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자연 환경에서 99% 이상의 세균은 표준 배지에서 여전히 배양이 어렵지만, 실제 미생물 군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자유 생활 미생물 (Free-living microorganism) 군집에 비해, 기주 연관 미생물 (Host-associated microorganism) 군집에서 높은 협력적 상호 의존성이 예측되었습니다. 한편, 식물 근권 미생물 군집은 대표적인 기주 연관 미생물 군집으로, 근권 미생물간 상호작용은 군집 기능과 기주 식물의 기능성에 영향을 줍니다. 그동안, 식물 및 미생물 상호작용 연구를 위해서,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로부터 대부분의 배양 가능한 미생물들은 배양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난배양성 세균이 자연에 존재하기 때문에, 근권 미생물 군집에서 추가적인 미생물 상호작용 기전 연구가 요구됩니다.
환경 미생물 군집 연구에서 주로 경쟁 같은 음성적 상호작용이 더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지만, 자연에서는 협력적 공생 상호작용(Syntrophic interaction)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생 상호작용을 잘 설명하는 개념이 블랙 퀸 가설(Black Queen Hypothesis, BQH)입니다. BQH는 자연 생태계에서 공공재(Public goods)를 통한 도우미(Helper)와 수혜자(Beneficiary) 간의 협력적 상호의존성을 설명합니다. 공공재는 도우미와 수혜자 모두에게 영양적, 에너지 대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공유하는 산물입니다. 공공재 생산자를 도우미라고 하며, 공공재 소비자를 수혜자라고 합니다. 수혜자는 공공재 생산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유전자를 버리면서 진화했습니다. 수혜자는 도우미가 제공하는 공공재에 의존적이며, 이에 따라, 혼자서는 생장할 수 없습니다. 자연 환경에서 다양한 공생 상호작용도 존재하지만, 음성적 상호작용의 우세와 미생물 난배양성으로 인해, 미생물 군집내 공생 상호작용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흡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BQH에 부합하는 공생 상호작용을 보이는 난배양성 수혜자 Niallia sp. RD1과 도우미 Pseudomonas putida H3을 토마토 근권 토양에서 분리하였습니다. RD1과 H3의 공생상호작용은 토마토의 풋마름병 발병을 감소시키고, 토마토 생장을 촉진시켰습니다. RD1은 숙신산 요구성을 보였으며, 공공재로서 숙신산은 RD1의 complex II 의존적 산화적 인산화를 촉진시키는 전자공여체로 작용하였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결과, RD1 이외에도 여러 숙신산 의존성 세균이 근권 토양에서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근권 미생물 군집 내에서 난배양성 수혜자와 도우미 간의 공생 상호작용을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생물 공생 상호작용에서 기존의 영양 요구성(Nutrient auxotrophy)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 요구성(Energy auxotrophy)을 증명했습니다. 이는 다양한 자연 환경에서 미생물 상호의존성의 진화 과정과 세균의 난배양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림. 토마토 근권 토양 환경내 난배양성 수혜자 RD1과 도우미 H3의 공생 상호작용 모델. 블랙퀸 가설에 따라 수혜자 RD1은 공공재인 숙산산 합성과 관련된 유전자를 버리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이에 따라 RD1의 생장은 도우미 H3 유래 숙신산에 강한 의존성을 나타낸다. 숙신산은 RD1의 Complex II 의존적 세포 호흡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두 세균의 공생 상호작용은 RD1과 H3의 토마토 근권 환경에서 정착력을 증가시키고, 기주 식물인 토마토의 풋마름병 방제 효과 및 생육을 촉진시킨다.
