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특발성 폐 섬유증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폐가 서서히 굳어가며 사망에 이르는 법으로, 현재 승인된 표적 치료제가 없이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약 또는 이식 수술만 가능한 질병입니다. 폐 섬유증은 질병 환경에서 활성화된 섬유아세포(fibroblast)에서 콜라겐 등 세포외 기질이 과다하게 분비되어 주변 조직을 딱딱하게 만들며 진행되지만,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작용 기전이 완전히 밝혀져있지 않습니다. 그 동안 TGFb에 의해 자극된 섬유아세포에서 과도한 세포외 기질 들이 분비되거나 리모델링되는 것이 관찰되어서, TGFB 또는 그 신호체계에 관련된 분자를 타겟하려는 시도가 주로 있었으나 임상 실험에서 많이 실패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섬유아세포를 자극할 수 있는 자극원이 TGFb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극원들이 질병 조직에 존재하는 상황에 한 가지만 표적해서는 치료 또는 증상의 완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여러 가지 자극원들이 공통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common downstream pathway를 찾고자 하였으며, 그 결과로 TGFb, IL-4, IL-13 등 다양한 자극원에서 공통적으로 Leukemia Inhibitory Factor (LIF)가 유도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렇게 유도된 LIF가 자가분비 모드로 수용체인 Leukemia Inhibitory Factor (LIFR)에 결합하여, 최종적으로 섬유화 신호를 증폭시키는 것을 환자 유래 일차 섬유아세포 뿐 아니라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의 폐 조직에서도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LIF-LIFR pathway를 새로운 섬유증의 타겟으로 제안하고자 합니다.
LIF-LIFR 결합이 섬유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극원에 의한 염증 반응도 증폭시킴이 본 연구의 공동 주저자인 Hung N. Nguyen 박사에 의해 이미 보고된 바 있습니다 (Immunity 2017). 따라서 염증과 섬유화를 모두 증폭시키는 LIF-LIFR의 자가분비 결합체계가, 염증과 섬유화가 혼재되어있으면서도 다양한 자극원들에 의해 촉발되는 폐섬유증 및 다양한 섬유질환을 극복할 수 있는 의미있는 타겟이라고 생각하며 향후 LIF-LIFR에 대한 발견을 실용화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고자 합니다.
Figure 1:LIF-LIFR 결합에 의한 섬유화 증폭 메커니즘 (PNAS 2024)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Harvard Medical School affiliated hospital 중 하나인 Brigham & Women’s hospital (BWH)의 Edy Kim 교수님 연구실의 포스닥으로 시작한 연구입니다.
Kim lab (https://www.edykimlab.com/) 은 단일세포 전사체, 공간전사체, 단백체 등 다양한 오믹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가설을 도출하고, 환자 유래 세포 및 조직과 동물 모델을 이용해 가설을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합니다. 이런 접근방식을 통해 질병의 신규 타겟을 발굴을 목표로, 면역학, 의학, 생명과학, 세포생물학, 분석 화학, 화공학 등과 함께 산학연병이 협업하여 다학제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 뿐만 아니라 동료 연구자들과 활발한 토론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배우고, 협업하는 여러 연구실의 교수진들과 책임 연구원, 포스닥들을 통해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리더십도 함께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는 Brigham & Women’s hospital (BWH)의 호흡기 내과 의사이시면서 Harvard Medical School 조교수이신 Edy Kim 교수님의 연구실과 류마티스 내과 의사이신 Michael B. Brenner 교수님 연구실의 협업 프로젝트입니다.
협업 과제를 수행하며 매주 각 연구실의 랩미팅, 각 디비젼 미팅에 모두 참석하며 호흡기 질환의 pathogenesis와 다양한 종류의 자가면역질환에 대해 최신 연구 기법과 결과를 접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Harvard Medical School의 울타리안에 있는 여러 병원들과 연구소들이 어떻게 긴밀하게 협동하고 코어를 활용하며 연구하는지, 연구 시스템을 관찰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 또한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진정으로 과학을 즐기며, 재미 그 자체로 과학을 연구하는 동료들에게 큰 감명을 받았고, 박사 후 연구원들은 행정 업무는 없이 오로지 과학에만 시간을 100% 쓸 수 있는 환경에도 감명받았습니다. 스트레스와 압박이 큰 환경이었지만, 그 스트레스나 고통이 인간관계나 행정적인 잡무에서 오지 않고, 오로지 과학에서만 왔었기에 돌이켜보면 제 인생에 값진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범사에 감사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연구는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읽는 논문, 교과서도 모두 선행 연구자들의 도움이며, 연구실에 세팅 된 실험 프로토콜과 코드 등, 쉬워보이는 모든 것들도 다른 분들이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어서 이루어진 것이기에 항상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하며, 또 우리도 앞으로 이런 과정에 기여하는 연구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에서 섬유증의 신규 표적을 발견하고 검증했으므로, 앞으로는 LIF-LIFR를 표적하는 치료제나 LIF-LIFR의 결합, 또는 하위 신호 전달 체계를 저해하는 새로운 소재를 찾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결혼 7년 후 갑자기 미국으로 연구하러 간다는 저를 묵묵히 서포트해준 남편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남편과 어머니, 동생, 외할머니, 시부모님 등 가족들의 서포트가 없었더라면, 한빛사 논문을 비롯한 성취들은 불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구 수행 중에 경희대 식품영양학과에 임용되어 옮기는 등 여러 상황 속에서도 배려해주신 Edy Kim 교수님과 함께 연구한 Hung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두 분의 연구뿐만 아니라 연구 외적인 부분에서의 가르침으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험과 분석을 함께 할 뿐만 아니라 혼자 미국에 있었던, 특히 코로나 기간 동안 고립되었을 때부터 제게 따뜻한 동료가 되어주었던 Kim lab 동료들과 Brenner lab 연구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하버드 하우징에서 제가 힘들어 할 때 마다 도와주었던 이웃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마다 다독여주고 여러 모로 저에게 용기를 준 김민아 언니와 형부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귀국하여 연구에 집중할 수 있게 배려해주신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도움 주신 모든 분들을 잊지 않고 앞으로 받은 만큼 후속 세대에 갚으며 살겠습니다.
#특발성 폐 섬유증
# Idiopathic pulmonary fibroblast
# I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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