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IDH-wildtype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뇌연수막 전이는 뇌연수막으로 종양 세포가 침윤되는 것을 의미하며, 질병의 드문 합병증으로 좋지 않은 예후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 연구들에서 뇌연수막전이는 전체 환자에서 3.8-6.9%의 빈도로 보고되어 있으나, 본원에서는 뇌연수막 관련 질환을 진단하기 좋은 조영증강 FLAIR 시퀀스를 뇌교종 환자의 MRI protocol에 포함하여 일상적으로 촬영하면서 기존에 보고된 것보다 뇌연수막전이의 빈도가 높은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IDH-wildtype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뇌연수막 전이는 제대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뇌연수막 전이의 위험인자 및 예후 또한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실정이었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조영증강 FLAIR 시퀀스를 기반으로 IDH-wildtype 교모세포종에서 뇌연수막 전이의 빈도, 위험 인자 및 예후를 포괄적으로 조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총 828명의 IDH-wildtype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본 연구에서, 조영증강 FLAIR 시퀀스를 기반으로 평가한 뇌연수막 전이의 발생률은 11.4%로 기존 문헌보다 높았습니다. 또한 MGMTp unmethylation인 경우, 종양과 뇌실화영역 (subventricular zone) 사이의 거리가 짧은 경우, 조영증강되는 종양의 부피가 큰 경우 뇌연수막 전이의 발생률이 높아져 있는 것을 보고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뇌연수막 전이가 있는 환자의 생존 기간이 뇌연수막 전이가 없는 환자보다 유의미하게 짧았으며, 뇌연수막 전이는 전체 환자에서 다른 임상적, 분자학적, 수술적 인자들과 더불어 독립적인 예후 인자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조영증강 FLAIR 시퀀스를 기반으로 발견한 뇌연수막 전이가 임상적으로 유효한 의미를 지녔음을 예후 결과를 통해 간접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는 실제 영상 판독 현장에서 겪은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되었으며, 2021년도 WHO 분류에 맞춰 진단된 대규모의 IDH-wildtype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최초로 조영증강 FLAIR 시퀀스를 기반으로 한 뇌연수막 전이의 임상 양상을 규명한 데 의의가 있습니다. 뇌척수액 검사라는 표준 검사 (gold standard) 없이도 영상 소견으로 발견된 뇌연수막 전이가 충분히 임상적 의미가 있음을 규명한 데에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 연구 이전에 adult-type 뇌교종 약 1,500여명에서 선행연구를 하면서 데이터를 정리하고 뇌연수막 전이 여부를 평가하느라 무척 고생했는데, 당시에 결과가 목표한 것만큼 좋지 않아서 낙담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후속 연구를 포기하려는 마음이 있었는데, 교신저자이신 안성수 교수님과 NYU Langone 병원의 Rajan Jain 교수님이 연구 디자인 관련하여 조언을 해주셔서 용기를 얻어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연구실 LANIB은 주로 뇌종양 자기공명영상의 분석을 진행하며, 요새는 딥러닝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임상에 적용 가능하며 임상가들을 보완할 진단, 예측, 예후 이미징 바이오마커를 개발하는 것이 저희 연구실의 목표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평소 뇌종양의 딥러닝 계열 연구도 재미있어 하지만, 바로 판독에 적용되고 환자 진료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고식적 영상 분석 계열 연구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뇌교종은 제가 가장 관심 있는 질환으로 평소 MRI 판독시 뇌교종 환자들에서 뇌연수막 전이를 자주 발견하고 임상적 중요성을 인지하였였습니다. 하지만 이 주제는 상대적으로 학계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주제라서 논문이 받아들여지기까지 고생이 많았습니다. 처음 제가 뇌교종 연구를 시작할 때는 이미 대가들이 모든 지식을 다 아는 것 같아 위축되어 있었는데,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뇌교종에서 많다는 점에서 연구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요새는 MD 보드를 따고 나서 미국으로 많이 나가는 추세일 것 같은데, 국내든 해외든 꾸준히 성실히 판독을 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연구를 하면 좋은 영상의학과 의사이자 좋은 연구자로 발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어떤 위치에서든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영상의학과 연구자 분들은 빛이 난다고 생각하고, 그 분들에게 나는 은은한 빛을 좋아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원에서 후속 연구로 조영증강 FLAIR 시퀀스에서 보이는 뇌연수막 전이 여부와 뇌척수액 ctDNA 검출 결과를 비교하고픈 계획이 있었으나, 뇌척수액 검사는 침습적이고 환자에게 고통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후속 연구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는 RANO-LM 그룹에 들어가서 RANO-LM의 MRI 프로토콜에 조영증강 FLAIR 시퀀스를 추가하는 것으로 consensus statement을 변경하고 싶다는 큰 야망이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교신저자로서 항상 따뜻하게 저를 지도해 주셨던 안성수 교수님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 번 교수님께 말씀을 드렸었지만,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모두 존경하고 사랑하는 안성수 교수님 덕분으로, 교수님의 섬세한 지도 없이는 이 후속 연구를 중간에 포기했을 것입니다. 백번이 넘는 저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주시는 신경외과 장종희 교수님과 병리과 김세훈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바쁜 정신 없는 스케쥴에 맞춰 살아가주고 배려해주는 사랑하는 딸 수민이와 남편, 그리고 제 부모님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Glioma
# Leptomeningeal Metastases
# Magnetic Resonance Ima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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