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먼저 저희 연구 성과를 소개할 기회를 주신 한빛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한국 소나무 (Pinus densiflora) ‘정이품송’의 표준 유전체를 제작한 연구로, 반수체 유전형 정보를 반영해 유전체를 조립하고, 이를 통해 거대 소나무 유전체의 진화 과정과 반수체 간 유전적 차이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식물은 두 개의 반수체를 가진 이배체로, 각각 부모 개체로부터 물려받습니다. 기존에는 반수체 간 차이가 크지 않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유전체 조립 시 반수체 정보를 통합하여 해독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방식이 반수체 간 유전적 서열 차이를 포괄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연구팀은 보다 정확한 유전체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신 기법인 ‘Genome phasing’ 기법을 도입하여 한국 소나무 ‘정이품송’을 대상으로 고품질의 반수체 유전체 정보를 구축하였습니다. 그 결과, 반수체 하나당 약 21.7Gb에 달하는 유전체 정보를 확보하였습니다. 이는 인간 유전체의 7배가 넘는 거대 유전체이며, 겉씨식물에서 반수체 단위로 유전체를 구축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를 가집니다.
또한, 저희 연구팀은 해당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소나무 속 내 종 분화 과정에서의 염색체 재배열과 중요 형질 연관 전사인자의 진화 기작을 규명하였습니다. 나아가, 국내 소나무 야생종 30개체를 대상으로 반수체 정보를 반영한 개체별 서열 변이 분석을 통해 개체별 유전적 변이가 소나무 전체 유전자의 다양성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소나무 육종 연구의 중요한 기초 자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서울시립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환경원예학과 식물유전체연구실(Plant Genomics Lab.)에서 김승일 교수님의 지도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생물정보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식물 유전체 및 유전자에 대해 탐구하여 식물의 생물학적 현상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수 개체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범유전체(Pan-genome) 구축을 통해 형질 연관 변이를 발굴하거나, 단백질 구조 예측 및 다양한 오믹스 데이터를 통합하여 중요 형질 연관 유전자의 진화와 기능을 연구하는 등 연구 분야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 연구실은 김승일 교수님의 열정적인 지도 아래 모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 주제와 활발한 토론 분위기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실험실은 다수의 대용량 분석 서버를 갖추고 있어 학생들이 여유롭게 서버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자랑하며, 화목한 실험실 생활 속에서 함께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 연구는 제가 처음 박사 학위를 시작했을 때부터 학위 주제로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좋은 결과로 마무리하였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표준 유전체 조립 프로젝트의 특성상 유전체 조립부터 세부적인 유전자 연구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분석을 수행하였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며, 논문의 완성과 함께 학위 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물론 연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지도 교수님의 응원 섞인 격려와 동료 선후배들과의 의견 공유는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한, 공동 연구팀의 다른 연구자분들께서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고 도와주신 덕분에 이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보람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이러한 협력과 소통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최종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연구 결과물인 논문도 물론 중요하지만, 함께 노력한 모든 분들과의 관계는 제 연구 여정에서 더욱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도 누군가에게 조언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연구를 진행하면서 힘들고 지쳤던 순간들 속에서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와 기어코 해내겠다는 “의지”였던 것 같습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궁금한 부분에 대해 끊임없이 파고들려는 열정과 그 과정에서 주변과의 원만한 관계를 통해 얻는 도움과 경험 공유가 있다면, 언제나 기회는 존재하며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서 연구실 소개에서도 간략하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유전체 조립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주요 원예작물인 고추를 대상으로 다수 개체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범유전체(Pan-genome)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고추 종의 유전적 다양성과 형질 연관 변이를 깊이 있게 탐구할 계획입니다. 또한, 단백질 구조 기반의 유전자군의 진화 관계 연구 등 최신 연구 기법을 폭넓게 적용하여 연구 영역을 다양하게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에게 처음 연구를 가르쳐 주시고 현재까지도 곁에서 늘 응원해 주시는 김선형 석사 지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지난 5년 동안 연구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이번 논문을 이끌어 주신 김승일 박사 지도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항상 ‘첫 제자’로서 자랑스러운 제자가 되겠다고 말씀드릴 때마다, 교수님께서는 꼭 그렇게 하라고 지지하고 응원해 주셨는데, 생각해 주시는 마음을 받아 훌륭한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잘해보자는 마음 하나로 실험실 적응보다도 연구를 우선시해주신 공동 1 저자 조혜정 박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힘들지만, 행복한 연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험실의 소중한 멤버들인 영수, 서진, 유진, 근영언니, 지윤언니, 진욱이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소나무 유전체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신 와이오밍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등에 계시는 여러 공저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협력 기관의 공동 교신저자이신 국립산림과학원의 박응준 박사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항상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워 주고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 민석 오빠, 민조 새언니, 그리고 언제나 뒤에서 묵묵히 힘이 되어주는 이제 가족이 될 예비 남편 상진이까지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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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nome phasing
# Pinus densifl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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