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우리 몸은 하나의 세포로부터 탄생하고 성장하고 어른이 되고 노화되는 “다양한 발달”을 겪게 됩니다. 피부에서 콜라겐을 생성하는 섬유아세포는 노화가 되면 여러가지 자극을 줘도 시그널이 핵내로 잘 들어가지 않아 콜라겐 유전자의 전사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피부의 항노화 전략으로 주름제거 하고 진피 부피를 증가시키기 위한 다양한 화장품 소재들은 노화가 진행되는 피부에서 그리 뛰어난 효능을 보여주기가 상대적으로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세포가 노화되면서 점차 외부 시그널에 반응을 하지 못하게 되는 발달 생물학의 오래된 숙제에 대한 하나의 답변을 피부세포를 모델로 제안하였습니다. 세포내 소기관인 “골지체 노화”를 제시하고 그 원인으로 “아연 항상성 변화”를 발견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노화는 생체 분자들이 열역학 제2법칙을 따라 움직이는 필수 불가결한 비가역적 흐름이다”라는 주장에 실험적 증거를 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세포는 끊임없이 일정한 대사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세포내 물질들의 무질서도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 이번 연구에서 세포내 필수 미네랄인 “아연”의 무질서도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관, 조직, 세포, 그리고 세포내 각각의 단백질에 올바르게 존재해야 할 아연들이 노화가 진행되면서 어떤 곳들은 결핍되게 되고, 어떤 곳은 과잉되게 됩니다. 섬유아세포의 경우, 골지체를 구성하는 아연 결합 단백질들의 아연의 부적절한 배치가 진행되게 됩니다.
골지체 단백질들의 아연 결핍은, 골지체의 노화를 유발하게 됩니다. “골지체 노화”는 골지체에서 만들어내는 세포내 고속도로인 “골지미세소관” 구조를 점차 파괴하게 됩니다. 그 결과, 세포는 점차 다양한 외부 신호를 운반하는 자동차인 단백질들이 정상적인 위치로 이동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세포는 더 이상 말을 듣지 않게 되고, 각종 외부 시그널에 둔감해지게 되어, 다양한 노인성 질환의 빈도가 올라가고, 결국 죽음으로도 몰고가게 됩니다. 즉, “골지체 노화 제어”는 노인성 질환 예방 또는 건강 수명 연장, 새로운 항노화 피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골지체는 세포마다 다양합니다. 모양도 구성하는 단백질들도 이번 결과는 “피부세포”인 섬유아세포에 집중하였습니다. 즉, 피부 노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콜라겐을 만드는 섬유아세포에서 “골지체 노화”를 확인하였습니다. 다른 세포들에서 다른 표현형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세포의 골지체 노화가 추가 연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학교는 다양한 기기와 시설이 공유되어 연구에 최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신소재공학부 연성물질물리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연성물질의 미세구조와 거동”에 대한 정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땀방울 불안전 증발에 대한 체감온도 상승 원리”를 규명하였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피부와 관련된 피부모사체개발, 나노소재코팅 기술 개발, 피부세포노화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원병묵 교수님께서는 항상 전폭적 지지와 연구의 자율성을 보장해주시고 계십니다. 저는 이곳의 저명하신 교수님들과 박사님들께 연락드려 연구에 관한 조언과 논의를 부탁드리고 있는데 모두 친절히 응답해 주셔서 깊이 감사함을 느낍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박사후 연구원을 학교에서 하는 것이 꽤 재미있습니다. 학생들을 지도하고, 연구도 하고, 토론도 하고 즐거운 것 같습니다. 저는 제 연구에 호기심이 많이 가지려고 하며, 문제를 이해하고 파고드는 집중력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내심은 약간 부족한 편입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신이 나서 연구를 시작하지만 막상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시험에 들곤 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지도교수님들을 만나 연구자로서의 인내심을 배울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오늘의 좋은 결과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는 무엇보다 호기심이 많고 결과에 집중할 수 있으며 절망적인 순간에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좋은 연구는 좋은 결말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끝까지 인내하세요.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생활은 예상치 못한 다양한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때로 힘들겠지만, 힘을 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저는 석사과정 해양생물학을 공부하면서 “아연”의 중요성을 알았고, 당시 “세계아연생물학회”에서 뛰어난 연구 결과로 유명하셨던 빈범호 교수님 지도를 받기 위해 석사과정 동안 컨택을 지속적으로 하여 마침내 박사과정 진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학하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께서 한결같이 계속에서 박사 진학을 만류하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갑자기 실험실을 비워줘야 했습니다. 결국, 어렵게 진행중이던 실험이 완전히 중단되었습니다. 당시 교수님께서 교수실을 내어 주시면서 “더 이상 이곳에서 실험을 진행할 수 없을 것 같다. 내 능력이 안되어서 미안하다. 각자 살 길을 찾아보거라. 너희들은 지금 20~30년 전 기기를 가지고 실험을 해왔기에, 어디가도 훌륭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희망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시 좁은 교수실을 공유했던 7명의 학생들은 1년동안 하나 둘씩 살 길을 찾아 떠났습니다. 저는 지금의 은사이신 원병묵 교수님께서 흔쾌히 박사후 연구원 자리를 허락해 주셔서 연구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병묵 교수님께서는 모든 연구에 항상 긍정적 답변과 응원을 주셨습니다. 위기가 있으면 언젠가 행운도 옵니다. 저는 이곳의 우수한 시설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곳의 다양한 우수한 장비들을 손쉽게 사용하면서 인공피부모사체, 나노생체소재 연구와 더불어 골지체 연구에도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의 연구에 욕심이 많은데요. 하나는 비대칭노화이론으로 노화를 유전학적 관점이 아닌 물리적 관점에서 보는 연구입니다. 지금 절반쯤 진행한 상태인데 언제까지 더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여건이 허락되는 동안 계속 연구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양한 논문들을 정리하고 투고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때로 지루하고, 눈이 아프고, 손목이 아프지만 논문을 작성할 때 마다 너무나 큰 재미와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투고하여 심사 중이 인공피부모사체 개발 결과는 향후, K-화장품 연구 분야에 쓰일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기도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저에게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원병묵 교수님, 어려운 상황에서도 언제나 많은 도움을 주신 빈범호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골지체 연구로 독보적으로 저명하신, 카톨릭 대학교 김지윤 교수님과 김진영 박사님께서 연구부터 모든 면의 전폭적인 도움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주대 허효진 박사님과 차병선 박사님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끝까지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차병선 박사님은 어려운 상황속에서 끝까지 랩 구성원들 하나 하나를 세심히 챙기셨습니다. 박사님의 전폭적인 희생은 우리들에게는 크나큰 결과물들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항상 도움을 주신 조한태 박사님과 곽병문 박사님께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랩 구성원들 소영, 소민, 상훈, 레이, Marta 박사님, 김예슬 박사님, 오건 박사님, 도현이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외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다시금 깊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공동 제1저자 허효진 박사와 함께
#피부
# 아연
# 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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