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머릿속에는 현재 두 가지 중요한 인지기능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외부 세계로부터 들어오는 시각적 정보(예: 이 글의 텍스트)를 처리하는 '외부수용' 기능이고, 두 번째는 이 정보를 기반으로 외부 세계에 대한 인과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는 '내부모델링' 기능입니다. 이 두 가지 기능은 인간을 포함한 고등영장류가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적절히 대응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적인 인지 역량입니다. 우리 뇌에는 이러한 외적 및 내적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대규모 기능적 세부 네트워크들이 존재합니다.
이번 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한 연구는 이러한 근본적인 뇌 기능 원리가 생겨나는 과정을 최첨단 신경정보·영상기술, 유전체 분석 및 계산 시뮬레이션 기법 등을 통합하여 발달하는 아이들의 기능적 뇌 영상을 분석하여 처음으로 밝혀낸 것입니다. 특히, 시상과 대뇌피질 간의 연결성이 뇌 발달 초기 단계와 이후 단계에서 다른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유아기에는 시상과 감각 정보를 전달하는 대뇌피질 영역 간의 연결성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성인기로 넘어가면서는 외부수용성과 내부모델링 시스템이 명확히 분리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에피소드: 연구를 진행 중일 때, OHBM 학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학회에서 제가 key reference로 참고했던 저자를 만나게 되어 포스터 세션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쉽게 친해지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에 제가 student-postdoc special interest group에 지원했고, 우연히 그 친구도 같은 기수로 활동하게 되어 자연스럽게 더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모델링 분석 시 그 친구의 공개 코드를 많이 활용하게 되어, 그를 공저자로 초대하면서 이제는 좋은 동료 연구자가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team science와 open science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연구는 더 이상 개인의 힘만으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협력과 열린 마음이 필수적이며, 공개 데이터와 코드가 연구 진전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았습니다. 저희 연구팀 역시 분석 코드를 깃허브(Github)에 공개하여 다른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력의 가치를 항상 염두에 두고, 앞으로도 다양한 사람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열린 연구 문화를 지향하겠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미국의 Child Mind Institute에 있지만, 이 연구의 대부분은 제가 성균관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이미징연구단(CNIR)에서 박사후연구원일 때 진행되었습니다. 뇌과학이미징연구단은 총 4대의 MRI (3T, 7T, 9.4T, 15.2T)와 in-vitro, in-vivo (rodent, non-human primate, human), in-silico 연구를 위한 환경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첨단 장비와 더불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연구 환경은 저희가 다양한 연구를 시도하고, 높은 수준의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실이 함께 모여 있어 연구실 내 교류 뿐 아니라 타 연구실과의 교류 및 국제적 협력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활발히 내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속한 계산 뇌 영상 및 네트워크 모델링 연구실(COMBINE lab, https://combinelab.net/)은 홍석준 교수님의 지도하에 뇌의 작동 원리와 복잡한 행동 및 임상 증상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결합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다음과 같은 접근 방식을 사용합니다:
- 다중 방법: 연결망 분석과 계산 모델링을 통해 뇌의 작동원리를 분석합니다.
- 다중 모달: 뇌의 구조와 기능을 모두 다루어 종합적인 이해를 추구합니다.
- 다중 규모: 뇌의 세포 수준의 작은 회로부터 큰 네트워크와 행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에서 분석합니다.
무엇보다 홍석준 교수님께서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위해 물심양면 힘써 주시며, 모든 연구원이 자신의 연구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특히 참신하고 도전적인 주제에 대해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도 교수님의 세심한 지도와 격려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 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발견하고 기존의 지식을 확장하면서 더 나아가 실제로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에 보람을 느낍니다. 새로운 방법론을 배우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도 끊임없이 성장하게 된 것 같습니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큰 성취감을 주고,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제 연구 역량을 더욱 강화시켜 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협업하면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 활동은 꾸준한 열정과 호기심이 필요합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연구는 종종 긴 시간이 걸리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멘토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좋은 멘토는 멘티가 어려움을 겪을 때 용기와 격려를 주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네트워크를 통해 멘티에게 더 많은 기회와 자원을 제공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멘토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저도 이번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연구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학회나 세미나를 통해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연구뿐만 아니라, 향후 진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느낀 중요한 점 중 하나는 균형 잡힌 삶의 중요성입니다. 연구는 끊임없는 노력과 집중을 요구하지만, 길게 봐야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잘 지켜지기 쉽지 않지만, 그래도 충분한 휴식과 취미 생활을 통해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연구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시상-대뇌피질 연결성이 두뇌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결성이 자폐 아동의 발달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이러한 변화가 임상 증상 및 인지 기능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연령대와 임상 군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여 두뇌 발달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더욱 명확히 규명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연구는 발달장애의 조기 진단 및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통해 연구자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가장 먼저, 논문을 준비하는 내내 아낌없는 지원과 지도를 주신 홍석준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교수님을 만난 것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고 제 꿈을 계속 키워나갈 수 있게 도와주신 은인입니다. 또한 옆자리에 앉아 제가 힘들다고 징징댈 때마다 차분히 함께 코드를 들여다봐주시고, troubleshooting을 도와주신 조한별 박사님께도 무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제가 하고싶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 뒤를 든든하게 지켜준 엄마, 투덜대면서도 늘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는 아빠, 분야는 다르지만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어 힘들 때마다 공감하고 응원해준 동생 준범이, 저를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어머님, 그동안의 수고를 기특하게 여기시어 논문 출판을 기념하여 상금과 사랑을 듬뿍 주신 아버님, 그리고 긴 시간 동안 롱디를 하며 늘 나의 꿈을 응원해주고, 지금도 집에서 연구하라고 잔소리하는 덕분에 나의 ‘2nd PI’ 라는 별명을 붙인 사랑하는 남편, 모두 고맙고 사랑합니다~!
#전 생애 뇌 발달
# 외부-내부 처리 과정의 발달
# 오픈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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