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이라는 단어와 ‘유사함(-oid)’를 결합하여 만든 신조어입니다. 체외에서 인간의 조직을 고도로 모사하여 발달과정, 발병기전, 치료제 효능평가 등 다양한 연구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모델입니다. 특히 제가 주로 연구하던 위장관계(gastrointestinal tract)는 미생물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고 끊임없이 미생물과 상호작용을 하는 장기입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포함하여 감염 질환 연구분야에서도 오가노이드 활용연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증 연구를 위하여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위 오가노이드를 활용하여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WHO에서 지정한 암 유발인자로 다양한 위질환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항생제를 활용하여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항생제 내성 등과 같은 한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 상피세포에 손상을 유발하는 것이 보고되고 있지만 치료제 발굴 측면에서는 숙주의 점막 회복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병원성 미생물 감염에 대한 연구 모델로서 3차원 오가노이드를 제시하였습니다. 전분화능 줄기세포로부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가 최초로 군집화(colonization) 하는 부위인 위 전정을 모사하는 위 오가노이드를 제작하였고, 3차원 오가노이드의 구조적 특징과 세포 다양성을 기반으로 숙주점막에서의 치료 타겟 발굴하고 약물 스크리닝을 통해 치료 후보물질을 도출하여 손상된 숙주 점막을 치료하기 위한 전략을 구축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독소 VacA에 의한 표면 점액세포 특이적인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규명할 수 있었고, 오로라키나아제 억제제인 MLN8054가 미토콘드리아 회복을 통한 위 점막 손상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본 연구는 오가노이드를 활용하여 규명한 질환 특성이 실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인간 위 점막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남을 재검증하여 오가노이드 모델이 높은 수준으로 인체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점과 기존 병원성 미생물 제거를 위한 항생제와 더불어 숙주의 손상된 점막을 직접 치료하는데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손미영 박사님의 지도하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는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수하고 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우수한 연구진들과 최신 연구장비 다양한 인프라를 갖춘 우리나라 대표 바이오 정부출연 연구기관입니다. 제가 소속된 손미영 박사님 연구팀은 전분화능 줄기세포 기반 2차원 세포 및 3차원 오가노이드 분화기술을 활용한 발달과정 연구, 실험동물 대체기술 개발 (질병연구, 약물 평가, 치료 후보 물질 발굴) 및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으며 기초연구부터 실용화 단계까지 넓은 영역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연구팀이라고 자부합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손미영 박사님 지도하에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연구자로서 저를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었던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연구를 수행하며 했던 많은 고민과 연구원 내외에 계시는 전문가들 과의 연구 진행 방향 논의, 실험 설계, 디스커션의 과정을 통해 연구자가 갖춰야 할 자질들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혼자라면 이루지 못해냈을 연구들을 동료들과 손을 맞잡고 하나씩 이루었을 때 그 기쁨은 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지도 교수님이셨던 손미영 박사님의 지도와 연구실 식구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기억하고 있고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선배님들,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음에 자부심 느낍니다. 앞으로 저도 더 노력하고 성장하여 좋은 동료로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줄기세포를 활용하여 연구를 하며 느낀 점 중 하나는, 실험의 결과에는 늘 의미가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 초반에는 줄기세포 배양이나 분화기술에 익숙하지 않고 실험결과가 예상대로 나오지 않았을 때 ‘내 손이 문제인가? 이번엔 또 어떤 실수를 했지?’ 라며 정확한 원인 분석 보다는 자책이 먼저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 지도교수님과 팀 원 분들께서는 제 결과를 보며 이 실험으로 도출할 수 있는 결과가 무엇인지, 다음 실험에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잘못된 부분은 어떻게 trouble shooting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논의하며 이 작은 실험 결과에 많은 질문을 하고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행착오들을 겪더라도 의연하게 넘기는 멘탈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연구에 더욱 깊게 몰입하여 주체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많은 후배분들이 저와 같은 경험들을 하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작은 일에도 의미가 있는 것이니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혼자가 어렵다면 주변 동료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하며 어려움을 이겨 내시 길 바랍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병원균과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한 세포 내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치료의 관점과 더불어 질병 예방법을 찾는 연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병원균을 제어하는 유산균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요소들에 대한 예방법을 찾고 그 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고도화하여 배치간 변이가 적고 실험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세포 운명 제어가 가능한 동물대체 시험 플랫폼 개발에도 참여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멋진 연구자 분들과의 협업을 통해 가치 있고 뜻깊은 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자리를 빌어 본 연구의 책임자이시자 연구원으로서의 삶을 지도해주신 손미영 박사님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 올립니다.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늘 배움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공동 제1저자이신 권용환 교수님과 이무승 박사님, 교신저자 이신 박두상 박사님, 손명진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외에도 저자분들의 많은 도움 덕분에 연구를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함께 동고동락하며 귀중한 인연이 되어 주신 권오만 박사님, 이하나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연구실 생활을 하며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해가고 있는 후배 유원동, 전소정, 손나은, 허유빈, 박소희, 한다솜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학위과정부터 지금까지 버팀목이 되어준 하정민 박사, 이나금 박사, 이민형 박사님, 장주홍 박사님, 김광호 박사님, 류태영 박사님, 경진, 송이, 희원, 남희, 지아, 소이에게 함께 해주어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나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어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남편, 묵묵히 응원해주시고 지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곁에서 함께 해 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 덕분에 이 연구를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가노이드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 미토콘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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