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위장관외과는 위와 소장과 관련된 여러 질환을 수술 및 수술 후 관리로 치료하는 분과로, 주로 위암 수술, 비만, 당뇨 등 여러 대사질환 환자를 위한 비만대사수술,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위한 항역류수술(anti-reflux surgery)을 연구하고 실제로 임상에서 시행합니다.
이번 연구는 그 중 항역류수술과 관련된 연구입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모든 증상 및 질환을 통칭하며, 주로 위산분비억제제를 사용하는 내과적 치료와 항역류수술를 통한 수술적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지금까지의 위식도역류질환의 진단과 치료는 식도 산 노출 (esophageal acid exposure)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졌습니다. 진단은 내시경을 통한 역류성 식도염 확인 또는 24시간 식도산도검사를 통한 식도의 비정상적인 산 노출 확인으로 이루어졌고, 치료는 산 노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양성자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PCAB) 등 위산분비억제제를 사용해왔습니다. 이러한 약물 치료의 효과가 미미하거나 장기적인 복용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속쓰림이나 위산 역류와 같은 전형적인 위식도역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중 50% 이하에서만 비정상적인 식도 산 노출이 확인되는 등, "산" 노출만이 위식도역류 증상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위산분비억제제를 사용 후 식도로의 산 역류은 감소하였으나 비산(non-acid) 역류가 오히려 증가하여 전체 위식도역류를 줄이진 못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어, 역류물의 산성도와 관계없이 물리적으로 위식도역류를 억제하는 항역류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식도역류 증상을 가진 모든 환자들이 수술 후 증상이 호전되는 것은 아니기에, 적절한 수술 대상군을 선정하고 증상 호전을 예측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를 연구하고자 했습니다.
한편, 기존 24시간 식도산도검사에 임피던스(impedance) 센서를 추가한 24시간 식도 임피던스-산도 검사가 도입됨에 따라 산도에 관계없이 위 내용물의 모든 식도 역류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산 역류 지속 시간) + (비산 역류 지속시간)}/전체 측정 시간 (24시간)”으로 계산되어지는 bolus exposure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을 보완하고 위 내용물에 대한 물리적인 방벽을 만드는 항역류수술의 원리를 고려하였을 때 이 지표가 수술 후 위식도역류 증상 호전을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에 주목하였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기존 산 역류만을 반영한 acid exposure time 또는 DeMeester score에 비해 bolus exposure을 통해 항역류수술 중 복강경 Nissen 위저부주름술 (laparoscopic Nissen fundoplication) 후 전형적인 위식도역류 증상 (속쓰림, 위산 역류, 명치 통증) 호전을 더 잘 예측할 수 있음을 밝혀냈고, 특히 비정상적인 식도 산 노출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에서 효과적임을 밝혀냈습니다. 더 나아가 증상별 수술 후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bolus exposure의 기준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bolus exposure와 같은 새로운 지표들을 활용하여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들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고, 객관적 지표를 기반으로 수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그동안 잘 연구되지 않았던 비산 역류에 대한 추가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한 이해가 확대되고, 기존의 치료로는 개선이 어려웠던 gray zone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방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고려대학교 및 중앙대학교의료원 위장관외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고려대학교 위장관외과는 과장이신 박성수 교수님을 필두로 위암, 비만대사질환, 위식도역류질환 등의 수술적 치료를 연구하고 이를 임상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적절한 수술 대상군 설정 및 최적의 수술 기법 선택을 위한 임상연구뿐만 아니라 metabolomics study나 치료 반응 바이오마커 등 위장관 질환 전반에 걸친 다양한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임상에서 경험한 바를 연구에 적용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연구가 좋은 결과로 이어져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에 다시 적용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느낍니다. 임상과 연구가 선순환하며 환자 치료에 기여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임상 연구의 가치를 배우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 역시 꾸준히 배우고 있는 단계라 부족함이 많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느낀 점은 임상과 연구의 연결고리를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임상 연구, 특히 외과학 분야의 연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환자 진료 중에 떠오른 작은 아이디어나 궁금했던 점들이 연구 주제로 구체화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임상에서 발견한 작은 연결고리를 집요하게 탐구하는 것이 외과학 분야 연구에 있어 큰 의미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방법론에 대해 열린 자세로 접근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여러 연구들에서 활용된 방법론을 공부하며, 이를 제 연구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과정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런 열린 마음으로 배움을 지속하면서 임상과 연구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 위장관외과에서 다루는 다양한 위장관질환과 그 수술적 치료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유전체 분석, microbiomics, metabolomics 등 여러 연구 분야와 융합하여 새로운 연구주제에 도전함으로써 이를 통해 실제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이어 나가고자 합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더 정밀하고 맞춤화된 치료법을 개발하고, 위장관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바쁘신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연구를 지도해주시고 많은 인사이트와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여러 방면에서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민재석 교수님, 권영근 교수님과 김정우, 이인영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가족들에게도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GERD
#Nissen fundoplication
#bolus expo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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