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면역 체계는 항원에 반응하는 세포들의 종류, 대응하는 방식 등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으로 크게 구분됩니다. 선천 면역 세포들인 neutrophil, basophil, macrophage, dendritic cell 등은 항원을 직접 포식하여 제거하거나 후천면역 세포에게 포식한 항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후천 면역 세포들인 T 림프구와 B 림프구는 선천 면역 세포로부터 항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 항원에 감염된 세포들의 사멸을 유도하거나 직접 항원 특이적인 항체를 분비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제가 연구하고 있는 MZB 림프구는 B 림프구의 한 종류로써 선천 면역과 후천 면역의 양 특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림프기관의 중추 중 하나인 비장 안에서 B 림프구는 white pulp안에서 존재하지만 MZB림프구는 red pulp 와 white pulp 사이 공간에 위치하여 선천 면역 세포들과 유사하게 혈액에 흐르는 항원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T 림프구와의 상호작용 없이 항체를 생산하거나 TLR 신호 전달을 통한 cytokine을 분비하여 선천면역과 후천면역의 중간다리를 잇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성질로 인해 MZB 림프구의 감염성 질환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B 림프구는 발달 과정에서 크게 3종류(BCR, NF-KB, NOTCH)의 신호전달의 수용 정도에 따라 최종적으로 성숙 B 림프구인 FOB 림프구 혹은 MZB 림프구로 분화가 결정됩니다. FOB 림프구의 경우 강한 BCR signaling과 non-canonical NF-KB signaling으로 분화가 되며, MZB 림프구의 경우 약한 BCR signaling과 canonical NF-KB signaling, NOTCH1과 NOTCH2 signaling을 통해 분화가 결정됩니다. MZB 림프구는 FOB 림프구와 다르게 특이적으로 NOTCH 신호 전달을 필요로 하나 이러한 NOTCH 수용체의 발현에 관여하는 전사 인자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부분이 미비한 상황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CIC (Capicua)-ATXN1L (Ataxin1-Like)이라는 전사복합체가 B 림프구의 발달를 전체적으로 조절함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B 림프구 특이적으로 CIC가 결핍된 생쥐 모델을 제작하여 flow cytometry 기법으로 분석하였을 때 FOB 림프구와 MZB 림프구 모두 결핍된 상황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B 림프구 특이적으로 ATXN1L가 결핍된 생쥐 모델에서는 MZB 림프구에서만 특이적으로 결핍이 되는 현상을 확인하였습니다. FOB 림프구에서의 결핍은 BCR signaling이 약화가 되어 있던 것이 원인임을 확인하였으며, MZB 림프구의 결핍은 CIC의 target gene으로 알려져 있는 ETV4가 전사 억제인자로 작용하여 NOTCH1과 NOTCH2 수용체의 발현을 직접 억제하여 일어나는 현상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CIC-ETV4 dKO 과 ATXN1L-ETV4 dKO 생쥐를 제작하였을 때, MZB 림프구의 회복과 함께 감소되어 있던 NOTCH 수용체의 발현도 정상적으로 복구됨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MZB 림프구가 결핍되어 있는 생쥐 모델에 패혈증을 유도하였을 때, 정상 생쥐에 비해 생존율이 오히려 증가하며 혈액 내 염증성 사이토카인 IL-6의 농도가 낮아지고 장기 내 염증 반응이 약화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완화된 패혈증 증상이 CIC-ETV4 dKO 과 ATXN1L-ETV4 dKO 생쥐에서는 정상 쥐와 유사하게 나타나는 것을 통해, MZB 림프구가 IL-6의 분비를 통해 장기 내 염증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후속 연구를 통해 CIC-ATXN1L 전사 복합체와 전사인자 ETV4를 대상으로 하는 약물의 개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포항공과대학교 (POSTECH) 생명과학과 이윤태 교수님 연구실 소속으로 박사학위 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Capicua (CIC) 라는 전사인자와 이와 관련된 전사인자들 (ETV4, ETV5)의 기능들을 면역 세포와 암 세포 등 다양한 생물학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면역 연구로는 다양한 면역 세포들 의 발달과 항상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이며, 자가면역질환, 패혈증 등 다양한 면역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대한 연구 또한 수행하고 있습니다. 암 연구 방면에서는 종양 형성과 전이암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종양 형성을 억제하는 약물에 대한 스크리닝을 진행하며 후보 물질 군을 탐색하는 등의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연구가 마라톤과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호흡으로 멀리 봐야 되기에, 연구 과정 중에 결과가 잘 나오지 않더라도 거름으로 삼고 꾸준히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지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년이라는 학위 과정 안에서 연구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제가 세웠던 가설 대로 실험이 진행되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일례로, 일년 반에 걸려서 제작한 생쥐 모델을 flow cytometry 기법으로 분석하는데 처음 세웠던 가설대로 표현형의 회복이 관찰되었을 때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던 적이 있습니다. 결과가 안 나오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이런 실패들을 거름 삼아 결과를 얻는 순간들이 있었기에 연구를 하면서 지치지 않고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약 6년간 연구를 수행하면서 얻은 데이터들을 정리하여 하나의 논문으로 출판하였을 때 개인적인 성취감과 더불어 면역학 분야에 기여할 수 있게 된 점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여러 논문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것과 같이 제 연구가 다른 연구자들에게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면역학 분야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은 생물학 분야입니다. 면역 세포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특정 상황에서는 질병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지식을 지식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고, 실험 결과와 함께 유연한 해석을 해야합니다. 또한 연구를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는지 계속 자기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연구 과정이 고되고 힘들지라도,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는 기쁨이 저는 연구 지속성의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학위과정 이후에도 B 림프구 연구를 계속 할 예정입니다. 제가 학위과정 동안 함께한 B 림프구 분야는 다른 면역학 분야들에 비해서 연구가 많이 되어 있는 분야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과 함께 B 림프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논문들이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억 세포와 형질 세포들에 대한 연구가 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B 림프구들은 항체를 직접 분비하거나 항원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세포들로 실리적 측면에서 연구가 되고 있는 세포들입니다. 저는 기억 세포들의 역학적 부분에 관심이 있어 기억 세포의 비면역계 장기 (폐, 간, 신장, 피부, 신경 등)로의 이동, 비면역계 장기에서의 기능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제 박사 학위 과정 동안 아낌없는 지원과 연구에 대한 세심한 조언을 주신 지도교수님 이윤태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실험 기법들과 노하우들을 세세하게 전수해 주신 국열, 종민, 소은, 혜빈, 지호, 종은 선배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데이터 분석, 실험 수행 등 연구 과정에 도움을 주신 한빛, 윤정, 영권, 민정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치고 힘들 때 버팀목이 되어준 한동모임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6년이라는 학위 기간 동안 응원해주신 제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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