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호중구는 염증성 질환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면역 세포로, 조직의 손상 또는 회복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염증 반응에서 호중구의 다양한 수용체는 세포 활성을 위한 칼슘신호를 유도하고 호중구의 세포이동, 대식작용, 인테그린 활성 및 탈과립 현상을 촉진시킵니다. 그리고 칼슘신호 전달과정은 소포체의 IP3 수용체를 통한 칼슘 배출이 선행되고, STIM1과 ORAI1의 복합 수용체를 통해 세포 외부 칼슘을 유입하여 칼슘신호를 증폭하게 됩니다. 또한 과거 연구에서 STIM1 또는 ORAI1/2가 결여된 호중구는 칼슘신호 전달과정이 거의 완벽하게 저해되고, 인간에서 위 단백질의 돌연변이는 칼슘신호의 결핍 또는 과반응을 일으켜 면역반응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UCLA의 곽유상교수님 연구팀은 T세포를 이용하여 STIM1-ORAI1 복합체를 통한 칼슘신호 전달과정 연구에서 새로운 칼슘조절인자인 CRACR2A라는 단백질을 밝혀냈습니다. 이 단백질은 칼슘이온을 인지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외부 칼슘 유입과정에서 칼슘이온이 결합되지 않은 CRACR2A가 STIM1-ORAI1 복합체에 결합하여 복합체의 외부 칼슘 유입기능을 도와주는 것으로 2010년 Nature Cell Biology에 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이후 2021년도에 eLife논문에서 CRACR2A의 돌연변이를 갖는 환자에서 T세포의 칼슘신호와 면역반응에서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과거 연구를 기반으로, 저는 호중구에서 CRACR2A의 역할 연구를 계획하기 위하여, 먼저 GWAS연구로 CRACR2A의 SNPs 검색을 통해 심부전 및 뇌졸중을 포함한 심혈관질환과 다른 염증질환에 연관이 있음을 확인하고 실험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생체 내 영상화기술과 생체 외 다양한 실험을 통해, 호중구의 CRACR2A는 칼슘신호 전달을 통한 β2 인테그린의 활성에 중요하며, 비감염성 염증(sterile inflammation) 모델에서 호중구의 이동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CRACR2A와 STIM1의 결합을 20개의 아미노산 서열로 저해하고 생체 내/외 실험을 통하여 치료 표적물질로 CRACR2A의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과거 STIM1과 ORAI1의 연구와 비교했을 때, CRACR2A 결여에 의한 면역반응의 저해 정도가 상대적으로 작고, 호중구의 대식작용에서 중요한 ROS 생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함으로써, STIM1과 ORAI1같은 상위 칼슘조절인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칼슘조절인자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치료 표적물질로 가능성을 더 높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뇌졸중에서 호중구 CRACR2A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서, 뇌졸중 모델의 장기간 생체 내 영상화를 진행하고 단일세포 행동분석(single cell behavioral analysis)를 통하여 CRACR2A가 특정 호중구군의 αMβ2 인테그린 발현과 더불어 뇌졸중 병변으로 침습과정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CRACR2A가 호중구 다양성 (heterogeneity)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암시하며, 뇌졸중 모델 유래 혈액의 유세포 분석을 통해 염증유발성 (Proinflammatory) 호중구군의 증가가 CRACR2A와 연관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 중부 미주리의 St. Louis에 위치한 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의 Hematology분과에서 Postdoc으로 2022년 4월부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대학기관은 미국에서 상위 의과대학 중 하나로서, 정말 훌륭한 연구자들이 많이 있으며 최근 한국인들도 증가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 분과에서는 정기적인 논문 및 연구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여 학술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타학과에서 진행하는 세미나도 참석하여 자신의 관심분야를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구를 진행하는 조재형교수님 연구실은 혈전면역반응에서 혈소판과 호중구의 분자기전 연구 수행을 위하여 다양한 동물 모델로 생체 내/외에서 여러 실험이 진행되고, 나아가 표적 단백질을 저해하는 약물 발굴 및 효과 검증도 같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지금 생각해보면 석사과정부터 약 13년이라는 시간동안 연구활동을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연구자 분들도 공감하실 것 같은데, 저는 이 기간동안 여러 연구를 진행하면서 크고 작은 계획을 만들어가고 예상한 결과를 도출하고 확인하는데 재미를 느꼈습니다. 물론 진행중에 여러 이유로 중단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지만 하고자 하는 목표를 생각하면서 꾸준히 연구를 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논문을 준비하면서 자신이 진행해왔던 결과물들이 어떤 결론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이 결과물들이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제가 하고 있고, 했었던 일이 헛되이 흘러간 일이 아니었음을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다독여 주었던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KAIST 나노과학기술대학원의 김필한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으로 생체 내 영상화기술을 배우고 뇌 이미징을 주로 진행했습니다. 박사학위 수여 후, Postdoc 분야를 선택하는데 저의 강점인 생체 내 영상화기술을 온전히 살리고, 조금 더 의생명과학분야에 접목해서 생명현상을 더 깊게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연구실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 연구실에서 호중구 연구를 생체 내 영상화와 함께 다른 다양한 실험도 진행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자신의 강점을 키우고 살리면서 미래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연구에 자신의 강점이 잘 활용될 수 있는 분야를 찾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수행하면서, 뇌졸중 모델에서 이미징 기반 단일세포 행동분석을 진행하게 되었고 나아가 호중구 다양성 (heterogeneity)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호중구 다양성 분야는 현재 뜨거운 주제 중 하나로 여러 연구가 수행되고 있고 주로 단일세포 전사체분석과 유세포분석이 이용되며, 최근에 생체 내 영상화기술을 접목하여 단일세포 행동분석으로 면역세포 다양성을 분석하는 연구도 발표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다음의 연구는 질환모델에서 호중구의 세포다양성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저를 연구실 구성원으로 뽑아 주시고 이번연구가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여러 도움을 주신 조재형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박사과정에 연구지도를 해주시고 제가 생체 내 영상화를 잘 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도움을 주신 김필한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중요한 뇌졸중 모델 만드는 법을 알려주신 동국대 일산병원의 김동억교수님과 김하연구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연구에서 중요하게 사용된 CRACR2A flox 마우스를 공유해주시고, 연구 논의도 진행해주신 UCLA의 곽유상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현 연구실에서 같이 연구하고 응원하는 김재성박사님과 진보람박사님께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과거 IVMVL 연구실에서 지냈던 기백이형, 윤하형, 진효형, 인원이형, 호원, 은주, 소연, 지은, 은지, 수정, 지은, Seli 모두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도움 준 Brett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응원과 격려해주는 저희 부모님, 장인장모님, 가족모두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같이 가정을 꾸려서 저를 믿고 미국으로 온 아내 소라와 올해 태어난 아들 시안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함께 와줘서 잘 해낼 수 있었어. 믿고 같이 와줘서 고마워. 앞으로 더 노력하고 멋진 남편, 아빠가 될께. 사랑해”
#호중구
# 생체 현미경
# 칼슘신호 조절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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