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폐는 공기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어, 다양한 박테리아, 바이러스, 또는 여러 환경 인자 (NO2, O3, 미세먼지, 담배연기 등)로 인해 미세한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손상된 폐는 줄기/전구 (stem/progenitor) 세포들에 의해 재생 (regeneration) 되어 기능을 회복하지만, 전구 세포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폐는 재생되지 않고 섬유화 (Fibrosis) 등의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폐 전구 세포의 재생 기전을 이해하는 것은 섬유화를 비롯한 폐 질병을 극복하는데 필수적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동물모델, 폐 오가노이드,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 (single-cell RNA sequencing)을 포함한 포괄적인 연구 방법을 이용하여 PCLAF-DREAM 매개 세포 가소성 (cell plasticity) 이 폐 재생에 필수적임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발견된 기전과 약물 기반 유전자 발현 데이터베이스 (connectivity map, CMap)를 통해 폐 섬유화를 예방 할 수 있는 약물 후보를 제시하고, 동물 모델에서 그 효과를 확인하였습니다.
폐 질환은 2021년 WHO 보고서를 기준으로 사망률 4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폐 질환은 폐 손상으로 인한 재생 결함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세먼지 또한 폐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미세먼지로 인한 폐 손상 기전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방사선 치료 또한 폐 손상에 따른 섬유화를 유발합니다. 이처럼 폐 질환의 원인들이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치료 방법이나 치료제는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폐 손상 및 폐 재생 기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나아가 폐 질환을 극복하는데 필수적일 것입니다.
해당 연구를 진행하며 “함께 연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습니다. 이 연구는 저에게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미국에 오기전 저의 전공 분야는 뼈 였고, 폐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한 걸음씩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 전문가가 지식을 지식을 아낌없이 공유해 주고 피드백을 해 주었으며, 모르는 분야를 함께 공부하며 빠르게 지식을 습득 할 수 있었습니다. 단일 세포 전사체 (single-cell transcriptome) 분석을 위해 컴퓨터 지식이 없던 랩원들이 서로 공부하고, 지식을 나누며 분석법을 발전 시켰습니다. 혼자 공부하였다면 이렇게 빠르게 분석법을 습득하지 못 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도움 덕분에 이제는 스스로 R과 Python을 이용하여 single-cell RNA sequencing 분석을 하고, 폐 동물 모델 및 오가노이드 실험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식이 고도화되면서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좋은 연구를 위해서는 서로 아낌없이 지식을 나누고, 나아가 협업하는 것이 더욱더 필요 해 졌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MD Anderson Cancer Center는 암 치료분야에서 미국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이게 걸맞게 각종 기초 및 임상 연구가 매우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34개의 연구 코어를 운영하여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진과의 협업이 매우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특히, 기초-임상간의 연계 연구가 매우 활발히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최근, 기초 연구부터 임상 연구 시작까지 3년만에 이루어 질 정도로 그 연계가 활발합니다.
박재일 교수 연구실은 암 세포의 세포 가소성 (cell plasticity)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실험실 입니다. 질 높은 연구를 위해 멀티오믹스 (multiomics) 분석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으며, Single-cell RNA sequencing, spatial sequencing, ChIP-sequencing, ATAC-sequencing 등 다양한 NGS분석 기법을 통해 기전 후보를 신속히 파악하고, 이를 오가노이드와 동물 모델을 통해 검증합니다. 박재일 교수님의 큰 강점은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해 연구에 적용하는 점 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제 연구가 인류의 지식에 작은 기여를 하고, 나아가 질병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연구는 지적 호기심에 의한 지식 축적이거나, 습득한 지식을 활용해 인류의 삶에 기여하고자 수행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의 목적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 중 하나는 질병의 극복일 것입니다. 질병을 치료하려면 벽돌을 쌓듯 지식을 하나하나 축적해 가야 합니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일 때 비로소 치료의 실마리가 보일 것입니다. 저 또한 이러한 과정에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연구에 임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를 선택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많은 곳에서 무수히 들어본 말일 것입니다. 저 또한 이 말을 참 많이 들었지만, 사실 도전이 늘 두려웠습니다. 사회는 도전하다 실패하는 사람들에게 때때로 냉혹하며, 힘든 연구 과정에서 반복되는 실패는 마음을 점점 갉아먹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어느새 도전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박재일 교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직 바뀌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박재일 교수님의 지지 덕분에 저는 다시 도전하는 법을 배웠고, 도전과 실패의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법을 깨달았습니다.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는 결국 작은 성공을 불러왔고, 안주하지 않고 나아감으로써 더 빠르게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배우는 입장이지만, 저도 이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약 7년간 뼈 손실 및 재생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고, 미국에 와서는 3년간 폐 재생과 폐암에 대해 연구했으며, 현재는 췌장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 경험은 분명 폭넓은 연구 시야를 가지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연구의 깊이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깊이 있는 성과를 이루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지금까지 연구를 수행하며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연구 활동뿐 아니라 정신적 지주로서 저를 지지해 주신 이장희 교수님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제 연구 역량을 크게 성장시켜 주시고 많은 가르침을 주신 박재일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김홍희 교수님, 이종호 교수님, 그리고 Dr. Anirban Maitra의 지도와 도움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늘 곁에서 응원해주는 아내와 건강하게 자라나는 두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외에도 감사한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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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l plasticity
#single-cell transcript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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