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미생물 발효는 흔히 인간 사회에 맥주, 빵, 김치와 같은 발효 식품만을 제공해주는 것 같지만, 사실 항생제(예: 페니실린, 스트렙토마이신), 의약품(예: 인슐린, 백신), 산업용 화학물질, 농업 보조제,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 물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CRISPR-Cas9, 합성생물학 기술, 고도화된 유전자 시퀀싱 기술의 발전으로 미생물의 유전적 개량 및 발효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한 Yarrowia lipolytica는 전통적인 발효 효모인 Saccharomyces cerevisiae와는 다르게 TCA 회로의 대사 흐름이 강력하여 고부가가치 Acetyl-CoA 유래 물질 생산에 유리한 비전통 효모 (non-conventional yeast)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발효 공정의 경제성은 기본적으로 발효에 사용되는 기질대비 생산되는 생산물의 가치와 양에 따라 평가가 되는데 본 연구는 Y. lipolytica의 발효에 사용되는 기질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목질계 바이오매스에서 유래한 5탄당인 자일로스 (Xylose)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자일로스는 자연계에서 두 번째로 흔한 단당류로 목질계 바이오매스의 가수분해로 얻을 수 있지만, Y. lipolytica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대사 경로가 비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Pichia stipitis에서 유래한 oxidoreductase 경로를 과발현하고 적응 진화를 통해 자일로스 대사 능력을 개선하였습니다. 이후 whole-genome sequencing과 CRISPR-Cas9을 이용한 역공학(reverse engineering)을 통해 적응 진화된 균주의 대사 메커니즘을 규명하였으며, 이를 통해 자일로스를 기반으로 지질(lipid)을 성공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는 time-과 labor-intensive한 적응 진화 과정을 대체할 효율적인 균주 개발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며, 지속 가능한 바이오매스 기반 생물학적 생산 시스템 구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것으로 판단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해당 연구는 일리노이대학 (UIUC)의 Department of Food Science & Haman Nutrition의 진용수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 학위 과정중 진행되었던 연구이며 제가 있었던 연구소는 Carl R. Woese Institute for Genomic Biology (IGB)라고 하는 곳이었습니다. 해당 연구소는 학제 간 협력을 촉진하는 최신 연구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있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이 활발히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지도교수님이신 진 용수 교수님의 지도하에 미 에너지부(DOE)의 Center for Advanced Bioenergy and Bioproducts Innovation(CABBI) 프로젝트를 수행하였으며 이는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 및 바이오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는 선도적인 연구 프로젝트였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모 블로그에서 박사란 “인간의 지식 전부를 원이라 했을때 원의 경계를 넓히는 사람” 이라는 글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며 “나는 과연 원의 경계를 넓히는데에 기여하고 있는가?”라는 자문을 많이하지만 제 스스로 “그렇다”라고 답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음을 느낍니다. 하지만 단순히 학문적인 성과를 넘어 연구 활동을 통해 학계 및 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연구자로써의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연구의 과정은 도전과 실패의 연속이지만, 그 과정에서 이러한 작은 성취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저를 계속 전진하게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모든 연구가 그렇겠지만 바이오 관련 연구는 특히 예상밖의 결과가 많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처음의 연구 가설과 다른 결과가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상 밖의 결과도 의미를 고민하고 되새기다보면 새로운 해석이 도출될때가 있고 이를 계속 파고들면 새로운 발견과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논문 역시 Y. lipolytica의 5탄당 대사와 관련된 Pho13, GRE3, TAL, TKL과 같은 타겟 유전자를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Whole-genome sequencing 결과 이들과 유사한 변이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기존 메커니즘과 다른 새로운 대사 경로가 있을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었고, 결국 oxidoreductase 경로의 증폭과 GTPase activating protein의 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예상과 벗어나거나 실패로 보이는 결과를 마주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끈기를 갖고 분석하며 나아간다면 분명 새로운 연구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제가 박사과정 동안 배운 대사 공학 관련 지식과 합성 생물학 기술을 좀 더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켜 여러 분야에 산재해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microbial fermentation을 산업적으로 상용화 시키는데에 이바지하는 연구를 지속해나가고 싶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현재 미국 방위성 (Department of Defense), NASA 및 여러 biotech startup과 여러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와 관련된 다른 재미있는 연구들로 다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박사 과정동안 저의 연구 하나하나에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공해주시고 연구자로써의 끈기있는 자세를 가르쳐주신 진 용수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의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큰 도움을 주었던 Anshu Deewan, 현재는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진행중인 Leah Ziolkowski, 그 외의 공저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저에게 처음 효모의 대사 공학을 가르쳐주시고 미국 유학을 지지해주신 고려대 이 선미 교수님과 저의 은사님이신 포항공대 박 종문 교수님, 서울시립대학교 김 주식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저를 늘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과 형, 장인어른, 장모님, 처제 부부에 감사드리며 저의 아내, 딸에게도 진심어린 사랑과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Yarrowia lipolytica
#Xylose fermentation
#Whole-genome sequenc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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