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protein-protein interaction, PPI)은 생물학적 시스템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암, 대사장애, 신경 퇴행성 질환과 같은 질병에 관여하기 때문에 신약개발과 생물학적 과정 탐구 연구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PPI는 전통적인 약물 표적과는 달리 넓고 평평한 계면을 가지고 있으며,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약이 되기 힘든’ 표적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데이터 베이스에 알려진 PPI는 65만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으나, 약물 표적으로 활용된 PPI는 60개 이하입니다. 이는 모든 단백질의 구조가 밝혀져 있지 않으며, PPI 표면이 복잡하고 역동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는 이를 표적하기 위해 펩타이드나 항체에 크게 의존하였으나, 적절히 변형, 조절되지 않는다면 단백질 분해에 대한 안정성이 낮고, 세포 투과성이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약물동력학적 안정성이 뛰어나고, 효율적인 합성이 가능한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하여 PPI를 조절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계속해서 되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Venetoclax (2016), Tafamidis (2019) 등 저분자 PPI 조절제들이 FDA에 승인받은 바가 있으므로, 저분자로 PPI 조절을 이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약물 표적과는 차별화된 PPI를 표적하기 위한 저분자에는 약물 유사성 (drug-likeness)이 확보되어야 하며, 다양한 생화학적 공간 (biochemical space)를 표적하기 위해 물질의 구조적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는, 약물동력학적 안정성이 확보되며 세포 투과성이 좋은 저분자를 이용하여 PPI 조절제를 발굴하고자 독점적 구조 기반 다양성 지향 합성 (privileged substructure based diversity oriented synthesis, pDOS) 전략 기반 합성법들을 제안하였습니다. 그 중 피리미딘이 키나아제 억제제 (kinase inhibitor)나 아데노신 수용체 조절제 (adenosine receptor modulator)에 주로 포함되는 구조로서 생물학적 잠재성이 높은 구조이기 때문에 중심 구조 모티프로 피리미딘에 집중했습니다.
선형 연결 또는 이중고리 결합을 넘어서, pDOS 전략들은 다중 헤테로고리 (polyheterocycle)를 합성할 수 있는 전략으로, 구조적 다양성을 최대화하고 같은 중심구조를 공유하면서도 다양한 특성을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 전략은 PPI 조절을 위한 화학적 공간 (chemical space)을 확장할 수 있으며, 복잡하고 역동적인 단백질 표면을 표적으로 삼는데에 적합한 구조체들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해줍니다. 신약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여 기존의 약물과는 차별화된 저분자를 개발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 결과, LRS-RagD 상호작용 저해를 통해 항암효과를 내는 물질을 발굴하였고, ACE2-RBD 상호작용 저해를 통해 SARS-CoV-2 바이러스가 세포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물질들을 발굴하였습니다.
이러한 pDOS 전략은 구조적으로 다양한 framework를 만들고, PPI 조절제 발견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며, 개척되지 않은 biochemical space의 탐구를 촉진할 수 있는 전략으로, 화합물 라이브러리의 다양성 확보 및 약물 후보 물질 개발에 있어서 끊임없이 발전될 분야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화학부 화학생물학 실험실에서 박승범 교수님의 지도아래 박사과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난치성 질환과 연관된 생명 현상을 탐구하고, 그 치료 물질 개발을 위한 연구들에 초점이 맞춰진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pDOS 전략을 이용하여 의약 유사 저분자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표적 및 표현형 기반 스크리닝을 통해 생리활성이 있는 물질을 발굴하고 그 효능의 최적화 연구를 진행합니다. 나아가서는, 발굴한 생리활성 물질의 표적 단백질 규명 연구까지 다양한 배경과 관심사를 가진 연구자들이 유기적으로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물질의 합성부터 생물학적인 검증과 응용까지 같은 연구실에서 동료들과의 협업으로 전과정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Chemical space의 확장을 위해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구조체를 디자인하고 합성하는 연구들을 진행하면서, 단순히 다양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쓸모가 있는 물질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그것이 실제로 생물학적 효과로 이어지는 결과를 보며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실제로도 적용될 수 있으면서 사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큰 보람을 느낀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화학생물학에 가장 크게 매력을 느낀 이유는, 이 연구를 ‘왜’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적이 확실하고, 그것이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려움도 많았고,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았지만 목표가 확실한 길을 걸어가며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 제가 있다는 것이 큰 기쁨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와 비슷한 곳에서 흥미를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화학생물학을 연구하는 것에서 연구자로서의 큰 의미를 찾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pyrimidine을 이용한 다양성 라이브러리 구축에 관한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으며, protein-protein interaction을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을 발굴해내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생리활성을 갖는 분자를 합리적으로 디자인하여 합성해내는 연구를 이어가며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이 논문이 게재되기까지 아낌없이 가르침을 주신 지도교수님이신 박승범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부족함이 많은 제자임에도 늘 기다려주시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시며 세심한 가르침을 주신 덕분에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전부터 pDOS 전략 연구들을 통해 위상을 높여주신 저희 화학생물학 연구실 선배님들과, 좋은 논문을 작성하는데에 큰 도움을 주신 공동저자 김희준박사님, 최유나박사님께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는, 항상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많은 힘이 되어주시는 연구실의 구성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Chemicalbiology
#pDOS
#Protein-protein interaction (P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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