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신경발달장애질환 (Neurodevelopmental disorders)은 뇌 발달 과정 중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인지 능력, 언어 능력, 사회성 등에 결함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대표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 (ASD),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ADHD) 등이 있습니다. 현재 신경발달장애질환의 발병 원인에 관한 연구는 주로 유전적 요인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초기 뇌 발달 시기 화학물질 노출과 같은 환경적 요인 역시 신경발달장애질환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저희 연구실은 환경적 요인이 신경발달장애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이들의 작용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경발달장애질환의 환경적 요인 중 하나인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내분비계 교란물질 (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EDCs)은 체외 화학물질로, 생체 호르몬 기능을 모방하고 내분비계를 교란시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EDCs는 태반 및 혈뇌장벽 (BBB)을 통과할 수 있어 산모가 노출될 경우 태아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이들의 구체적인 작용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EDCs 중 하나인 옥틸페놀 (4-tert-octylphenol, OP)을 사용하였습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신경발달 시기 OP의 모체 노출은 자손 마우스의 신경 발달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불안, 사회성 결함 등의 행동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Tran, Jung et al. 2020).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신경발달 시기 OP 노출이 신경세포가 아닌 뇌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교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층적으로 탐구하고자 하였습니다.
저희는 primary microglial cell과 임신기부터 수유기까지 모계 마우스를 통해 OP에 노출된 자손 마우스를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OP 노출은 primary microglial cell의 세포 면적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ionized calcium binding adapter molecule 1 (Iba-1) 유전자의 발현을 유의적으로 증가시킴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OP에 노출된 성인기 자손 마우스의 대뇌피질에서 amoeboid microglia의 비율 및 Iba-1 유전자의 발현량이 증가함을 확인하였습니다. Bisphenol A 등의 EDCs가 xenoestrogen으로 작용한다는 선행 연구와 유사하게, 세포실험을 통해 OP 노출에 의해 Iba-1 gene promoter 및 estrogen response element (ERE)의 전사가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estrogen receptor alpha의 핵내 이동이 증가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어서 OP의 모계노출이 자손 마우스에 미치는 생리적 영향을 확인하고자 microarray 분석을 진행한 결과, 면역 반응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량이 감소하며 세포 골격 관련 유전자가 변화함을 확인하였습니다. 더불어 acute immune response를 유도한 상황에서도 OP에 노출된 자손 마우스는 대조군에 비해 뇌의 cytokine 및 염증 반응성 인자의 발현량이 감소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요약하면, 신경발달 시기 OP 노출은 에스트로겐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Iba-1 및 세포 골격, 염증 반응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에 영향을 미쳐 microglia의 형태 및 기능적 변화를 일으켰으며, 이는 성인기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침을 확인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부산대학교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님이 이끄시는 분자신경생물학 실험실 (https://jungem.pusan.ac.kr/jungem/index.do)에서 수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in vitro 및 in vivo 모델을 활용하여 EDCs 등 환경적 요인들이 신경발달장애 및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환경적 요인을 발굴하고, 이들이 뇌에 미치는 분자생물학적 영향과 신경질환의 발병기전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험실에서는 Primary cortical neuronal cell과 glial cell을 이용한 in vitro 실험 (transient transfection, luciferase assay, ChIP 등)을 통해 다각적 분석연구를 수행할 수 있으며, in vivo stereotaxic surgery를 활용한 optogenetic 및 chemogenetic 연구도 진행할 수 있어, 최신 신경과학 연구를 위한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학위 과정을 시작할 때 시작한 연구가 학위 과정이 끝날 무렵 마무리되며, 연구란 긴 호흡이 필요한 지구력 싸움임을 깊이 느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지칠 때도 있었고, 때로는 연구 방향에 대한 의문과 불안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동안 쌓아온 실험 결과를 돌아보며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보완해 갔고, 교수님과 다른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해결이 어려워 보이던 문제를 조금씩 풀어나가며 쌓인 작은 성과들이 하나씩 차곡차곡 모여 논문 게재로 이어졌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탐구하는 것만 아니라, 끊임없는 인내와 지구력을 요구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들이 앞으로의 연구 활동에도 든든한 양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도 아직 배우는 과정이기에 여러 방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연구자가 되는 첫 걸음은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연구가 무엇인지, 그 연구가 과학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닐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연구가 지난하겠지만, 다양한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목표 의식을 지니고 꾸준히 연구에 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논문은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신경발달 시기 뇌의 microglia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 연구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에 관한 분자생물학적 작용기전을 연구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학위 과정동안 익힌 분자생물학 실험기술과 전공 지식을 기반으로, 외래 화학물질의 독성 및 작용기전을 심층적으로 탐구하고, 이를 응용할 수 있는 연구를 통해 학문에 대한 시각을 넓히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무탈하게 학위 과정을 마쳤으며, 훌륭한 연구결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먼저 열정과 인내심으로 지도해 주신 정의만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첫 논문이라 서투른 부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의 세심한 지도 덕분에 피어 리뷰까지 무사히 마치고 논문이 게재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연구를 토의하고 실험을 도우며 많은 의지가 되었던 실험실원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모두에게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상황에서도 저를 향한 무한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Brain development
#Neurodevelopmental dis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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