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작년 9월 한빛사 웨비나 이후 1년 만에 다시 연구 성과를 소개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지난 발표에서는 "혁신적인 뇌혈액장벽 우회 뇌 약물 전달 기술로서의 두개골내 약물 투여"를 주제로 연구를 공유했습니다. 두개골 골수와 수막(meninges) 사이에 존재하는 혈관 채널의 존재를 증명한 최근 연구에 기반하여, 이 직접적 혈관 채널이 뇌로 약물 전달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고, 이를 마우스 실험을 통해 입증했습니다. 그 결과, 뇌혈액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우회하는 뇌 약물 전달의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두개골내 투여(Intracalvarial administration, ICO)를 최초로 제안했습니다.
https://www.ibric.org/bric/webinar/academic-all.do?mode=view&id=584
Bioeng. Transl. Med., Vol 8, Issue2 March 2023,e10424 | https://doi.org/10.1002/btm2.10424
이번 연구에서는 새로운 약물 투여 부위로서의 두개골내 투여를 알츠하이머 모델에 적용하여, 도네페질을 탑재한 마이크로스피어를 사용해 단 1회 투여로 장기간 인지 장애를 보호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도네페질이 포함된 장기 지속형 마이크로스피어(DPZ@LAM)는 생분해성 물질인 poly(DL-lactide-co-glycolide)[PLGA]로 제조되었습니다. 약동학 실험과 행동 테스트 결과, 스코폴라민으로 유도된 기억력 결핍 마우스 모델에서 ICO를 통한 DPZ@LAM의 뇌 노출과 치료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이 마이크로스피어는 약물을 1달 동안 정밀하게 방출할 수 있었고, 투여 후 4주 동안 뇌 내 도네페질 농도를 치료 수준 이상으로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장기간 뇌 노출은 기억 결핍이 유도된 마우스에서 인지 기능을 회복시켰으며,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AChE) 활성 감소와 뇌 유래 신경 영양 인자(BDNF) 증가 효과도 확인되었습니다.
두개골내 투여(ICO)는 두개골 골수와 뇌 사이의 직접적 연결을 통해 BBB를 우회하여 뇌로의 약물 전달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방식은 핵산, 펩타이드, 항체 등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중추신경계(CNS) 약물의 전달을 개선해,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접근을 제공합니다.
ICO는 처음으로 제안된 방식이라 많은 분들이 생소하게 느끼시며, 뇌에 직접 투여하는 기존 방식과 혼동하시기도 합니다. ICO는 두개골 내에 위치한 골수강을 활용해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침습적 직접 투여 방식(뇌실[Intracerebroventricular, ICV] 및 척수[Intrathecal, IT] 투여)에 비해 최소 침습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전신 투여 방식(정맥[intravenous, IV], 경구[per os, PO], 근육[intramuscular, IM], 피하[subcutaneous, SC] 투여)에 비해 뇌로의 약물 전달 효율이 높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두개골내 투여(ICO)는 직접 투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전신 투여의 낮은 뇌 약물 전달 효율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가천대학교 약학대학 나노-뇌약물전달학 연구실(Lab of NanoDDS for Brain Drug Delivery)에서 고영탁 교수님의 지도하에 수행되었습니다. 가천대학교 약학대학은 암, 당뇨와 같은 다양한 질환의 치료 및 예방을 목표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천 평 규모의 실험동물센터와 분자생물학적 첨단 장비들을 고루 갖춘 연구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속한 나노-뇌약물전달학 연구실은 생체 안정성을 갖춘 나노입자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임상 적용이 가능한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는 뇌종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조현병 등 난치성 뇌질환을 대상으로 차세대 약물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뇌 조직 내 약물 전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약학, 생명과학, 나노기술 등 여러 학문 분야가 융합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 다양한 전공 배경을 가진 연구원들이 서로 협력하며 성장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제공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 연구활동은 신약개발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학부에서 의생명시스템학부 생명정보학을 전공했지만,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나노입자 기반의 약물 전달 시스템을 활용한 신약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 고영탁 교수님을 만나, 본격적으로 석사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던 이 연구는, 진행할수록 깊이 있는 학습과 심도 있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발전해 박사과정과 연구교수를 거쳐 어느덧 12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분석해나가는 경험들은 저의 연구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주었습니다. 특히, 두개골내 투여(ICO) 방식의 정의를 최초로 제안하고, 그 임상 적용 가능성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을 때의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이 논문을 발표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수많은 문헌 조사와 폭넓은 시야를 유지하며 인내한 결과 마침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ICO 논문이 발표된 이후, 중국의 연구팀이 이를 바탕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해 논문을 발표한 것을 확인했을 때, 제 연구가 새로운 프로젝트와 더 진보된 연구로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며 깊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학부 전공과 다른 분야로 진로를 정해 어려운 상황에 부딪힌 적도 많았지만, 꾸준히 연구해 온 결과 최첨단 바이오 분야에서 연구자로서 정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공계 연구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꾸준함과 적극적인 자세입니다. 제 경우 두개골내 투여 연구를 새롭게 시도하면서 참고할 문헌이 거의 없었고, 실험 방법을 설정하고 증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5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끝에 결국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구 아이디어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실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려는 태도는 저 자신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연구를 할 때 눈앞의 성과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얻는 배움과 경험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구는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서 성장하게 하는 힘이 있으며, 때로는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차분하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도 뇌약물전달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나노입자를 활용한 첨단 바이오 신약 개발과 표적 조직의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투여 경로와 접근 방식을 모색하며, 기초, 중개, 임상 연구를 아우르는 폭넓은 연구 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ICT 융합 기술을 적용해, 두개골내 적용 방식을 활용한 BMI(Brain-Machine Interface) 및 BCI(Brain-Computer Interface) 연구로도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지도해주시는 고영탁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꾸준히 성장하여 교수님처럼 심도있는 연구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본 연구를 수행하는데에 함께 해주신 양진경 박사님, 조교희 박사님, 이오현 학생, 권하윤 학생, 김선여 교수님, 김세훈 박사님께도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나눌수 있었던 AD, Sauraj, 오현, 다희, 선혁, 은지, 혜란, Kakoty 등의 동료들에게도 깊이 감사함을 전합니다.
또한, 늘 제가 연구하는데에 믿음과 응원을 보내주는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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