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루게릭병과 전측두엽성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은 RNA 결합 단백질의 돌연변이나 손상된 RNA 대사 등을 특징으로 하며, 이러한 RNA 대사의 조절에는 RNA와 RNA 결합 단백질로 구성된 리보핵단백질 과립(RNP granules)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과립은 액체-액체 상분리 (Liquid-liquid phase separation, LLPS)를 통해 형성되며, RNA 대사의 다양한 조절 과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RNP granules 중 하나인 스트레스 응집체(Stress granules)는 산화 스트레스, 소포체 스트레스, 열 충격 등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세포가 비정상적인 단백질의 번역을 억제하기 위해 형성됩니다. 이는 mRNA, RNA 결합 단백질, 번역개시인자들이 일시적으로 모여 만들어지는 막이 없는 세포 내 구조입니다. 굉장히 다이내믹한 구조로서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스스로 풀려 본래 기능을 복구합니다.
스트레스 응집체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세포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제거되지 않고 장시간 지속되면 점차 단단한 구조로 변형됩니다. 이는 퇴행성 뇌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단백질 응집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스트레스 응집체의 정상적인 형성과 제거는 세포 항상성 유지에 매우 중요하며, 이와 관련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NS1-BP가 자가포식작용 관련 단백질인 p62의 유비퀴틴화 억제를 통해서 스트레스 응집체를 조절하는 기전을 규명하였습니다. 특히, 루게릭병 환자의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운동신경세포로 분화시켜 NS1-BP 단백질 감소와 스트레스 응집체 변화를 관찰하였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스트레스 응집체 조절을 통해 루게릭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초 연구로서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한남대학교 생명시스템과학과 이진아 교수님의 뇌질환연관분자질병 연구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본 연구실은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해 루게릭병, 전측두엽성 치매, 헌팅턴병 등 퇴행성 뇌질환뿐만 아니라 조현병, 자폐 스펙트럼 장애, 희귀한 질환인 코헨신드롬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뇌질환과 자가포식작용 간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경북대학교 장덕진 교수님 연구실과의 협업을 통하여 자가포식작용 연구를 위한 새로운 도구를 개발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논문을 발표하며 연구 성과를 축적해왔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운이 좋게도 학위 과정을 하면서 국내와 해외 학회에서 발표할 기회가 꽤 있었습니다. 작은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데이터 하나하나가 모여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많은 청중들 앞에서 발표하는 순간은 굉장히 긴장되면서도 뿌듯하고 즐거움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를 얻기까지의 과정은 마냥 재미있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연구를 하며 수많은 고민과 걱정에 직면했고, 때로는 좌절감도 느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생각해보자!”, “다시 실험해보자!”라는 주문을 스스로에게 되뇌며 다시 일어섰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여정은 이러한 반복의 연속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결국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연구를 처음 시작했던 때가 떠오릅니다. 선배 연구의 연장선에서 시작된 연구였고 저만의 프로젝트가 생겼다는 설렘과 흥미로움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반에는 테크니컬 이슈로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연구 중반에도 잘 풀리지 않아 수없이 고민했지만, 결국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며 나아갔고 약 8년만에 이 논문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고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나 자신과 내 연구를 믿는다면 언젠가 그 결실을 마주할 날이 올 것임을 마음에 새기셨으면 좋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박사 졸업 이후 1년 반 전에 미국으로 건너와 포스닥 연구원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석∙박사과정 동안 자가포식작용 연구를 진행하며 라이소좀이라는 세포 내 소기관의 중요성에 대해서 깊이 깨닫게 되었고, 현재는 알츠하이머병에서 라이소좀 결함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진행 중인 연구도 좋은 논문에 게재되어 다시 한번 한빛사에 소개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본 연구 수행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너무나 부족했던 저를 박사 졸업까지 훌륭하게 지도해주신 이진아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매번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시던 장덕진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박사과정 동안 옆에서 힘이 되어주고 많은 도움을 주었던 제 사랑하는 후배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Stress granules
#Autophagy
#Neurodegenerative diseases
관련 링크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