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단백질은 생체의 주요 구성성분으로써 물질대사, 면역반응, 신호전달 등 생체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단백질은 구조와 양과 위치가 정확해야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구조와 위치가 잘못되거나 과생성/미생성될 경우 항상성이 무너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세포는 잘못된 단백질들을 제거하는 protein quality control (pQc)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N-데그론 기작(N-degron pathway)은 N-말단 아미노산 잔기를 통해 분해되어야 할 타겟 단백질을 인식하여 제거하는 protein quality control 시스템입니다. 이 기작의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단백질의 N-말단에 asparagine, glutamine, cysteine이 드러날 경우, 이들이 aspartate, glutamate, oxidized cysteine으로 변형되고 ATE1 R-transferase에 의해 아르기닌이 결합됩니다. 아르기닌화 된 잔기는 N-말단 아르기닌을 인식하는 N-recognin에 의해 인식되어 proteasome 혹은 오토파지를 통해 분해됩니다.
BBA-Gene Regulatory Mechanisms (2023) 1866(2):194934
최근 N-데그론 기작을 활용한 오토파지 기반 표적 단백질 분해의 플랫폼인 AUTOTAC은 N-말단 아르기닌을 모방한 리간드를 통해 오토파지를 활성화하고, 타겟 단백질 및 소기관들의 표적분해를 매개해 퇴행성 뇌질환, 암, 감염, 비만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적용됩니다. 이렇듯 N-말단 아르기닌은 타겟 단백질의 인식과 분해 시스템 활성화를 매개합니다. ATE1 R-transferase는 타겟 단백질에 분해 신호로써 아르기닌 분자를 결합시키며, 이는 특히 포유류에서 cardiovascular development, angiogenesis, neurological function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 효모의 ATE1 구조는 밝혀졌으나, 포유류의 ATE1 구조는 연구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연구에서는 인간의 ATE1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하고, protein quality control에 주요하게 작용하는 ATE1의 잔기를 밝혀냈습니다. 흥미롭게도 인간 ATE1에서는 효모와 달리 특이적인 tRNA loop를 보였고, homodimerization이 기능에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발견은 추후 ATE1 및 N-데그론 기작을 통한 다양한 생체 대사 연구에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본 연구는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Yi Zhang 교수님 연구실과 공동연구로 이루어졌습니다. ATE1에 주목하여 연구하던 중 단백질 구조 전문가이신 Yi Zhang 교수님께서 마침 ATE1 구조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서, 협력하여 진행한 결과 빠른 시간 내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리비전 과정에서 2차 리비전에 새로운 리뷰어가 추가되어 졸업을 앞두고 마음 졸이며 추가 리비전을 진행했던 에피소드가 기억이 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권용태 교수님 연구실 및 세포분해생물학센터에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권용태 교수님은 30년 이상 단백질 대사를 연구한 세계 최정상급 연구자로서, 고등동물 N-말단 기작의 구성요소 대부분을 세계 최초로 발굴하였으며, 단백질 복합체 및 세포소기관 분해에 관한 생화학적 분자기전 연구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업적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분자 기전 연구뿐 아니라 질환 예방 및 치료제 개발 성과도 우수하여 최근 단백질 복합체 및 세포소기관의 분해를 조절할 수 있는 신기술인 AUTOTAC(Autophagy-targeting chimera)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세포분해생물학센터는 단백질 및 소기관 분해의 기전 연구부터 응용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이 협력하여 ‘분해생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어가는 센터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연구자로서 흔히 요구되는 비상한 머리와 샘솟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꾸준함과 강철 체력, 강철 멘탈을 가진 덕에 연구자로서 계속 성장하고 좋은 결실들을 맺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험이 진행이 잘 되지 않더라도, 정말 좋은 결과를 얻더라도,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기쁜 일이 있더라도, 큰 변화 없이 묵묵히 그리고 성실히 연구활동을 하다보니 능력치가 향상되고 좋은 기회도 많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곁에 좋은 동료들이 함께하고,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연구활동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과정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빠르게 나오지 않는 긴 기다림의 과정입니다. 연구를 통한 성취감과 즐거움도 물론 있지만, 버텨야하는 과정이 훨씬 길다는 점을 알고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과정이 쉽지 않아도 인내와 끈기로 꾸준히 하다보면 좋은 결실들을 맺을 수 있습니다. 인내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중요한 것 같아요. 연구 성과만 목표로 삼지 않고 연구자로서 연구를 통해 어떤 기여를 하고 싶은지 목표를 삼으면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작은 목표들을 세워서 작은 성취감을 자주 느끼는 것이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소중한 자산임을 기억하고 서로 도우며 연구하면 즐겁게 더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protein quality control을 담당하는 N-데그론 기작이 분해뿐만 아니라 분비를 매개하는 분자적 기전을 증명하고 이 과정의 약학적 조절을 통한 면역질환 및 암 치료 전략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AUTOTAC platform을 퇴행성 뇌질환, 암, 흑색종, 바이러스 감염 등의 다양한 질병에 적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연구자로서 이러한 기초 및 응용 연구들을 바탕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교육자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훌륭한 연구를 수행하는 후학들을 양성하며, 어린이, 청소년들도 연구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도록 과학 교육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렇게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권용태 교수님, Yi Zhang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디스커션하며 많은 가르침과 아이디어를 주시며 저를 믿어주시는 지창훈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곁에서 함께 기쁨과 어려움을 나누며, 실험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이민주, 이수진, 이지수, 김혜연 학생들께도 감사 인사드립니다. 제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가족들과 곧 가족이 되시는 분들, 그리고 제가 연구활동을 잘해 나갈 수 있게 기도해주신 두레교회와 SDF 지체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 연구는 묵묵히 연구하다보니 선물로 받은 연구인 것 같습니다. 모든 과정 가운데 함께 하시고 인도해주신, 그리고 좋은 연구를 열매 맺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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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데그론 기작
# protein quality con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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