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 의 주요한 목표는 합성 또는 공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이해하고 더불어 새로운 생물학적 기능을 구현해 내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바이오 컴퓨팅(biocomputing)은 전자 회로와 유사하게 생체 부품들을 연결하여 세포 및 생명체 활동을 합리적으로 프로그래밍하는 것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프로그래밍한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를 통해 세포는 환경과 내부 프로세스의 다양한 신호를 처리하고 통합하여 설계된 반응의 실행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고성능의 조절 구성 요소 라이브러리의 개발이 중요합니다.
다목적, 고성능 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는 CRISPR/Cas 시스템은 최근 10여 년간 생명과학-공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가이드 RNA 엔지니어링의 발전은 CRISPR-Cas 시스템의 정밀한 조절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여전히 복잡한 유전자 네트워크의 정밀한 조절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대사 경로 내에서 여러 유전자를 정밀하게 관리하려면 다양한 신호를 통합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교한 도구가 필요하지만, 기존 기술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바이오 컴퓨팅 시스템과 CRISPR-Cas 시스템의 장점을 결합하면 더욱 정밀하게 복잡한 유전자 회로를 제어할 수 있는 고성능 생체 부품의 개발이 가능해 유망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연구한 ‘다중신호 처리 CRISPR 가이드 RNA’는 앞서 구현된 biocomputing 관련 연구들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CRISPR/Cas 제어요소 연구들의 중간쯔음에 위치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RNA 기반의 복잡하고 정교한 바이오 컴퓨팅 기술(Ribo-computing)을 세포 내에서 구현한 연구자 중 한 분이 제 학위과정의 지도교수인 김종민 교수님이십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세포내 환경에서 RNA 컴퓨팅을 통한 CRISPR/Cas 제어 성능을 향상하고, CRISPR/Cas 시스템이 관여할 수 있는 다양한 생물기능 조절 능력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은 푸른 자연과 연구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는, 하늘과 바다가 아름다운 포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금전적인 부분이나 연구 외적인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연구에 마음껏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의 김종민 교수님 연구실은 스스로 발전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최고의 연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율 출퇴근제를 비롯하여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우수한 학생들과 연구주제가 있고 다양한 주제를 경험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덧붙여서 연구에 있어서도,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도 존경할 만한 교수님께 지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박사로 성장해 나가기에 최적의 연구실이라 생각됩니다.
김종민 교수님 연구실 구성원들의 모습.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크고 작은 실패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대학원 생활도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제가 기대했던 계획과 목표가 틀어지는 순간을 마주하는 경험은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았습니다. 학위과정을 하며 선배 연구자 분들의 한빛사 인터뷰들을 자주 보면서 대단한 성취에 대해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가끔 들려주시는 성공 이면에 지나온 수많은 실패와 번뇌, 방황들을 보면서 정말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연구결과 보다는 그 속에 감추어져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공유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실패로부터 단단히 다져진 제 모습에서 오는 자부심과 보람이 크게 느껴집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합성생물학은 다학제적인 학문으로 컴퓨터공학, 나노공학, 전기전자공학, 생명과학, 화학, 물리학, 기계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 열린 사고와 호기심을 갖고 넓게 보려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매 순간 끈기있게 최선을 다하고 후회가 남지 않도록 경계하되, 틀렸다고 생각되면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본인의 연구에 대해서 동료들과 자주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 좋은 것을 배우고 나누려는 협력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원 과정 동안 자신의 성장 한계를 스스로 정하지 않고, 번아웃을 두려워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임한다면 연구에서도 삶에서도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CRISPR Cas 기반의 biocomputing 기술이 보다 복잡한 mammalian system 에서 구현된다면 보다 다양한 세포기능에 관여할 수 있어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Mammalian system 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인간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연구들을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주변에 고마운 마음을 전해드려야 할 감사한 분들이 많습니다. 우선, 많이 부족했던 저를 지도해 주시고 좋은 성과를 내게 해 주신 김종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막연한 아이디어도 진지하게 논의해 주시고, 연구실 초기에 해보고 싶은 연구에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덕분에 연구자로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차근차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위과정 중에 건강이 악화됐던 시기가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제 건강을 가장 신경써 주시고 건강하고 즐겁게 연구해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연구가 잘 될때나 어려울 때나 한결같이 인격체로 존중해 주셔서, 꼭 좋은 연구로 보답하고 싶었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잘 지나올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포항공과대학교 정규열 교수님, 오승수 교수님, 이정욱 교수님, 김민성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8년 전 학부생 때 처음으로 연구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연구에 임하는 태도를 지금까지도 몸소 보여주시는 이승우 교수님께도 항상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 연구를 함께한 동원이에게도 든든하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함께 토론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면서 혼자였을 때보다 더 탄탄하게 연구해나갈 수 있었고 더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호형, 그리고 함께 연구하고 있는 현섭이형, 윤정이, 건후형, 승도형, 태양이, 연구실 사람들, 김영민 박사님, 예대열 박사님, 권동일 박사님, 양초롱 박사님, 이민지박사님, 그리고 POSTECH 생명과학과 구성원 선생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길을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는 가족들과, 스무살때부터 한결같이 지지를 보내주는 여자친구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합성생물학
# CRISPR/Cas9 system
# Biocompu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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