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암 냉동치료는 종양에 특수한 탐침을 삽입한 후 그 부위를 급속히 냉동시켜, 암세포를 얼음결정으로 파괴하는 치료법입니다. 그러나 일부 세포는 냉동 과정에서 얼음이 되지 않고, 과냉각 상태로 남아 생존할 수 있으며, 이는 암의 재발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냉동 속도, 냉동-해동 과정 반복 횟수, 탐침의 개수를 조정해 냉동치료의 효율을 높이고자 했지만, 과냉각 상태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가지 형태의 프랙탈 금속 나노입자 (branched fractal metal nanoparticle)을 사용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프랙탈 나노입자는 작은 금 단위결정들이 빠르게 부착되며 프랙탈 구조를 형성하는데, 이 구조는 다양한 결함이 많고 비표면적이 넓어 얼음의 이종 핵 생성 및 성장을 촉진하여 과냉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실제 실험과정에서는 기대한 효과 이외에도 신기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표면에서의 빠른 얼음 형성과는 다르게, 프랙탈 구조 내부에서는 깁스-톰슨 효과 (Gibbs-Thomson effect)에 의해 어는 점이 낮아져 더 낮은 온도에서 얼게 됩니다. 유리병에 물을 가득 채우고 냉동실에 두면 부피가 팽창하며 병이 깨지는 것처럼, 바깥이 언 후에 가지 내부 공간에서 뒤늦게 어는 물이 주변 가지에 결정화 압력을 가해 가지 구조가 파괴되었습니다. 본 냉동치료에서는 프랙탈 나노입자가 자기유사한 작은 조각들로 부서지면서 해동과정에서 종양의 주변부로 퍼져나가 다음 냉동과정에서 냉동치료의 효율을 더욱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 시카고에 있는 노스웨스턴 의과대학교 (Northwestern University Feinberg School of Medicine) 방사선과 김동현(Dong-Hyun Kim)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수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팀은 재료공학자, 생명공학자, 동물 실험 전문가, 생체영상 분석 전문가, 임상의와 같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어 학제간 융합연구를 수행하기에 용이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김동현 교수 연구팀은 임상 적용 가능한 영상 유도 나노입자를 발굴하고 다양한 생체 영상 (자기공명영상,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컴퓨터 단층촬영)을 활용한 중개의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랩 홈페이지 https://labs.feinberg.northwestern.edu/kim-dh/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하는 연구는 나노-바이오 융합연구로, 매우 작은 나노소재가 갖는 독특한 특성을 세포 수준에서 활용하고, 이를 사람 스케일까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나노소재의 활용이 아직 제한적이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나노기술이 일상 깊숙이 들어와 인류의 삶을 통째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궁극적으로 나노소재를 사용해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연구 결과가 실제 적용 가능성을 보일 때입니다. 이러한 가능성들이 하나씩 모여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때까지 연구하고자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나노-바이오 융합연구는 여러 학문이 교차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을 탄탄히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료공학,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과 면역학 등 여러 분야의 개념을 이해하고 융합할 수 있어야 더 나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전공 분야에 튼튼한 기초를 바탕으로 폭넓은 학습을 통해 배경 지식과 연구 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연구 과정에서는 실패나 예상치 못한 결과가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연구는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다양한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시야를 넓히고, 협력 및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시작점으로 기능성 나노소재를 다양한 질병 모델에 적용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개발한 나노기술이 현실에 와닿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중개의학적 관점에서 노력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본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 많은 가르침과 조언을 아낌없이 주신 김동현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첫 동물실험에서 많은 도움을 준 이상희 박사님, 동기로서 항상 의지가 되는 전유상 박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바쁜 와중에도 즐거운 디스커션을 함께 해준 최현준 박사님, 김성찬 박사님께도 큰 감사드립니다. 성장한 연구자가 되도록 많은 가르침 주신 고려대학교 김영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언제나 저를 믿고 응원해주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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