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주변 환경 스트레스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과 회피가 가능한 동물과는 달리, 식물은 한 곳에 고착되어 살아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식물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주변 환경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기작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작을 규명하는 연구는 식물 생산성 증대를 위해 가장 중요시되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안토시아닌은 식물의 꽃이나 잎 등에 축적되어 산성도에 따라 붉은색, 푸른색 또는 보라색을 띠는 색소입니다. 단순한 색소로서의 기능 외에도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발생하는 활성 산소를 제거하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식물이 저온, 건조, 질소나 인 등의 영양 부족과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 식물 조직 내 안토시아닌 함량이 증가됨이 보고되어 있으며, 이 때 안토시아닌 축적을 유도하는 조절 기작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번 논문을 통해 식물 호르몬인 브라시노스테로이드 (Brassinosteroid, BR)에 의해 안토시아닌 축적이 유도되는 분자 기작을 규명하였습니다. BR signaling 에서 최종적으로 작용하는 전사인자인 BZR1 이 안토시아닌 생합성 촉진에 필수적인 전사인자인 PAP1의 유전자 발현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BZR1 단백질이 PAP1을 포함한 MBW 전사인자복합체와 결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안토시아닌 생합성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시킴을 규명하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기작은 질소가 부족한 스트레스 환경에서 더욱 강화됨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논문을 준비하면서 너무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던 터라 사실 어떤 내용을 써야할까 고민이 됩니다. 실험에 필요한 기본적인 데이터와 material 들을 확보하는 데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었고, 그 외에 저희 실험실에서 해보지 않았던 실험 기법들을 세팅하느라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긴 시간 꼼꼼하게 지도해 주시고 다양한 방향을 제시해 주셨던 지도교수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본 연구는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김태욱 교수님의 지도를 받아 이루어졌습니다. 저희 연구실 (http://psthanyang.kr/)은 주로 애기장대를 모델로 하여 BR 호르몬 신호전달과 연계된 다양한 식물 내 조절기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TurboID 를 이용한 근접분자표지기술 (proximity labeling)을 도입한 연구와 애기장대 외 작물을 이용한 연구 등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 분야를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실험을 하는 동안은 사실 반복되는 시행착오에 지쳐 보람을 느낄 새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덕에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하나의 논문으로 완성하여 accept mail 을 받았던 그 순간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일곱번 넘어져도 여덟번 일어나는 ‘칠전팔기’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살아있는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를 하다 보니 실험 과정에서 항상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고, 실험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는 일이 부지기수 입니다. 그럴 때마다 좌절감에 오래 빠져 있기 보다 다시 한번 힘내서 일어나는 힘이 필요합니다. 실패한 결과와 과정을 면밀히 살피며 원인을 파악하고, 관련 논문들을 찾아 탐독하거나 주변 자문을 구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고, 때로는 연구와 전혀 상관 없는 취미 생활을 통해 그 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에서야 이렇게 이야기 하지만, 저 또한 그 힘을 기르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끝없는 좌절감에 허우적대던 때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꾸역꾸역 일어나서 걷다 보니 원하는 지점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험난한 길을 걸어가야 하지만, 그 동안 쌓인 내공(?) 으로 이제는 조금 더 힘차게 걸어가 보려 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논문의 경험을 살려 앞으로도 식물의 스트레스 저항 기작과 관련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식물이 스트레스 상황을 감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어나는 각종 조절 작용에 대해 더욱 공부해 보고 싶고, 더 나아가 이를 직접 작물에 적용하여 생산량 증감의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긴 시간 동안 논문을 지도해주신 김태욱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많이 부족했던 저를 끊임없이 일깨워 주시고 세심하게 지도해 주신 덕에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함께 울고 웃으며 동고동락했던 실험실 식구 들에게도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실험 디스커션부터 멘탈케어까지 전천후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남편에게 너무 감사하고 사랑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이야길 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우리 양가 가족들, 여러 상황 속에서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지지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그리고 본가에 갈 때 마다 ‘논문은 잘 되고 있니? 힘들진 않아?’ 라고 여쭤보시던 나의 아버지, 이제는 하늘에 계시지만 사랑과 그리움을 담아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아빠, 나 논문 나왔어!”.
#Brassinosteroid
#Anthocyanin biosynthesis
#Abiotic s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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