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우선, 저희의 연구를 소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한빛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현우 교수님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생화학과의 노재석 교수님 연구팀으로 구성된 저희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 열이 세포 내에서 미치는 생물학적 현상에 대해서 연구를 하였습니다. 실제로 열은 세포 내에서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데, 과도한 열이 세포에 가해질 경우 단백질의 기능 및 구조가 변성되게 됩니다. 이에 대한 방어 기작으로 세포에는 다양한 대응 시스템이 존재하며 그 중 하나가 열을 감지할 수 있는 단백질인 heat shock factor 1 (HSF1)에 의한 열 충격 반응 (heat shock response) 입니다. 이 반응을 통해 열 충격 단백질을 평소보다 더 많이 발현하여 변성된 단백질을 복구하거나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연구는 세포 외부로부터 직접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고, 이에 대해 저희는 세포 내부에서 생성된 열이 같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세포 내부로부터 열을 발생시키기 위해 저희는 미토콘드리아를 주목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내 주 에너지원인 ATP를 생산하는 화학공장으로 산화적 인산화 도중 발생하는 열에너지에 의한 발열 메커니즘이 기존에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여러 연구들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짝풀림제 (mitochondrial uncoupler)를 처리할 경우 미토콘드리아에서 발열이 증가하는 것이 보고가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과정에서 발열의 주요 원인이 양성자가 이동하면서 산소와 반응해 물을 생성하는 산소 환원 반응일 것이라고 가정을 하였는데, 실제로 이 반응은 많은 열을 발생하는 발열 과정이며 짝풀림제에 의해 촉진되기 때문입니다.

 이후 저희는 세포에 가장 많이 쓰이는 짝풀림제인 FCCP를 처리하여 미토콘드리아에서 발생한 열이 세포핵까지 전달되어 HSF1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반응이 산소의 공급을 줄이거나, 시약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에서 전자의 이동을 저해하였을 때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산소 환원 반응이 미토콘드리아 발열에 주요 요소임을 증명하였습니다. 또한, 연세대학교 생화학과의 노재석 교수님과 김화연 박사님께서 Chip-seq 및 RNA-seq 분석을 통해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 열이 외부의 열과 같은 방식으로 열 충격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검증해 주셨습니다.

 저희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대사물질과 같은 분자뿐만이 아닌 ‘세포 내부의 미토콘드리아에서 발생한 열 자체가 신호 전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번 연구 이후에 HSF1 이외에도 스트레스 과립과 같은 다른 액체-액체 상분리가 미토콘드리아 발열에 의해 조절이 되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또한, 짝풀림제를 이용한 조건에서 더 나아가 생리학적인 질병을 야기할 수 있는 단백질 (예를 들어, 미토콘드리아의 산화적 인산화 복합체를 이루는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같은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지 검증하는 실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얻을 결과들이 저희의 모델을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현우 교수님의 시스템화학생물학 실험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교수님과 저를 포함한 4명의 박사후 연구원, 그리고 11명의 대학원생으로 이루어진 연구팀으로 서로 활발하게 토의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의 흥미로운 특징으로는 각자가 개인의 프로젝트를 가지고 있어, 모두 책임감이 강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실험을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러한 특징이 나중에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었을 때 분명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연구분야는 주로 효소의 화학반응을 이용한 공간생물학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생물 체내의 세포에는 1~2만 개의 단백질이 정해진 공간 또는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러한 단백질의 공간 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단백질의 기능의 밝혀내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는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표지할 수 있는 효소를 세포에 특정 위치에 발현시켜, 그 주변의 단백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표적 범위를 단백질에서 확장하여 핵산, 지질, 그리고 대사물질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생체 분자가 복잡하고도 정교한 세포를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해 더 많은 이해를 얻는 것이 저희 실험실의 목표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항상 연구를 하면서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좋은 연구를 해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훌륭한 공동 연구자 분들과 일을 할 수 있었고, 그 분들에게 많이 배우고 같이 노력하여 좋은 데이터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공동 연구자 분들과 함께 결과를 해석하고 다음 실험 방향을 함께 논의하며 점차 논문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이 저는 정말 멋지고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공동연구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함께 좋은 연구들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 연구 분야인 화학생물학은 여러 학문 분야에 걸쳐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실험 기술을 습득해야 하고 논문을 다양하게 읽어야 합니다. 특히, 어느 분야나 논문을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많은 양의 반복적인 실험과 병행해야 하는 순간이 많기 때문에 체계적인 일정 관리가 필요합니다. 공부, 실험, 여가생활 등의 활동을 계획한 시간에 맞춰 끝내는 요령이 중요하며, 균형이 어긋날 경우 체력적으로 힘들어져 자칫하면 우울감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계획을 세우기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지도 교수님이나 실험실 선배의 루틴을 참고하여 자신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패턴의 계획을 세운 뒤 꾸준히 실천한다면 더 즐거운 실험실 생활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이번 연구를 포함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그 중 생체 분자간 상호작용에 대해 매우 관심이 많고 앞으로도 밝혀내야 할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에서 진행한 미토콘드리아 발열 기작이 다른 세포 소기관에서의 이러한 상호작용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실험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근접 분자 표지화학 (proximity labeling)이나 광학가교결합 (photo-crosslinking)의 기술들이 많이 발전해왔지만, 아직까지 정확도 측면이나 활용성에 대하여 더 발전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포함한 단백질-핵산, 단백질-대사물질 등의 상호작용을 밝힐 수 있는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안에서 생체 분자들의 상호작용 네트워크를 규명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적으로 이번 논문의 모든 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말씀해주시고, 늘 부족한 저이지만 논문 지도 등을 포함한 많은 지원을 해주시는 이현우 교수님, 그리고 마찬가지로 많은 지도를 해주시고 훌륭한 데이터들을 얻어 주신 연세대학교 생화학과의 노재석 교수님과 김화연 박사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한, 논문에 큰 기여를 한 같은 실험실의 이희용 군과 곽철환 박사님, 리비전 기간 중에 큰 도움을 주신 유니스트의 강병헌 교수님과 고혜원 학생에게 감사드립니다. 항상 아낌없이 응원해주는 제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는 한국연구재단, 4단계 두뇌한국21 사업,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정보통신기술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고, 이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