에피소드: RD1의 생장을 촉진시키는 숙신산의 역할에 대해서 증명을 하지 못해, 오랜 기간 고민을 했었습니다. 여러 동료 연구자들과 논의를 했었고, 심지어 생물 교사인 배우자의 조언까지 구해서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지식에 대한 넓은 시야와 더불어 여러 사람들과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20년 9월부터 동아대학교 응용생물공학과 분자식물병리학 및 미생물학 실험실 이선우 교수님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주요 작물인 토마토와 풋마름병 병원균 Ralstonia solanacearum을 연구 모델로 사용하여, 1. 식물-마이크로바이옴 상호작용, 2. 미생물-미생물 상호작용, 3. 미생물 인공군집 설계 활용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소속되어있는 동아대학교 농업생명과학연구소는 “마이크로바이옴 맞춤형 작물생산 원천기술 개발과 인력양성”을 목표로 여러 전문 연구진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2029년까지 작물 마이크로바이옴 상호작용 분야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석사, 박사, 그리고 박사후 연구원으로 약 10년간 식물-미생물 연구를 해온 것 같습니다. 부끄럽게도, 학생일 때는 얻는 결과물에 대해서, 개인이 혼자 잘해서 이루었다고 자만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연구를 할수록, 모든 연구는 결코 혼자서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점점 더 배우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그 동안 저에게 가르침과 도움을 주셨던 은사님들, 선후배 연구자님들, 여러 동료 지인 분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부족하더라도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 더 노력하는 연구자가 되겠습니다. 이번 기회로 도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학원 과정을 포함해서 연구하는 모든 과정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고 지치는 과정입니다. 저도 연구하면서 스트레스도 심하고, 건강도 나빠져서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특히, 실험이 잘 안되거나, 다른 연구자들에 비해서 뒤쳐지는 느낌을 받을 때, 미래에 대해서 걱정 될 때,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저는 현재에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기 보다는, 과거보다 현재에 발전한 것을 생각하고, 너무 먼 미래 걱정보다 현재 해야할 일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주어진 것들과 함께 해주는 사람들에 대해 감사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 내용을 통해서, 자연 환경내 미생물 간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본 연구에서 특정 세균의 난배양성에 에너지 요구성이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연구에서는 세균의 에너지 요구성을 활용하여, 토양 환경 내의 난배양성 유용 미생물을 새롭게 분리하고, 이를 농업적으로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난배양성 세균은 “작물 프로바이오틱스”로서 개발이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 기술로서 산업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저희 가정을 지켜주시고, 항상 바른길로 인도해주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언제나 한결같이 믿어주시는 사랑하는 양가 부모님들과 저희 가족들,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연구에도 큰 도움을 준 사랑하는 아내 서연이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부족한 사람을 만나서, 주말 부부하며 고생하는 데도, 항상 응원해줘서 너무 고맙고, 많이 사랑합니다. 앞으로 더 행복하게 살자!
공동 1저자이신 Dr. Thapa Magar와 정민경 선생님을 비롯해서 본 연구에 참여해주신 모든 저자분들(공현기 교수님, 송주연 박사님, 권주환 박사과정, 최민서 박사 과정, 이형주 박사님, 이승엽 박사님, Dr. Raees Khan, 김지현 교수님, 이선우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특히, 유전체 분석에 도움을 주시고, 논문 작성과정에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신 연세대학교 김지현 교수님과 송주연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연구에 도움을 주시는 동아대학교 교수님들과 동료 연구원, 학생 연구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이선우 교수님 감사합니다. 처음 합류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믿음을 주시고, 위로해주시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께서 도와주셔서 한단계 더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은 프로젝트들도 잘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분자식물병리학 및 미생물학 실험실 동료들(Dr. Lemmessa, Dr. Manigundan, 허지은 선생님, 권주환 학생, 최민서 학생, 서효준 학생, 김주희 학생, 장승수 학생, Abah Friday 학생, Noppakhun Kantika 학생, 노재현 학생, 이성민 학생)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외부 기관에서 합류했는데도, 학교 선배와 같이 항상 도와주고, 함께 해주어서 감사합니다. 함께 해준 이전 동료들도 모두 항상 응원합니다.
그동안 지도해주신 지도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박사 지도교수님이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박사님 감사드립니다. 연구자로서 뼈대를 만들어 주신 덕분에, 열심히 재미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졸업하고 나서야, 박사님의 말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항상 정진하겠습니다. 석사 지도교수님이신, 충남대학교 생물학과 허윤강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퇴임하시고, 제가 타지에 있어서 직접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교수님께서 가르쳐주신 과학적 방법론 항상 염두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항상 건강하세요.
마지막으로 이형주 박사님 처음 왔을 때, 제일 우려(?!)해주셨고, 함께할 때 든든했고, 헤어질 때 너무 아쉬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그리고 자주 보진 못해도 연락하거나, 만나면, 항상 즐겁게 아이디어를 나누었던 충북대학교 공현기 교수님, 국립생태원 천성준 박사님, 국립농업과학원 이승엽 박사님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하시는 연구들 좋은 성과로 이어지길 응원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행복하세요!
#Rhizosphere microbiota
# Black queen hypothesis (BQH)
# Microbial intera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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