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안녕하세요. 저는 중국 선전 남방과학기술대학교(SUSTech) 화학생물학과 연구부교수이며, 학교 내 설립된 구조분석 서비스팀인 TORCHES(SUSTech Open Research Collaboration via High resolution Em Service)를 이끌고 있는 신영철입니다. 이 논문은 제가 하버드 의대에서 수행했던 연구로 Cell지 2024년 23호에 출간됐습니다.
일반적으로 세포의 미토콘드리아는 전자전달계를 통해 ATP를 생산하지만, 갈색지방의 미토콘드리아는 UCP1 단백질을 통해 열을 직접 생산하여 체온 조절과 추위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동물이 추위에 노출되면 갈색지방의 미토콘드리아는 여러 변화를 겪는데, 특히 내막 구조인 크리스테의 변형이 일어나며 열 생산이 증가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만으로는 호흡복합체의 활성 증가를 설명할 수 없었고, 특히 크리스테 구조 변경에 핵심적인 PERK 유전자가 어떻게 호흡복합체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저희는 이를 규명하기 위해 세 그룹의 쥐(일반환경, 추위환경, 추위환경 PERK 결핍)를 대상으로 초저온전자현미경 분석을 수행했고, 호흡복합체의 구조가 크리스테의 곡률 변화에 맞춰 재구성되면서 활성이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실험설계와 결과는 6개월 정도 걸렸으나 3차원 구조 규명과 분석에 2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초복합체의 크기가 거의 1.5MDa인데 이것을 빌딩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논문에 전부 넣지는 않았지만 사실 전자맵이 80개가 나왔었거든요. 그 사이에 저는 소속도 바뀌고, 결혼도 하고 아기도 생겼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Maofu Liao 교수님은 Cryo-EM으로 단백질 구조를 규명한 최초 논문의 제1저자입니다. 현재 많은 분석 프로그램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저희는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과 최신 프로그램들(Relion, CryoSPARC 등)을 연동하여 더욱 효율적이고 세밀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버드에 있을 당시, 연구실 매니저가 학교 현미경 매니저였고 현미경 연구소 디렉터도 Liao 연구실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인 훈련과 현미경 사용 기회가 압도적으로 많아 다른 연구실 연구원들보다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Maofu Liao는 하버드를 떠나 SUSTech에서 석좌교수 겸 현미경 연구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현미경 연구소의 장비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핵심 장비인 Krios가 6대가 있으며 Single particle뿐만 아니라 토모그래피도 가능합니다. 특히 제가 이끄는 TORCHES 팀은 할당된 현미경을 야간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다른 구조연구실보다 접근성이 높고, 자체 서버를 보유하고 있어(엔비디아 GPU 4개가 장착된 워크스테이션 12대) 연구 효율성 및 학생 훈련도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구조생물학 분야는 매일 발전하며 논문도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도 심하고 제가 하는 연구는 저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미국을 떠나 중국으로 와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연구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이 연구는 운 좋게도 좋은 저널에 출판할 수 있었지만, 다른 연구 주제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시간 활용을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TORCHES 서비스팀은 설립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국가에서, 학교에서, 여러 교수님들과 함께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정말 뛰어난 과학적 역량을 가진 교수님들께서 구조 데이터를 얻기 위해 저희에게 찾아오셔서 상담을 받고, 제가 도움을 드린 후 결과가 개선될 때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초저온현미경은 구조생물학의 핵심 장비이고, 이 장비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연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단순히 장비를 잘 다루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 유학을 하려는 후배연구자들은 Cryo-EM 자체에 집중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Cryo-EM이 널리 활용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Cryo-EM을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보기보다는, 여러분의 연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풀고자 하는 과학적 질문이니까요. Cryo-EM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도구 중 하나일 뿐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아직 논문화 되지 않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빠르게 논문화를 하는게 목표입니다. 또한 TORCHES 팀을 통해 더욱 많은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책임자의 경험을 더 늘리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Maofu Liao 교수님을 만난 것은 제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에서의 연구 생활 역시 제 연구 인생에서 가장 큰 행복이었고, 그곳에서 만난 한국인 연구자분들과 NEBS 한인과학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박사학위 지도교수님이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전주홍 교수님께는 언제나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훌륭한 지도와 함께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늘 지원해주신 덕분에 생리학, 분자생물학, 생물정보학, 구조생물학까지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서인석 교수님께서도 늘 격려와 많은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전주홍 교수님, 서인석 교수님 연구실의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를 전할 분들이 너무 많아서 여기에 모두 적지 못하는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만 한 분만은 특별히 언급하고 싶습니다. 제가 힘들 때 잘 이끌어주신 이호원 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준 가족들, 제 아내 해나, 그리고 딸 시윤이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구조생물학
#Cryo-em
#초저온현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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