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은 폐암의 약 85%를 차지하며, 조직학적으로 선암(adenocarcinoma)과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으로 구분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학적 분류만으로는 암의 이질성과 치료 반응성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다중 오믹스 기술을 활용한 분자적 아형 분류를 위한 연구가 저희 연구팀을 비롯한 국내외 연구팀에 의해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암의 다중 오믹스 분석은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등 다양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여 암의 분자적 기전을 정밀히 규명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암임상단백체분석컨소시엄(Clinical Proteomic Tumor Analysis Consortium, CPTAC)과 국제암유전단백체컨소시엄(International Cancer Proteogenome Consortium, ICPC)이 주도하여 암의 분자적 특성을 규명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진행된 관련분야 연구는 주로 비소세포폐암의 단일 아형(예: 선암 또는 편평세포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두 아형의 특징을 모두 보이거나 병리학적 분류가 명확하지 않은 사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실제 비소세포폐암 환자군을 충분히 대표하지 못하는 연구 코호트를 형성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한국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암과 편평상피 세포암을 포함한 비소세포폐암을 새로운 분자적 아형으로 분류함으로써 암 연구 분야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림 1 비소세포폐암 5 가지 아형 (Song et al., 2024, Nature Communications)
발견된 5개의 아형은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있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특정 아형에 적합한 치료법(예: 면역 치료, 표적 억제제)의 가능성을 검증하였습니다. 이는 정밀의학 시대를 선도하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됩니다.
향후에는 암의 복잡한 분자적 기전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long-read sequencing 기술과 고성능 질량분석법의 결합을 통한 단백질 아이소폼 분석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과 결합되어 암 치료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종합적으로, NSCLC를 비롯한 다양한 암의 정밀 진단과 치료법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경희대학교 김광표 교수님, 서울아산병원 장세진 교수님, 한양대학교 백은옥 교수님, 고려대학교 안준용 교수님, 경희대학교 김권일 교수님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경희대학교 김광표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 과정을 수행 중이며, 저희 연구실은 고성능 질량분석기를 활용한 첨단 단백체 기술을 기반으로, 지질체학, 대사체학, 말디 매스를 이용한 분자 영상(MALDI Imaging Mass spectrometry) 기술을 포함한 다중 오믹스(multi-omics) 접근법을 통해 생물학적 체계의 구성 요소와 이들의 상호작용, 전체 시스템의 복합적 작동 원리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은 Q-Exactive HFx, Q-Exactive, Exploris 480, QQQ, Q-Tof, Q-trap, MALDI-Tof 등 최신 질량분석기를 포함한 고도화된 장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비를 활용해 단백질의 세포 내 기능과 역할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이를 통해 세포 구조와 조직, 질병 발생 과정 전반에 걸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저희 연구는 질병의 조기 진단, 치료제 개발, 바이오마커 발굴, 생명현상의 메커니즘 이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과학 연구가 수많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역동적인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연구에는 다양한 방향성이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나누고 해석을 더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실감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저는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며 성장할 수 있었고, 연구가 나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라 함께하는 동료들과의 협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온 연구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시료'에 대한 책임감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특히 암 연구와 같은 중요한 연구 분야에서는, 연구에 사용되는 시료가 단순히 실험 재료가 아니라, 그 자체로 환자들의 소중한 기증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준비된 자원이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대학원에 입학하여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실험을 위해 필요한 시료들이 쉽게 얻어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그 뒤에는 수많은 연구자와 의료진, 그리고 환자들이 기여한 시간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연구를 할 때, 내가 다루는 시료가 얼마나 값지고 중요한지를 항상 생각하며 신중하고 책임감 있게 다뤄야 합니다. 이 작은 순간들이 결국 더 큰 연구 성과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치료법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의 연구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현재 저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발생한 림프절 전이에 대해 유전적 및 단백체적 관점에서 분석한 논문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환자의 흡연 여부와 면역 반응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더 개인화된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PD-1/PD-L1 면역 체크포인트 억제제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을 수 있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병용요법이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또한, 최근 비소세포폐암 조직 시료를 활용하여 long-read sequencing을 통해 얻은 transcript isoform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백체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transcript isoform들이 단백질로 발현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이 isoform들이 암 연구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 중입니다. 이를 통해 암의 생물학적 기전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향후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암 연구에서 중요한 발견을 이루어내고,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 방법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김광표 교수님과 연구실 선배님들, 그리고 환자들로부터 소중한 시료를 수집하고 관리해 주신 장세진 교수님을 비롯한 서울아산병원의 연구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히, 질량분석과 단백체 분석을 익히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저의 지도 교수님이신 김광표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생물정보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고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지속적인 지도와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고려대학교 안준용 교수님께도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교수님 연구실에서 1년 반 동안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multi-omics 분석과 관련한 디스커션뿐만 아니라 연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고민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연구 과정에서 든든한 협력과 조언을 나눠주신 공동연구자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고, 스스로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늘 곁에서 따뜻한 위로와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준 가족들과 친구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제 곁에서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소세포폐암
# 유전단백체연구
# 소통
관련 링크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