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양서류는 현재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개체군 감소에 놓여 있으며 이는 척추동물 역사상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 사건으로 간주됩니다. 양서류는 특히 습지 생태계에서 생물다양성을 지지하고 물질 순환의 중추 역할을 하며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역할 때문에 많은 보전 생물학자들이 양서류의 감소를 더욱 우려하고 있으며, 여러 연구자들이 생태계 내에서 양서류의 위협 요인을 찾고 지속가능성을 예측하며 이들의 효과적인 관리 방안과 체계적인 보전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2023년에 시행하였던 IUCN의 제2차 세계 양서류 평가에서 전 세계적으로 양서류 개체군의 감소를 주도하는 주요 요인이 정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알려진 요인들 외에도 현재 알려지지 않은 많은 위협 요인이 존재합니다. 특히 최근 심각한 환경 문제로 대두되는 미세플라스틱은 양서류 개체군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양서류는 특히 알과 올챙이와 같은 수중 생활사에서 변태를 하여 육상 생활사 단계로 전환되는 복잡한 생활 주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특징 하에 양서류의 초기 생활사에 대한 영향은 후기 생활사에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대부분의 양서류 연구들이 단일 생활사에 초점을 맞추어 왔으며, 다중 생활사를 거친 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특히 양서류의 수중 생활사 단계에서 체내에 농축된 미세플라스틱이 변태 이후에도 계속해서 존재한다면, 육상 서식지로 이동하는 양서류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의 대규모 확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환경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연구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양서류의 보전과 관련된 여러가지 환경문제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양서류의 전반적인 생활사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과 더불어 양서류를 통한 생태계 간 미세플라스틱의 이동이 온도 변화에 따라 조절될 수 있는지 연구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서류는 개체발생적 전이를 통해 수중 환경의 미세플라스틱을 육상 생태계로 이동시키는 능력을 보였습니다. 중요한 점은 미세플라스틱이 양서류의 사망률 증가와 더불어 뒷다리의 기능장애까지 이어지는 기형을 발생시켰다는 점입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은 단일 생활사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 생활사로 이어졌습니다. 분변미생물과 장형태의 변화는 미세플라스틱의 신진대사 저하에 반응하였으며 이러한 미생물 군집과 형질 변화는 변태 이후에도 계속 지속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온도의 증가는 미세플라스틱의 육상 이동 저감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양서류 개체군의 사망률 및 기형율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켰습니다. 특히 뒷다리의 기능장애로 이어지는 기형은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유도된 근육의 산화스트레스와 관련이 있었으며, 이것이 저온에서 높게 나타난 산화스트레스와의 상승효과를 통해 더 높은 기형율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제안하여 연구 분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 가설에서는 온도의 증가에 따른 빠른 변태가 미세플라스틱의 노출 기간을 축소시키고 양서류의 부정적인 영향과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축적을 통한 생태계 간 확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의 주된 연구 분야인 생태생리학적 분석을 통해서 이러한 영향들이 발생 속도의 조절뿐만 아니라 생리학적 상승 효과 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어 본 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고 적절한 결과의 해석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상승효과는 온도뿐만 아니라 다른 위협 요인과의 잠재적인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해당 분야에서 추가적인 연구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양서류는 야행성이어서, 채집을 위해 야간에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실 인원들이 겁이 많아서 야간에 인기척이 없는 습지에서 양서류를 채집하면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발생하고는 합니다. 어두운 팔각정에 누군가 쳐다보고 있다거나, 보라색 바지를 입은 할머니가 있다고 했는데 막상 가보면 아무도 없다거나 하는 상황들이 있으면 채집을 하다 가도 다들 무서워서 빨리 복귀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한 두려움을 참아가며 얻어낸 소중한 결과들이기에 연구의 결과가 더욱 값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도윤호 교수님이 지도교수님으로 계시는 국립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의 동물학연구실에서 양서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주대학교 동물학연구실에서는 여러 동물 분류군의 상태 평가를 통해 습지 생태계의 건강성을 파악하는 다중단위 평가 (multi-level assessment) 방식의 연구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대한 생물의 반응은 개체군의 크기나 번식역학과 같은 대규모단위 (Macro-scale)에서뿐만 아니라 신체 조직 및 기관의 변화부터 성장 및 발생 과정의 조절과 같은 중규모단위 (Meso-scale), 유전자 및 단백질 발현부터 신경 및 내분비 경로 조절과 같은 소규모단위 (Micro-scale)까지 순차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본 연구실에서는 특히 현장 조사와 더불어 실내 실험을 병행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동물학연구실에서는 이러한 융합 연구를 통해 다양한 생물학적 단위에 대한 영향을 심층적으로 이해하여 생태계의 현상을 연구하고 체계적인 종 보전과 효과적인 생태계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생리학이나 유전학과 같은 분자생물학적 기법들을 사용하여 양서류의 세부적인 상태를 평가하고 지속가능성을 예측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제 연구 방식이 일부 연구자들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저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양서류에 필요한 보전 조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양서류의 보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자부심으로 느껴졌습니다. 또한 여러 연구자들이 저의 연구를 참고하여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점을 통해 학문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가 조언을 드릴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아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생태학 분야의 연구 결과는 비교적 장기적인 시간을 투자해야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중간에 힘들어하는 연구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결과가 나오기까지 중간중간에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연구를 이어나간 것이 저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는 마냥 열심히 하기보다는 자신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취미 활동을 통해 중간중간 기분 전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지금도 여유를 가지고 꾸준히 연구를 이어 나가고자 노력하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에서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유도된 산화스트레스가 양서류에서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반응 과정을 제시하였습니다. 저는 추후에 이와 관련된 확실한 반응 경로를 확인하고 항산화제와 같은 물질 치료를 통해 양서류의 기형 유발을 저감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합니다. 더 크게는, 제가 추구하는 다중단위 평가 방법을 사용하여 여러 환경에 놓인 양서류의 지속가능성을 예측하고, 이것을 다양한 생태모델링을 통해 더 광범위한 시공간 규모의 예측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좋은 경험과 기회를 제공해주신 도윤호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연구를 위해 힘써준 국립공주대학교 생명과학과의 동물학연구실 후배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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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생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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