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EpCAM(Epithelial Cell Adhesion Molecule)은 상피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막단백질로, 주로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 상피 유래 암세포에서 과발현됩니다. 이 단백질은 암세포의 성장, 이동, 침습, 전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항암 백신 및 표적 치료제 개발의 주요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항체 중 IgA와 IgM은 점막 면역과 초기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항체로, IgA는 이량체(Dimer), IgM은 오량체(Pentamer) 또는 육량체(Hexamer) 형태로 존재합니다.
식물 기반 단백질 발현 시스템은 형질전환(Transgenic expression) 방식과 일시적 발현(Transient expression) 방식으로 나뉘며,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 바이오 의약품 생산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대규모 재배가 가능하고, 인간 병원체에 의한 오염 위험이 없어 안전한 생산이 가능하며, 특히 형질전환 식물체는 종자 형태로 보관할 수 있어, 단백질의 생물학적 활성을 유지한 채 냉장 보관 없이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형질전환 담배 식물(Nicotiana tabacum)을 활용하여, 암 백신 후보 물질인 EpCAM을 다양한 항체 IgG, IgA, IgM Fc 도메인과 융합하여 암 백신의 효능을 강화할 수 있는 단백질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특히, Fc 도메인에 C-말단 ER 보유 모티프(KDEL)를 추가하여 고만노스(High mannose) 당구조를 가진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EpCAM-Fc 및 EpCAM-FcK 단백질을 식물 시스템에서 성공적으로 발현시켰습니다. 또한, EpCAM-Fc(FcK) 단백질을 발현하는 식물과 J-chain(Joining chain)을 발현하는 식물을 교배하여, EpCAM-IgA Fc 및 IgM 유사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실험 결과, KDEL 모티프를 가진 단백질은 높은 발현 수준과 강력한 결합 활성을 보였으며, 특히 EpCAM-IgM-FcK J-chain 융합 단백질이 가장 강력한 항원-항체 결합 활성을 나타냈습니다. 마우스를 이용한 면역 반응 분석에서, EpCAM-Fc 융합 단백질이 CD8+ 세포독성 T 세포, CD4+ 보조 T 세포 및 B 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특히 EpCAM-IgM-FcK J-chain 융합 단백질은 항원제시세포(Antigen presenting cell)인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를 활성화하여 면역 반응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백신화된 마우스에서 생성된 anti-EpCAM 항체는 인간 전립선암 세포주인 PC-3와 대장암 세포주인 SW620을 효과적으로 포획하였으며, 암세포의 증식, 이동 및 침습을 억제하고 암 진행과 관련된 다양한 분자 마커의 발현을 조절하는 효과를 입증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식물을 활용한 백신 생산이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경제적이고 신속한 대량 생산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닙니다. 이 기술은 암 백신뿐만 아니라 전염병 예방 백신 개발에도 폭넓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며, 더 나아가 암 치료제와 면역 증강제 개발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초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는 오랜 시간 동안 박사학위 지도교수님이신 고기성 교수님과 정말 열심히 준비한 프로젝트로, 저에게 큰 자부심이 되는 연구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고기성 교수님의 바이오시스템디자인 연구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본 연구실은 담배 식물(Nicotiana tabacum, N. benthamiana)을 활용하여 다양한 의료용 단백질을 디자인하고 생산 및 정제한 후, 그 효능을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에 대한 항암 백신과 치료용 항체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중앙대학교 생명과학과 서영진 교수님의 면역학 연구실에서는 세포막 유동성, 항원 제시 조절, 만성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항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서영진 교수님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마우스 면역화 실험 시료를 활용하여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EpCAM-Fc(FcK) 백신에 의한 면역 반응과 수지상세포의 항원 제시 능력을 in vitro와 in vivo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 명순철 교수님의 연구실은 담배 식물과 곤충 세포를 활용하여 비뇨기 관련 질환 치료에 필요한 재조합 단백질을 생산하고, 이들의 작용 기전을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을 통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천연물을 활용한 염증 및 암 질환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협력 연구를 통해 전립선암 및 대장암 세포를 대상으로 재조합 단백질의 항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많은 교수님들과 연구팀의 협력과 지원을 통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서영진 교수님 연구팀, 명순철 교수님 연구팀, 그리고 Peter Hinterdorfer 교수님 연구팀의 도움 덕분에, EpCAM-Fc(FcK) 형질전환 식물체에 대한 성공적인 연구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과학을 공부하고 연구를 지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 지식과 연구가 실질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매우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며, 끊임없이 더 배워야 할 것이 많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며, 