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 연구는 생식 생리학과 신경과학 분야에 속합니다. 특히 초파리를 모델 생물로 하여 교미 후 암컷의 생식 반응에 정액 성분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였습니다. 생식 생리학에서는 정액 성분이 암컷의 생식 능력에 미치는 영향이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종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본 연구는 정액 내 당 성분이 암컷 생식에 미치는 새로운 역할을 밝혀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액 내 당 성분은 정자의 에너지원으로 여겨졌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초파리 정액에 포함된 당 성분인 venerose가 암컷의 생식 줄기 세포(GSC) 증식과 정자 저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규명했습니다. 이 당 성분을 venerose라고 명명했는데, 이는 "venereal" (교미로 전달되는)과 "-ose" (당을 의미하는 접미사)의 합성어입니다. Venerose는 수컷의 정액 물질을 생성하는 기관에서 다량 발견되며, 교미 후 암컷에게 전달된 venerose는 암컷의 영양 감지 신경세포(Dh44-PI)를 자극하여 Dh44 분비를 유도합니다. 분비된 Dh44는 Dh44-R2+ 난소 세포를 통해 GSC 증식을 촉진하며, Dh44-R1+ 신경 세포를 통해 더 많은 venerose 흡수 및 정자 저장을 유도합니다. 이 연구는 정액 내 당 성분이 암컷 생식 시스템에 미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했습니다.
ⓒ 2024 Seong-Jin Kim. The image is designed by Seong-Jin Kim
이러한 발견은 생식 생리학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향후 인간을 포함한 여러 종에서 생식력 연구와 생식 건강 개선, 번식력 조절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김영준 교수님 지도하에 진행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실 https://gistflylab.wixsite.com/gistlmn 은 분자행동신경학 실험실로, 주로 초파리 모델을 이용하여 행동 및 생리학적 변화가 어떤 신경세포와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조절되는지 분자적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뇌 축 연구, 미진단 희귀질환 후보 유전자 연구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연구는 2015년 한빛사에 소개되었던 논문 https://www.ibric.org/bric/hanbitsa/treatise.do?mode=treatise-view&id=42110&authorId=25156#!/list 의 후속 연구로, 약 10년의 긴 시간동안 진행되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더 높은 저널에 게재하고자 했던 마음에, 여러 차례의 논문 제출과 거절, 재준비, 재제출 과정이 반복되었습니다. 그 시간은 길고 힘들었지만, 모든 도전을 해보았기에 이제는 후회가 없습니다 (아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어떤 저널에 게재되든 연구의 본질적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값비싼 교훈 같았던 경험이었습니다. 첫 논문이 늦어진 만큼, 이후 연구들에서는 시행착오로 줄이고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초파리를 모델로 한 연구는 다른 분야에 비해 템포가 조금 더 긴 것 같습니다 (사실 생명과학 자체가 긴 여정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연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페이스 조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일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중요한 일에는 집중해서 힘을 써야 합니다. 연구실 선배가 항상 해주셨던 말씀인데, 그 덕분에 저는 나름(?) 페이스 조절을 잘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한,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가 무엇인지 꾸준히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계속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단계지만, 매번 어떤 연구가 하고 싶은 지 미리 생각해 두면, 나중에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망설임 없이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대학원 입학 당시에 막연하게 뇌과학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박사 과정 동안에는 수컷으로부터 전달된 물질이 뇌를 통해 난소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뇌가 어떻게 다른 기관들과 상호작용하는지, 즉 inter-organ communication 분야에 흥미가 점점 커졌습니다. 운이 좋게도 졸업 전에 해외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선발되어,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이 연구가 가능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도해 주시고 끊임없는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김영준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교수님의 폭넓은 지식과 지속적인 격려 덕분에 저는 이 연구뿐만 아니라 연구자로서의 방향을 설정하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또한 2019년에 제가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접고 이 연구를 새롭게 시작할 당시, 저라면 끝까지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연구를 맡겨주신 이강민 박사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 말씀 덕분에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항상 곁에서 저를 묵묵히 응원해 주고 지지해 준 가족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특히, 제 아내는 제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이해와 헌신으로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아내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 연구를 끝까지 마무리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 연구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아낌없는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도움과 지지 덕분에 이 중요한 연구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그 믿음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Drosophila
# Seminal sugar
# Reproduction
관련 링크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