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렇게 좋은 기회로 저희 연구실의 연구 성과물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한림의대 신경생리학 교실 안은희 교수님 지도 아래 석사과정을 진행 중에 있는 강은지 입니다. 현 원고는 환자를 직접 돌보는 임상 의사의 임상적 질문을 통해 다양한 기초의학적 연구기법을 접목하여 간성뇌병증에 대한 새로운 병리 기전을 검증하게 되면서 Microbiome Journal에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간성뇌병증은 간경변증 환자가 급성으로 간 기능이 악화되면서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뇌기능 장애를 일으키며, 이는 또한 장내 미생물 군집의 이상 또는 특정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가 흔하게 보이는 합병증은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 피질, 시상하부, 해마의 신경세포 손실 등으로 인해 인지 기능 장애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간경변에서의 장내 미생물과 신경 정신과적 인자의 작용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고 “장-간-뇌 축”의 연결 흐름에 따라 작용하는 메커니즘에 관해서도 아직 밝혀진 바가 없었기 때문에, 간경변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신경 정신과적 이상을 이해하고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는 “장-간-뇌 축”을 통해 어떤 신경전달물질 분자가 연결되는지 규명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출처: Akkermansia muciniphila improve cognitive dysfunction by regulating BDNF and serotonin pathway in gut-liver-brain axis | Microbiome | Full Text (biomedcentral.com)
이러한 선행 연구의 질문을 바탕으로 한림대학교 소화기연구소의 석기태(춘천성심병원) 교수님께서 간성 뇌병증 환자의 대변 샘플을 분석해보았을 때, 간경변 환자의 대변에서 아카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 AKK)라는 특정 미생물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유의미하게 감소 되어있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AKK는 뮤신을 탄소와 질소의 공급원으로 활용하는 혐기성 공생 박테리아입니다.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AKK는 여러 질병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동물 모델에서의 장 장벽 면역 기능 강화 및 대사성 질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검증된 바 있습니다.
이로써 평소 퇴행성 뇌 질환을 기반으로 한 organ crosstalk을 연구하는 제가 속한 안은희 교수님 연구실에서 뇌와 장을 연결하는 미주신경절(Vagus nerve)과 척수(Spinal cord)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및 신경세포들의 생리학적 기능에 대해 분석하고, 석기태 교수님의 소화기연구소에서는 연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환자의 간문맥 혈액, 인지 장애 유무 구분, 환자 대변 샘플 및 간 조직 연구 시료에 대해 분석하였습니다.
먼저 연구를 위해 인간의 간경변 질환과 유사한 현상을 보이는 마우스 모델을 우선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마우스의 먹이에 담관 염증을 일으키는 3,5-diethoxycarboncyl-1,4-dihydrocollidine (DDC)를 포함시켜서 간질환 모델을 만든 후에 인지 장애 현상이 있는지 다양한 마우스 인지 장애 검증 연구법과 행동 장애 검증 연구법을 통해 확인 하였으며, 간성 뇌병증환자에서 고갈되어 있는 AKK을 8 주간 구강투여하여 AKK 재유입에 유무에 따라 변화되는 신경 정신과학적 현상과 간-장-뇌 축 전반에 걸친 염증 기전 현상에 대해 분석 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조직 염색 기법을 통해 DDC에 의한 장-간-뇌 손상과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및 세로토닌 발현 저하를 확인하였고, AKK를 구강 투여한 모델에서는 장,뇌조직 손상이 현저히 감소하고 인지 기능 장애 현상 개선과 더불어 고갈되었던 BDNF 및 세로토닌의 발현량이 정상 수치로 회복됨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미주신경절을 분리하여 면역화학적염색을 해보았을 때도 AKK를 구강 투여한 모델에서 고갈되었던 세로토닌의 발현량이 회복되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이와 반대로 간 조직에서는 세로토닌 수용체 (5-hydroxytryptamine 2A and 2B) 발현 억제를 통해 간 조직 손상이 완화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세로토닌과 BDNF는 치매, 간경화와 같은 신경정신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BDNF는 신경세포 생존 및 성장을 지원하며, 인지 기능과 다양한 위장 기능 조절에 관여하고, 세로토닌 역시 장에 분포하는 세로토닌성 신경세포에서 발현되어 기분 조절과 인지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BDNF와 세로토닌은 현재 인지 장애 및 간염과 관련된 중요한 분자라는 것은 확인되었으나, 장에서 주로 분비되는 세로토닌이 어떻게 뇌질환과 간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근거가 부족하였습니다. 