려 본 연구가 진행이 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In vitro에서 단백질을 labeling 하여 실시간 움직임을 PIFE, FRET 기술을 적용한 정밀 분석이 가능하였습니다. 또한 in vitro에서 규명한 것들이 실제 세포 내에서도 일어나는지를 확인하고자 조원기 교수님, 류광민 연구원님께 공동연구를 요청하게 되어 세포내 고해상도 실시간 이미징 분석까지 추진되었습니다.
[유정민]
저는 공동 연구에서 SRF와 SRE의 결합이 IPMK에 의해 어떻게 조절되는지를 단일 분자 수준에서 규명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DNA인 SRE에 형광물질을 부착하고 smPIFE (single-molecule protein induced fluorescence enhancement) 기법을 활용하여 IPMK가 SRF의 SRE 결합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고 분석했습니다. 이후 SRF에도 형광물질을 부착하여 smFRET (single-molecule 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 기법으로 앞선 가설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또한, SRF의 두 부분에 서로 다른 형광물질을 부착하여 IPMK와의 상호작용이 SRF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하며, 이러한 변화가 SRE에 대한 결합력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전사인자가 인산화효소와의 안정적인 복합체 형태가 아닌 비정형구조 (Intrinsic Disorder Regions, IDRs)를 통한 일시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결합력이 증가할 수 있음을 규명한 최초의 연구로, 학문적 의미가 큽니다. 특히, 여러 공동 연구자들과 협력하여 in vitro 실험뿐 아니라 실시간 세포 내 in vivo 연구까지 수행하며 결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오랜 연구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함께 해 주신 공동 연구자 안형준 박사님과 류광민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류광민]
이 연구는 제가 입학도 하기 전 인턴 때 처음 받았던 공동연구 프로젝트였습니다. 궁금해서 연구노트를 뒤져보니 첫 미팅이 2021년 2월이었네요. 연구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저희의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저도 전체 실험 세트를 전부 새로 진행하는 일도 있었구요. 저의 역할은 in vitro 실험들로 확인된, IPMK가 SRF의 DNA 결합에 미치는 영향을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단일 분자 수준의 이미징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in vitro 데이터들을 보았을 때는 공동연구자 분들이 얻은 데이터들이 너무 확고해서 어렵지 않은 일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날마다 상태가 조금씩 달라지는 세포주를 키우면서, 온갖 단백질들과 DNA가 가득 들어찬 핵 내에서 우리가 원하는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조건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조건을 찾아내 실험을 마무리하고 논문을 제출했지만, 리뷰에서는 데이터가 충분히 확고해 보이지 않는다는 코멘트를 받았습니다.
당시 저는 SRF를 과발현하는 세포주를 이용하여 실험을 진행하였고, 과발현된 SRF의 양은 원래 세포가 발현하는 단백질의 양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이처럼 과도하게 많은 단백질의 양이 IPMK의 유무가 SRF의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화학양론적으로 희석할 것이라는 생각에, 저희는 과발현 대신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세포가 원래 가지고 있는 SRF 단백질에 형광 추적이 가능한 태그를 다는 것으로 접근법을 바꿨습니다. 실험을 전부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막막했지만, 새로 제작한 세포주로 좋은 데이터를 얻은 후에는 저의 생각이 옳았다는 기분에 무척이나 뿌듯했습니다. 이같은 연구 과정에서, 실험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이 어떻게 노이즈를 뚫고 드러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느라 저보다 더 많은 고생을 해주신 안형준 박사님과 유정민 박사님께 감사하고 축하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몰랐던 새내기에게 좋은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또 인내해주신 모든 저자분들,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형준]
본 연구는 KAIST 김세윤 교수님의 지도하에 진행이 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노시톨 대사체와 그 합성경로의 enzyme들이 관여하는 신호 전달 경로를 규명하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분자적, 생화학적, 생리학적 수준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류광민]
저희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조원기 교수님이 지도하시는 분자 생체이미징(Molecular Bioimaging) 연구실은 초고해상도 이미징, 단일 분자 이미징 등을 비롯한 다양한 최신 형광 이미징 기법을 이용해 전사 조절, 스트레스 반응, 노화 등 세포 내의 다양한 기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최근에는 공간전사체(spatial transcriptomics)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안형준]
연구는 가설을 세우는 것부터 그 가설을 검증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그 과정조차 하나하나가 시행착오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을 헤쳐나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꼼꼼함과 세심함 그리고 꾸준함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 태도는 연구는 물론이고, 모든 일에 적용한다면 한 단계 나아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류광민]
본 연구에서처럼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험이나 분석을 직접 설계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때 큰 희열이 느껴집니다. 그 즐거움이 더 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게 하는 일차적인 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가 제가 공동1저자로 작성한 첫 실험논문이 되었는데, 처음에는 별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쳐 논문을 하나 냈다는 것이 굉장히 뿌듯하고 소중한 자산이라고 느껴집니다. 어디에 자랑하지도 않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한빛사를 보시고 축하해주셔서 참 감사하고 기쁘기도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안형준]
학위 과정을 진행하고 연구를 한다는 것은 아주 호흡이 긴 과정입니다. 따라서 과정에서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랜 노력을 들여도 결과 반드시 좋으리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멘탈이 무너지지 않게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휴식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길지 않은 시간이라도 꼭 취미를 만들어 휴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느꼈습니다. 리프레시 할 시간을 갖는 것이 결국 연구를 진행하며 힘든 시간에 자신을 잡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류광민]
저도 아직 평범한 박사과정생이라 대단히 할 말은 없네요. 다만 사고하고 탐구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동료들을 보면 큰 자극과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한 학위과정이 온전히 즐겁기는 힘들겠지만, 자신이 왜 과학을 하는지를 늘 상기하고 스스로에게 어떻게 동력을 부여할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안형준]
현재 저는 회사로 적을 옮겨 더 이상 연구를 진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위 과정을 진행하며 함양된 부분이 회사 업무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류광민]
저도 아직 평범한 박사과정생이라 대단히 할 말은 없네요. 다만 사고하고 탐구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동료들을 보면 큰 자극과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한 학위과정이 온전히 즐겁기는 힘들겠지만, 자신이 왜 과학을 하는지를 늘 상기하고 스스로에게 어떻게 동력을 부여할지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다른 일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일 크고, 이후에는 제가 하던 일들을 이제 조직이나 생명체 수준으로 확장시켜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안형준]
먼저 본 연구를 지도해주시고 박사 학위를 동안 저를 격려해주시고 이끌어주신 김세윤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공동연구를 진행하여 주신 이광록 교수님, 조원기 교수님, 유정민 박사님, 류광민 연구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대학원 생활을 잘 보낼 수 있게 힘이 되어준 누나, 친구, 동생들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제가 가고자하는 길을 믿어주고 응원해주신 부모님, 동생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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