배우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 활동을 하다 보면 누구나 힘든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럴 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끈기, 그리고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의료용 단백질 연구를 통해, 그 시기에 발병하는 전염병이나 질병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저에게 큰 보람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에볼라 출혈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니파바이러스감염증과 같은 다양한 전염병 관련 연구를 진행할 기회가 있었고, 그 결과로 논문을 게재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기초 단계의 연구이지만, 항암 백신, 감염병 예방 및 치료용 백신, 진단용 항체 생산과 같은 연구가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된 연구는 저의 박사학위 주제였으며, 이를 통해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Global Ph. D. Fellowship)을 3년간 수혜받고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 논문은 저에게 특히 애착이 가는 연구로, 많은 기회와 도전을 가능하게 해 준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일 형질전환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EpCAM-IgA Fc 및 IgM 유사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EpCAM-Fc(FcK)와 J-chain을 발현하는 형질전환 식물을 교배하여 세대 진전을 이루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총 16종의 형질전환 식물체를 제작하여 대규모 실험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협동 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닫게 되었으며, 현재도 연구 과정에서 협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식물분자농업(Plant molecular farming)이라 불리는 이 분야는 유전자 및 단백질 디자인, 클로닝, 식물 재배, 단백질 생산 및 정제, 그리고 동물 및 세포 기반 활성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배울 수 있는 연구 분야입니다. 특히 폭넓은 실험 기술과 연구 경험을 쌓고자 하는 분들에게 매우 적합하며, 의약품 개발, 백신 생산 등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가진 연구 주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식물 분자농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분야를 깊이 고민해 보고 도전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또한 대학원 진학을 희망한다면, 학부 과정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적극 활용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연구실 인턴십에 참여하거나 관심 있는 연구 주제에 대해 학과 교수님께 문의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저 역시 학부 시절, 제가 하고 싶은 연구 주제를 학과 교수님께 말씀드렸고, 그 결과 석사 지도교수님이신 이성철 교수님을 소개받아 학부 3 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주도적인 태도가 연구 활동을 시작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암/정소 항원(Cancer-Testis Antigen)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암/정소 항원은 정상적으로는 고환이나 태반과 같은 생식 조직에서만 발현되며, 체내의 다른 정상 조직에서는 발현되지 않고 특이적으로 암세포에서만 발현되는 항원입니다. 이 항원은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암 백신 및 면역치료제 개발의 유망한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암/정소 항원을 식물 및 곤충 세포에서 발현하고 정제한 후, 그 면역학적 효능을 다양한 암 모델에서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구 성과를 통해 한빛사에 다시 소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이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조언해 주신 박사 지도교수님 고기성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제 연구의 기초를 닦아주시고 항상 긍정 에너지와 아낌없는 조언을 주신 석사 지도교수님 이성철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연구에서 물심양면으로 큰 도움을 주신 명순철 교수님, 서영진 교수님 연구팀을 비롯하여, 항상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신 의과대학 및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과 교수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정현주 박사님, 선후배님들, 친구들, 그리고 HLLL 멤버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무엇보다도 언제나 제 곁에서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는 부모님, 언니, 형부, 그리고 사랑하는 조카 이나, 이서에게도 깊은 감사함을 전합니다. 저를 늘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시부모님께도 깊이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항상 제 편이 되어주고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남편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처럼 많은 분들의 사랑과 지지 덕분에 좋은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제 지식과 연구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Cancer vaccine
# Immune response
# Plant molecular far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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