하지만 본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접근 방법(수술적 처치 동물 모델 & 화합물 경구투여 동물 모델)으로 구축된 간 손상 동물 모델에서 “장-간-뇌 축” 모두를 분석하여 BDNF, 세로토닌 분자가 간성 뇌병증 환자에서 고갈되어 있으며, 이와 연계된 유익균인 AKK가 감소되어 있음을 검증하게 됨으로써, 해석되어지지 못했던 간성 뇌병증의 기전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통하여 새로운 간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소속된 연구실은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이며, 지도 교수님은 안은희 교수님 이십니다. 저의 지도 교수이신 안은희 교수님께서는 2023년에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신경과학 교실 겸임교수로도 임용되신 후 현재 임상-기초 의학이 연계된 중개 연구를 저희 학교 재단 산하의 병원에 계신 신경과 교수님들과 활발히 연구 중이십니다.
저희 생리학교실에서는 현재 주로 신경 퇴행성 질환을 연구하면서 질병이 단순히 뇌 뿐만 아니라 몸의 여러 기관들과 혈액, 신경 등을 통해 서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중점으로 뇌, 장 등의 기관들과 그 기관들을 잇는 신경들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신경 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과 질환의 진행을 늦춰주거나 막는 분자들을 발견하여 실질적으로 뇌신경 퇴행성 질환 환자들에게 사용 가능한 “치료 약물”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모든 기관들은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하나의 기전을 보기 위해서는 한 기관에 국한되어서 보는 것 보다 연결된 기관들을 함께 분석하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안은희 교수님 지도아래 알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저희 연구실은 뇌만 다루는 것이 아닌, 미주 신경과 장을 함께 분석하여 어떤 신경전달물질이나 단백질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보기 때문에 연구하면서 항상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여러 부분을 분석하고 공부하다 보면 할 일도 많고 공부해야 할 것도 많지만, 그만큼 인체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어서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소화기연구소의 간 및 혈액 분석 실험 기법까지 더해져서 장-뇌 축 뿐만 아니라 간, 혈액까지 분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매 공동연구 회의 때 마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한 연구실이 모든 기관을 다 분석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이렇게 각 전문 분야와의 공동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서 짧은 시간 안에 좋은 연구 성과물을 제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학부 4학년 때부터 학부연구생으로 한림의대 생리학교실에서 연구하게 되었는데, 연구하면서 공부할 것도 많고 배워야 할 실험들도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1 년 동안 학부연구생으로써 연구하지 않았다면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혹시 학부 3~4 학년 때 관심 있는 분야의 연구실을 들어갈지 말지 고민중이시라면 최대한 빨리 미래에 대해 결정을 하시고 학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실험적인 기술력과, 연구의 기본 사항들에 대해 미리 배울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공유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석사과정생으로서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의 기전 및 조기 진단에 관련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학위 기간 동안 알츠하이머병의 타우(Microtubule associated protein tau, MAPT) 병리 기전과 관련하여 새로운 질환 타겟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연구 주제로도 좋은 결과를 내어 다시 한번 한빛사에 소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항상 연구하는 데에 물질적으로나 지식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아 주시며, 현재까지 장-뇌 축 관련 실험 기법들을 구축 해주신 안은희 교수님, 그리고 옆에서 서로 도와주며 힘이 되어주는 생리학교실 멤버들, 새로운 분야를 알게 해주신 소화기연구소 팀원 분들, 또한 학위 과정 동안 묵묵하게 옆에서 믿고 지원해주신 가족들 에게 정말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Akkermansia muciniphila
# Gut-organ axis
# Liver inj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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